[人탐방]여중 탁구 라이벌, 유예린·정예인… '부모 DNA 물려 받았나'

탁구선수 2세라는 공통점
초등학생 시절부터 1,2위를 다투던 선의의 경쟁자
유예린, 서울올림픽 금 유남규의 딸로 유명세
정예인 “백핸드 드라이브 약점을 보완할 터”

초등학교 5년 때 제45회 회장기 전국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유예린와 정예인. 유예린이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라이벌의 존재는 서로에게 유익한 법이다. 특히 같은 학년 라이벌은 친구이자 경쟁자로 선수생명을 다할 때까지 고마운 존재가 된다.

여자 탁구 유망주 유예린(문성중)과 정예인(문산수억중)은 중학 1년생 라이벌이다. 초등학생 시절 이들은 어떤 대회나 출전하면 적어도 4강 이상에서 만났다.

결승에서 만난 것도 여러 번이다. 랭킹 포인트에서 근소한 차로 앞선 유예린은 초등학생 랭킹 1위로 올해 중학교에 진학했다.

초등학교 대회를 휩쓸던 유예린이 부모님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유예린은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 유남규 전 국가대표 감독의 딸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8세 때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버지의 DNA를 어어받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8세 때 이미 SBS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탁구 재능을 어릴 때부터 뽐냈다.

유 전 감독은 ”집에 탁구공이 많이 있어서 다섯 살 때 장난치며 놀라고 거실 천장에 고무줄로 탁구공을 매달아줬다”며 “쉴 새 없이 흔들리는 공을 예린이는 리듬감 있게 곧잘 쳤다”고 했다. 딸의 잠재력을 발견한 그는 “3년 정도 하다가 성적이 안나면 관두게 할 생각이었다”고 말한다.

운동선수로 성장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자신의 경험상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예린은 4학년이 되면서 학년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아버지의 명성을 이어갔다.

문산수억중에 진학한 정예인이 연습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완석 기자

정예인은 유예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의정부 새말초등학교 1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한 그도 탁구인 2세다. 한국마사회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어머니(표미영)의 피를 이었다. 탁구장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지도로 어릴 때부터 ‘될성부른 나무’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때 회장기 전국대회 결승에서 유예인을 꺾었다. 지난해 1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성공기원 어린이 꿈나무 탁구대회에서 정예인이 우승한 반면 유예인은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고 3위에 그쳤다.

제45회 회장기 전국대회 결승에서 유예린과 맞붙은 정예인이 서브를 넣고 있다. 유튜브 캡처

올해 중학교에 올라와서도 유예린이 한 발 앞서고 있다. 지난 4월 회장기대회서 이들은 개인단식 3회전에서 만나 한판 승부를 겨룬 결과 유예인이 3-1로 승리했다.

8월 회장기대회서 유예인은 1년생임에도 선배 언니들을 제치고 개인단식 3위, 복식 3위의 기염을 토했다. 반면 정예인은 3회전에서 탈락했다.

한국중고탁구연맹의 8월 현재 랭킹에서 유예린이 여중부 13위, 정예인은 26위에 올라 있다. 물론 1년생 가운데는 이들이 1, 2위다.

이재웅 코치로 부터 그립 쥐는 법을 지도 받는 정예인. 서완석 기자

정예인을 지도하는 이재웅 문산수억중 코치는 “예인이는 수비도 잘하고 공수의 연결이 좋다”면서도 “하지만 회전을 거는 요령이 부족하고 특히 백핸드 드라이브에 약점을 보이고 있어 이 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인이와 유예린은 서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 둘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이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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