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 탐방]반평생 국학기공 정착·보급에 힘쓴 '대가'… "으뜸 생활체육"

정인영 송파구국학기공협회 회장
민족 고유의 단학문이며 신선도인 국학기공 보급에 바친 삶
올림픽공원, 오금공원 등지에서 많은 동호인 수련 모습, 지역 명물
"국학기공은 인간 완성의 길, 정부와 지자체서 적극 보급 체계 만들어야"

정인영 송파구국학기공협회 회장의 혈색 좋은 얼굴과 탄탄한 몸매는 칠순을 넘긴 나이를 무색케 한다. 정인영 제공

무심의 세계에 빠졌나 보다. 명상에 빠져 삼매에 접어든 듯하다. 숲을 희롱하던 초가을 새벽바람도 감히 범접할 수 없다는 양 비켜 지나간다.

내재된 생명 에너지가 꿈틀거림을 깨달았을까?. 그 기운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긴 듯싶다. 더불어 자신의 의지로 기운의 흐름을 조절하는 듯하다. 역설의 모순에서 빚어지는 미묘한 정반합의 경지가 엿보인다.

몸과 마음이 기운 속에서 하나를 이룬 양 평온한 모습이다. 보이지 않는 생각(心)과 보이는 몸(精)이 느껴지는 마음(氣)을 통해 하나의 맥으로 이어졌나 보다.

이윽고 춤을 연상케 하는 동작으로 나타난다. 팔과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도인체조(導引體操)가 능숙하게 펼쳐진다. 기혈 순환을 촉진할뿐더러 호흡과 함께함으로써 몸 안의 노폐물을 배출하도록 하는 양생법이다.

균형미가 무척 돋보이는 좌우 동작이다. 아주 부드럽고 천연스럽게 이뤄지는 들숨과 날숨이다.

국학기공의 대가다운 수련이다.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을 보는 듯한 자세에선, 선인(仙人)의 풍모마저 그려진다.

정인영 송파구국학기공협회 회장의 하루는 이렇게 열렸다. 30년 동안 한결같이 국학기공과 어우러져 시작하는 하루해다.

◇ "생명학인 국학 기공은 몸·마음·뇌를 튼튼하게 하는 으뜸의 생활체육"

정인영 회장은 “국학기공은 몸과 마음과 정신을 튼튼하게 하는 최고의 생활체육이다.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가 국악기공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최규섭 기자

정인영 회장을 처음 만나면 잇달아 놀라게 된다. 불그스름한 얼굴은 세월을 잊은 듯하다. 좋은 혈색과 어우러진 탄탄한 몸매는 좀처럼 나이를 짐작할 수 없게 한다.

나이를 알게 되는 순간, 놀라움은 극도에 달한다. 우리 나이(이하)로 일흔세 살이다.

"모든 생명 활동의 근원인 기 에너지를 연구·수련하는 국학기공은 기학(氣學)이며 생명학이다. 곧, 인간이면 누구나 지닌 생체 에너지인 기를 통해 심신을 수련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단학문이며 신선도다."

그는 홍안의 비결을 이처럼 학문적으로 설명했다. 몸 안의 생명 에너지와 우주의 에너지가 상통하는 원리를 체득하고 나아가 그 기운을 조절·활용한 데서 비롯한 당연한 현상일 뿐이라는 풀이였다.

"우리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게 아니다. 몸을 다스려 정신을 단련할 수 있고, 마음을 닦아 몸을 바로잡을 수 있다. 몸과 마음을 잇는 매체가 바로 기다. 국학기공은 무한한 우주의 생명력인 기를 의식의 집중, 기공 동작, 호흡을 통해 받아들이고 운용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수련법이다."

다시 말해 뜻을 세워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데(氣功) 초점을 맞춘 국학기공은 기를 다스리고 운기하는 방법을 배워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수련법이라는 말이었다.

"한민족 고유 심신 수련법인 '선도(仙道)'를 현대인에게 맞게 체계화한 국학기공은 몸과 마음과 정신을 튼튼하게 하는 최고의 생활체육이다."

끝 간 데를 모르는 국학기공 예찬이다.

◇ 인간 완성의 길인 국학기공 전파에 온 힘… 관련 자격증 5개 취득하고 올바른 정착에 헌신

정인영 회장의 가르침을 받은 오금공원 국학기공 동호회는 각종 대회에서 풍성한 결실을 올렸다. 왼쪽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오른쪽 사진 앞줄 맨 오른쪽이 정 회장이다. 정인영 제공

정인영 회장이 젊었을 때부터 국학기공의 오묘함에 매료됐던 건 아니다. 30년 전, 마흔세 살에 비로소 국학기공의 세계에 눈이 떠졌다.

그는 원래 취미가 등산이었다. 1991년, 무릎을 다쳐 더는 좋아하는 산에 오를 수 없게 됐다.

좌절에 빠졌던 그에게 단학, 곧 국학기공이 운명처럼 다가왔다. 일지(一指) 이승헌 글로벌 사이버대학교 총장과 만남은 그의 인생 항로를 바꿔 버렸다.

현대 단학과 국학과 뇌교육 창시자인 일지를 사사하면서 국학기공의 마력(魔力)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나이를 초월한 영원한 사제지간의 연(緣)이 맺어진 그와 일지다.

서울시 체육 발전 기여 표창장(왼쪽 사진)과 클린 심판 양성 과정 이수증에선, 정인영 회장이 걸어온 삶의 자취가 엿보인다. 정인영 제공

국학기공에 심취한 그는 정진을 거듭했다. 4년 만에 강사가 돼 국학기공 전파의 길에 들어선 건 그 결실이었다. 가르침과 보급의 첫 터전은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올림픽공원이었다.

그는 건강한 삶을 자신만 누리려 하지 않았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弘益人間·홍익인간] 이치로써 다스리는 세계[理化世界·이화세계]를 구현하려는 국학기공의 정신과 철학을 강조한 스승의 뜻을 가슴속에 새긴 데에서 온 삶의 방향이었다.

"국학기공은 기공, 기체조, 호흡, 명상, 배꼽 힐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스스로 쉽게 몸과 마음을 단련해 홍익인간의 성품과 체질을 함양하도록 도와주는 현대적 수련법이다."

오금공원 숲속에서 펼쳐지는 국학기공 동호인들의 수련 모습은 장관으로서 오가는 산책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인영 제공

그의 국학기공 전포는 입소문을 타며 시나브로 지평을 넓혀 갔다. 2013년 발족한 오금공원 국학기공 동호회는 그의 열정이 빚어낸 결정체다. 60여 명의 회원이 수련할 정도로, 활성화한 국학기공 동호회다.

매일 새벽 6시부터 한 시간씩 많은 동호인이 함께 숲속에서 국학기공을 수련하는 모습은 장관으로서, 8년이 흐른 지금 이 지역의 명물로 떠올랐다. 새벽 산책을 나왔다가 눈길을 빼앗겨 국학기공에 입문하는 이도 여럿 있다.

더 많은 사람이 국학기공을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그의 노력은 조직화의 형태로도 나타났다. 1999년, 주도적으로 송파구국학기공협회 출범을 이끈 그는 부회장을 거쳐 2017년부터 회장으로서 국학기공 영역 개척 및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국학기공에 천착하는 그의 집념은 또 다른 결실에서 엿보인다. 지도자, 심사위원(이상 1급) 등 관련 자격증을 다섯 개씩이나 취득할 만큼 늘 자신을 채찍질하며 국학기공이 뿌리내리는 데 온 힘을 다했다.

2013년부터 광장 생활체육 지도자로, 2015년부터는 국학기공 대회 심사위원으로 각각 활약하는 데에서도, 그가 올바른 국학기공 전파 및 정착을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다.

오금공원 국학기공 동호회가 제8회 송파구청장배 대회에서 받은 대상(왼쪽 위 사진)을 비롯한 각종 상장들이다. 정인영 제공

그는 무척 진지하게 국학기공의 강점을 역설했다. 국학기공의 참모습을 앎으로써 더욱 매료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국학기공을 익히면 체질 개선으로 자연 치유력 기능을 극대화해 스스로 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 또, 면역 체계가 현저히 강화돼 쉽게 질병에 걸리지도 않는다. 아울러 성격이 개조돼 인성도 밝아진다. 늘 최적의 조화로운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생활체육은 없다고 굳게 믿는다."

국학기공의 근본 목적을 다시금 강조하며 바람을 밝히는 그에게선, 국학기공을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배어났다.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데서 나아가 인간으로서 참된 삶의 목적과 진리를 깨쳐 세상과 어우러져 살아가려 할 때, 비로소 국학기공의 참된 완성을 이룰 수 있다.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가 이런 국학기공의 궁극적 목적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보급 체계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으면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인간 완성의 길인 국학기공을 익힐 때. 자연스럽게 세계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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