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볼의 묘미는 몸을 날리며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에 있다. 사진 출처 대한라켓볼협회"라켓볼(Racquetball)은 21세기형 스포츠다."
짧은 시간에 많은 열량을 소모할 수 있는 운동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데서 비롯한 평가다. 그만큼 라켓볼을 했을 때 열량 소모는 상상 이상으로, 스포츠 종목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운동과 분당 열량 소모량을 대비하면 금세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라켓볼(15㎉)은 일반적 인식과 달리 조깅(13㎉), 수영(12㎉)보다 분당 열량 소모량이 더 많다. 사이클(5㎉)에 비하면 월등히 많다. 라켓볼을 30분 하면 테니스를 2시간 한 효과와 엇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라켓볼은 명칭에서 엿볼 수 있듯 라켓을 수단으로 한 운동이다. 그만큼 외형상 스쿼시(Squash)를 비롯한 다른 라켓 종목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한 꺼풀 벗기고 들여다봤을 때, 드러나는 차이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라켓볼과 스쿼시를 혼동하기 쉬운데, 구장과 공 등에서 차이점이 뚜렷하다.
무엇보다도 코트 규격과 활용 공간이 다르다. 라켓볼이 더 크고 많은 공간을 이용한다.
라켓볼 코트는 길이 12.2m, 폭 6.1m, 높이 6.1m의 직육면체로 이뤄져 있다. 이에 비해 스쿼시 코트는 길이 9.75m, 폭 6.40m, 높이 4.57m 이상의 전면 월라인(wall line)과 2.13m의 후면 월라인으로 구성된다.
라켓볼은 천장까지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스쿼시는 천장을 이용할 수 없다. 라켓볼이 좀 더 다양한 전술과 재빠른 몸놀림을 요구하는 운동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공의 크기와 무게도 다르다. 테니스공보다 약간 작은 라켓볼(39g)이 탁구공만 한 스쿼시(24g)보다 더 크고 무겁다. 라켓볼이 스쿼시보다 탄성도 더 높아서, 한결 빠른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라켓볼은 빠른 스피드와 강한 근력을 바탕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나아가 열량 소모가 아주 많은 효율성 으뜸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 발상지 미국을 주축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가… 현대 스포츠 총아로 각광
라켓볼 공은 탄성이 무척 높아 그만큼 재빠른 몸놀림을 요구한다. 사진 출처 대한라켓볼협회라켓볼은 1940년대 미국에서 발생됐다. 초기엔 패들볼(paddleball), 패들-라켓(paddle-rackets), 패들-테니스(paddle-tennis) 등으로 불리다가, 1969년 공식 명칭이 라켓볼로 통일됐다.
우리나라엔 1965년 미8군 내 트렌트짐에 라켓볼 코트가 만들어지며 비로소 선보였다.
1969년 국제라켓볼협회가 결성되며 열린 제1회 라켓볼 선수권 대회가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프랑스·멕시코에 보급됐다. 아시아 지역에선, 한국·일본·중국·필리핀 등지로 퍼져 나갔다.
역사가 비교적 길지 않은 라켓볼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널리 확산될 수 있었던 까닭은 그만큼 강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시간과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다른 실내 스포츠와 비교해 시간당 운동량이 많다는 특징이 현대인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 독특한 방식의 3인 경기 눈길… 서브권을 갖고 있을 때만 득점
3인 경기는 라켓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송파구라켓볼협회 제공라켓볼엔, 단식과 복식 및 3인(Cut-throat) 경기가 있다.
3인 경기는 다른 구기 종목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로, 3명의 선수가 각기 다른 점수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이다. 서버가 두 명을 상대로 경기를 하는데, 리시버는 복식처럼 2인이 한 팀이 돼 경기한다. 사이드 아웃이 될 때마다, 리시버의 파트너가 계속 교체되는데, 세 명 가운데 15점을 먼저 얻는 플레이어가 승자가 된다.
경기는 코트 중앙에 마련된 서비스 지역에서 서브하면, 상대방은 이 공이 바닥 면에 두 번 튕기기 전에 받아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서비스 후 바닥을 뺀 다섯 개 벽면 어디로든 공을 쳐도 된다. 이때 반드시 한 번은 정면 벽을 맞혀야 한다.
서브는 쇼트 라인과 서비스 라인 안쪽에서만 넣어야 한다. 볼이 라켓에 맞고 앞면을 맞힌 후 쇼트 라인을 지나간 후에 플레이된다.
이 과정에서, 볼은 측면 중 하나만 맞혀야 한다. 만약 공이 튀기 전에 천장 혹은 후면을 포함해서 세 개의 면에 맞는다면 서브 범실이 된다. 코트 중앙의 쇼트 라인을 넘지 못하는 서브 역시 폴트다.
토스로 서브권을 결정한다. 첫 번째 게임을 시작할 때 서브나 리시브를 결정할 선택권을 가진다. 두 번째 게임은 첫 번째 게임의 반대 순서로 시작한다. 세 번째 게임은 합산한 점수가 높은 선수나 팀이 먼저 서브권을 갖는다. 양 선수나 팀의 점수가 같을 땐, 다시 토스해서 승자가 서브 선택권을 갖는다.
일단 볼이 플레이되면 랠리 중 샷을 다양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면의 수에는 제한이 없다.
라켓볼엔 11점, 15점, 21점 게임이 있다. 보통 15점 게임을 많이 한다.
서버가 랠리에서 이겼을 때만 점수를 얻는다. 리시버가 랠리에서 이기면 서브권을 가져간다.
복식에선, 첫 번째로 서브를 넣은 플레이어가 서브권을 잃었을 때는 핸드 아웃(Hand Out)으로 파트너에게 서브권을 넘긴다. 두 번째 서브를 잃었을 때는 사이드 아웃(Side Out)으로 상대편에게 서브권을 넘긴다.
◇ 눈 보호 안경은 필수… 정식으로 강습받고 입문하려는 마음가짐 갖춰야
라켓볼 코트. 사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라켓볼 코트는 서비스 존, 서비스 박스, 리시브 존을 나타내는 선, 곧 쇼트 라인, 서비스 라인, 드라이브 서비스 라인, 리시빙 라인으로 표시된다.
라켓은 범퍼 가드와 손잡이를 포함해 길이가 53㎝를 초과할 수 없다. 프레임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어떤 재질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라켓엔, 선수의 손목에 안전하게 붙들어 매는 끈이 달려 있어야 한다. 이때 볼에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되는 라켓 줄을 사용해야 한다.
라켓은 자신의 힘과 신체 조건을 참작해 선택해야 한다. 너무 가볍거나 무거운 라켓을 사용하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기술적 샷을 구사하기 힘들뿐더러 어깨나 팔 또는 손목을 다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초보자는 가벼운 느낌의 라켓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라켓(왼쪽)과 눈 보호 안경. 사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라켓볼엔, 필수 장비가 있다. 눈을 보호하는 안경이다. 경기 중 볼이나 라켓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눈 보호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경기 중이든 훈련 중이든 관계없이 코트에 들어갈 때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건강을 위해 라켓볼을 즐기는 만큼 안전을 고려하는 뜻에서다. 시력이 좋지 않으면, 일반 안경보다는 플라스틱 렌즈로 바꿈으로써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장비 공인 경기에선, 라켓볼 스포츠를 위해 고안된 렌즈가 있는 안경이 필요하다. 보안경은 고안된 상태대로 써야 하고 변형할 수 없다.
건강에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배움 없이 라켓볼에 입문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김정수 송파구라켓볼협회 회장은 "라켓볼을 시작하려면 정식으로 강습받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1회 40~60분 정도 매주 2~3회씩 3개월 정도 배우면, 훨씬 재미있게 제대로 라켓볼을 즐길 수 있다."라고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