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INTRODUCE]샌프라 라켓볼 클럽… 송파구 생활체육 기수로 자리매김

송파구 라켓볼 바탕 이루며 활성화 앞장
동호회 증설 유도하며 지역사회 라켓볼 발전 이끌어
한때 ‘유랑’ 처지의 갈림길에서 중흥 이뤄… 돌파구 된 아우름 라켓볼 구장 신설
코로나 19 위협도 물리친 원년 멤버를 구심점으로 내일 기약

송파구청장배 생활체육 라켓볼대회. 샌프라 라켓볼 클럽 제공

39g의 공을 쫓아 펼쳐지는 숨 가쁜 공방전이다. 사방의 벽에 천장과 바닥까지, 6면을 오가는 공은 향방을 가늠키 어렵다. 한순간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공의 궤적을 놓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변화막측한 비행이다.

동물적 반사 신경은 필연이다. 짧은 시간일지언정 한눈팔면, 공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다. 변화막측한 공의 희롱(?)에, 영락없이 농락당할 수밖에 없다.

순간적 몸놀림, 섬광이 일 듯한 눈은 당연한 현상이다. 공이 빚어내는 변환에 맞서려면 재빠르고 날쌘 동작과 날카로운 시선은 필수 요소다.

박진감 넘치는 역동적 플레이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토록 칼로리 소모량이 많은 운동이 있다니….' 하는 놀람과 함께 "대단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실로 매력적 운동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생활체육인이라면 누구든지 그 마력(魔力)에 듬뿍 빠져들 수밖에 없는 라켓볼(Racquetball)이다.

"라켓볼을 접하고 활기로 가득 찬 즐거운 인생을 만끽한다."

자부심 넘치는 샌프라 라켓볼 클럽(회장 박응일) 회원들의 한결같은 '라켓볼 예찬론'이다.

◇ 송파구 라켓볼 모태이자 개척자… 지역 대표 주축 이뤄 송파구 라켓볼 위상 드높여

김정수 회장은 샌프라 라켓볼 클럽의 장밋빛 미래를 낙관했다. 주먹을 굳게 쥔 데서도 엿보이는 자신감이었다. 최규섭 기자

샌프라 라켓볼 클럽은 연륜이 길지 않다. 2005년 10월 출범했다. 올해 창립 16주년을 맞이했으니, 아직 약관(弱冠·20세)에 이르지 못한 나이다.

그러나 한국 라켓볼 역사에 비춰 보면 비교적 중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라켓볼은 1990년대에 비로소 활성화 기미를 띠기 시작했다.

송파구 지역에선, 라켓볼의 모태다. 당연히 가장 오래됐다. 오늘날 이 지역 라켓볼 클럽이 7개(피닉스·후레쉬·직장인·하나로·유소년·청소년)로 늘어나는 데 개척자 역을 다했다.

2008년 발족한 송파구라켓볼협회(회장 김정수)도 샌프라 클럽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김정수 회장도 샌프라 클럽 원년 멤버로서 제2대 회장(2010~2015년)을 역임했다.

곧, 송파구 라켓볼을 이야기할 때 샌프라 클럽을 빼놓을 수 없다. '샌프라 클럽 = 송파구 라켓볼' 등식이 성립할 정도다.

샌프라 클럽의 발자취에선, 연부역강(年富力強)함이 배어난다. 송파구는 두말할 나위 없이 서울을 넘어 전국 무대에서도 강호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 위상을 송파구 라켓볼이 전국 마당에서 거둔 성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샌프라 클럽이 대변하는 송파구 라켓볼은 전국에서도 내로라할 만한 수준을 자랑한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인 2012년엔, 서울시 구 대항전에서 우승할 만큼 정상권이었다. 이때 서울시 대표로 전국 클럽 대항전 리그 본선에 나가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지금도 서울 지역에서, 송파구 라켓볼은 서초구·강남구·금천구와 더불어 빅4를 형성하고 있다. 전국으로 외연을 넓혀도 대구·울산·수원·안양·고양·목포 등지와 함께 가장 활성화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그에 비례해 막강한 전력을 갖췄음은 물론이다. 다수 회원들이 서울시 대표로 선발돼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에서 맹활약하는 데에서도 엿볼 수 있는 사실이다.

◇ 원년 멤버를 구심점으로 한 화합이 가장 큰 자산… 전환점 된 아우름 라켓볼 구장 신설

단합력을 으뜸의 자산으로 내세우는 샌프라 클럽은 매년 10월 창립을 기념해 야유회를 가 화합을 다진다. 김정수 제공

2015년 10월, 샌프라 라켓볼 클럽은 성장의 계기를 맞았다. 송파구 아우름 체육센터 안에 라켓볼 구장이 들어서며 중흥의 전기를 맞이했다.

1년 10개월 전, 둥지였던 하나로 구장이 없어지며 맞닥뜨렸던 고비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이었다. 성남 탄천 구장 등 타지를 떠돌며 실력을 쌓을 수밖에 없어 퇴보의 갈림길에 섰던 안타까움은 이제 옛 추억이 됐다.

2016년부터는 송파구라켓볼협회가 아우름 구장을 수탁 운영하게 되면서, 이 지역 라켓볼은 더욱 활성화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그 앞장은 샌프라 클럽이 섰다.

회원 수에서도, 샌프라 클럽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읽을 수 있다. 창단 당시 14명이었던 회원 수는 16년이 흐르며 많이 늘어났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가 불어닥치기 전, 46명에까지 이르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들이 떨어져 나가 지금은 27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구촌을 강타한 팬데믹(Pandemic)인 코로나 19에 부닥친 데서 말미암은 어쩔 수 없는 감소다. 그러나 일시적 중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휴면 상태로, 코로나 19 위기가 가시면 곧바로 운동을 다시 시작하리라 본다."

이처럼 김정수 회장이 위축되지 않고 자신하는 근거가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원년 멤버가 고스란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샌프라 클럽의 구심점인 이들인 둥지를 지키고 있는 한 비약의 나래를 다시 활짝 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맥락에서, 김 회장은 샌프라 클럽의 강점을 찾았다.

"단합력은 으뜸이다. 오랜 시간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면서 쌓인 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자산이다."

샌프라 클럽이 매년 10월 창립을 기념해 야유회를 하는 까닭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라켓볼은 공간 능력을 키우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 최고의 운동으로 손꼽힌다. 물론 어린이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용성도 갖췄다. 김정수 제공

50대가 주축을 이룬 회원 구성 비율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 빠른 몸놀림에서 비롯한 엄청난 운동량의 라켓볼은 50대에겐 다소 벅찬 운동이다.

그런데도 원년 멤버들의 라켓볼을 향한 열정은 전혀 식지를 않았다. 더더욱 최연장자이며 원년 회장을 역임한 조신웅 감사는 우리 나이로 예순다섯 살이다.

"짧은 시간에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운동으로, 라켓볼만 한 게 없다. 또한, 흥미성까지 갖췄으니 라켓볼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조 감사의 이 같은 상찬을 김 회장이 거들었다.

"라켓볼은 공간 능력을 키우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 최적의 운동이다. 순발력과 지구력을 아울러 기르는 데도 가장 좋은 운동이다."

김 회장은 공간 능력 향상을 입증할 실례로 공군사관학교의 라켓볼 구장 신설 및 보급을 들었다. 공군사관학교가 일찌감치 1980년대에 구장을 만들고 보급에 나선 배경엔, 라켓볼의 효용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회장은 진정한 '라켓볼 맨'이었다. 샌프라 클럽의 고충보다는 라켓볼의 활성화를 바랐다.

"라켓볼 구장(12.2 × 6.1 × 6.1m)은 특성 때문에 전국적으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그만큼 동호인들이 활동하는 데 애로를 겪는다.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졌으면 좋겠다. 생활체육으로서 최상의 운동인 라켓볼이 활성화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샌프라 라켓볼 클럽의 해는 내일도 밝게 떠오르리라는 믿음이 드는 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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