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탐방]한국 유소년 축구의 퍼거슨, 함상헌 '신정FC' 감독 "지도자는 늘 공부해야"(영상)

함 감독이 지도하는 유소년 팀'신정FC', 통산 114승에 트래블 기록 달성
개개인의 능력 키우는 특별한 지도로 한국 유소년 축구의 역사 새로 써
코로나 19 이후에도 명성 이어가기 위해 '신정FC'만의 실력 충전 중
"지도자는 일이지만 아이들은 장래가 걸려있기에 끊임 없이 공부해야"


함상헌 감독(50)은 지난 2001년부터 신정 초등학교 축구부를 지도하고 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소년 축구의 정석을 바꾸는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될까? 하는 의문과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결과로 증명 중이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한국 유소년축구의 퍼거슨으로 불리는 '신정FC' 함상헌 감독. 함상헌 제공

통산 우승 114 차례에 모든 국내 대회를 석권해 축구의 그랜드 슬램인 트레블(treble)도 달성했다.

지난 2019년에는 한 TV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성인팀을 12대2, 열 골 차로 이기는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국가대표 산실’로 K리그의 레전드 서동원을 비롯해 국가대표팀 골키퍼 조현우, 공격수 문선민, FC 서울의 이학선, FIFA가 꼽은 2021 유망주 강성진, 체코의 이상혁 등 우수한 졸업생이 줄을 잇는다.

신정초등학교 축구부는 2019년까지 통산 114승을 기록했다. 신정FC홈페이지 캡처

이 40년 전통의 명문 '신정초등학교축구부'가 지난해 6월1일 '신정FC'로 재탄생했다. 최근 학교운동부를 '클럽화' 하는 대세에 따라 명패를 새로 단 것.

이름만 바뀌었을 뿐 함 감독의 지도 아래 그 명성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단 훈련은 빠질 수 있지만, 수업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새로 세웠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 구단으로 활동해도 학생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정초등학교 축구부가 2020년 6월1일부터 "신정FC" 로 이름을 바꿨다. 함상헌 제공

함 감독은 우선 새내기를 받아들이는 과정부터가 남다르다.

축구를 좋아해 입문을 원하는 어린이들에게 먼저 공을 갖고 마음대로 놀게 한다.

함 감독은 코칭스텝과 지켜만 본다.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지켜보면서 개개인이 잘하는 것을 찾아낸다. 다음은 각자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지도한다.

처음부터 기본기를 가르치면 아이들이 자신만 갖고 있는 재능을 버리고 비슷비슷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장점을 살리면서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훈련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다섯 명의 코치진이 학년 별, 연령 별로 나뉘어 지도한다.

부임 때부터 해오던 네덜란드 ‘쿠르버르 스쿨’의 유소년 지도법에 요즘은 ‘코오버 코칭’ 프로그램을 덧붙여 진행하고 하고 있다.

훈련을 시작하고 15분 정도는 공을 잘 다룰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야 더 훈련 효과가 높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즉, 몸의 밸런스를 맞춰 주는 신체 코디 운동으로 훈련을 시작해 1대1 개인 방어 훈련, 2대2 그룹 훈련, 5대5 패싱 게임과 실전 8대8 자체경기에 이어 코어 훈련으로 마무리를 한다.

속 근육까지 영향을 주는 코어 훈련은 유소년들의 균형 성장에도 필수적이라고 본다.
함 감독은 이런 훈련 순서가 무엇보다도 중요해 철칙처럼 지킨다.

음식을 먹고 바로 훈련을 하면 아이들이 큰 탈이 날 수도 있지만 훈련 뒤에 식사를 하면 필요한 영양소를 잘 받아들이는 이치와 같다고 한다.

이렇게 순서에 맞춘 훈련은 하루 2시간~2시간 30분 정도가 기본이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의 훈련으로 명문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냐는 반응에는 훈련량으로 따진다면 한국축구는 벌써 월드컵 우승을 하고도 남았다며 시간보다는 효율성이 훈련효과를 좌우한다고 답한다.

오랫동안 검증된 훈련 루틴으로 명성을 이어 가냐는 질문에도 고개를 가로 젖는다.

“패션에 유행이 있는 것처럼 기본 생리학이나 기초 영양학도 계속 변화하고 있기에
지도자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지 않으면 잘못된 방법이나 방식을 아이들에게
지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지도자는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한다.

또 지금까지 수많은 유소년을 지도했지만 똑같은 스타일의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개개인에 맞는 지도를 위해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소년 지도자가 어느 팀 지도자보다도 중요하다는 평소 신념에 대해서는 “지도자는 일이지만 아이들은 장래가 걸려 있다고 생각하기에 소홀이 할 수 없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국 유소년축구의 퍼거슨'으로 불리는 함 상헌 감독에게도 2021년은 힘든 한해가 되고 있다.

코로나 19가 지속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부모님들도 걱정이고 늘 공을 다뤄 감각적인 적응력을 높여야 하는 아이들의 훈련 기회가 크게 준 것도 심히 걱정이다.

코로나 19로 우승행진을 멈춘 '신정FC'가 새로운 역사 도전을 위해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함상헌 제공

그러나 함 감독은 걱정만 하고 있지 않다.

'신정FC'만의 비책인 '동계훈련의 마법'을 올해는 좀 앞당겨 가을부터 준비할 계획이다.

늘 한국 유소년축구의 역사를 새로 써왔던 그 마법의 힘이 코로나 19에도 통할지 함 감독의 열정과 응용력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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