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검도가 맺어준 인연, 김·정 커플… "2세도 수련시킬 것"

15년 경력의 4단 김성현씨…검도교실 총무 맡아
객지에서 처음 접한 검도, "따뜻한 그에게 반했죠"
"사범과 심판 자격증에 도전할래요"

검도를 통해 만나 연인이 된 김성현(오른쪽) 정다솜 커플. 서완석 기자

"처음엔 어떤 사람이길래 저렇게 반겨주나 싶었죠. 겪어보니 주위 사람들을 잘 보살피고 어른들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 반했죠."

개설한 지 30년가량 되는 일산검도교실. 이곳에는 검도가 맺어준 멋진 인연이 있다. 김성현(33·고양시 마두동)·정다솜(30·고양시 주엽동) 커플이 그 주인공.

3년 전 고향인 경남 사천을 떠나 경기도 고양시 일산으로 이사온 정 씨는 집 근처 일산검도교실을 찾게 됐다.

영화 '품행제로'에서 최민수가 열연한 검도를 보고 "참, 멋있는 운동이구나"하며 검도에 대해 막연히 호감이 있었다. 당시 재택근무의 무료함과 객지생활의 외로움을 달랠 겸 찾은 것이 검도 도장이었다. 그리고 검도장에서 운명의 연인을 만나게 된 것.

검도는 예절의 운동이다. 검도 수련의 마지막은 관원 상호간의 인사로 끝을 맺는다. 서완석 기자

평소 운동이라곤 담을 쌓았던 정 씨는 처음 접한 검도에서 짜릿한 긴장감과 성취감, 그리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

"관장님이 3개월 연습한 저를 데리고 생활체육대회에 내보냈어요. 그런데 상대는 10년을 수련한 베테랑이었는데 무승부를 기록했어요."

정 씨는 태어나 처음 성취감을 맞봤다. 주위의 칭찬은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이후 계속된 검도 수련으로 육체적으로 강인해졌고, 힘들었던 객지생활에도 차츰 익숙해졌다.

정 씨는 그 무렵 직장생황에 바빠 검도교실에 자주 들리지 못했던 김 씨를 보게 됐다. 그가 도장에 나타나면 많은 관원들이 제 식구처럼 반겼다. 그에 대해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사실 김 씨는 15년 전부터 일산검도교실에 다녔던 터줏대감이었다. 검도를 연마했던 아버지의 권유로 고교 2년 때 검도에 입문, 검도 전공으로 대학까지 졸업했다. 이후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던 그에게 일산검도교실은 친정과 같은 곳이었다.

직장 생활에 바빠 자주 검도장에는 못 갔지만 그는 검도 4단의 실력으로 3년 전 전국사회인검도대회 단체전 3위에 오른 베테랑이었다.

일산검도교실의 총무를 맡을 만큼 관원들의 신망도 두터웠다. 7~60세의 남녀노소가 모인 검도교실에서 그의 존재감은 컸다.

"2세에게도 검도를 시킬 거예요." 검도로 맺은 김성현(왼쪽) 정다솜 커플. 서완석 기자

사실 검도는 얼른 보면 개인운동 같지만 상대가 있어야 수련이 가능한 스포츠다. 매일 상대를 바꿔가며 훈련하기 때문에 관원 상호간 끈끈한 정이 남다르다.

현재는 코로나19 탓에 열리지 못하지만 검도 생활체육대회는 시군구와 전국 대회를 포함, 연간 수차례의 대회가 열린다. 수많은 행사에 참여하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 이들 커플은 장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됐다.

시범 대련 중 김성현(왼쪽)이 연인의 허리를 공격하고 있다. 서완석 기자

검도를 하면서 지병이던 천식과 기관지염을 고쳤다는 김 씨. 그는 검도를 통해 평생 배필을 만나게 된 것이다.

정씨는 검도로 길러진 체력을 바탕으로 이후 스킨스쿠버, 등산까지 즐기게 됐다. "검도를 하지 않았다면 생각지도 못했을 다른 운동도 하게 됐어요. 이제 검도를 떼놓고는 일상생활을 못할 만큼 생활의 일부분이 됐어요."

시범 대련 중 정다솜(오른쪽)씨가 김성현씨의 머리를 공격하고 있다. 서완석 기자

4단인 김 씨는 앞으로 사범자격증과 심판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이다. 어릴 때 공부완 거리가 멀었던 그는 검도에 입문한 뒤 집중력을 키웠고, 이후 태양광기사, 품질관리사, 전기기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따낼 수 있었다.

정 씨도 "검도는 죽을 때까지 평생 수련할 수 있는 스포츠"라면서 "2세에게도 검도를 무조건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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