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황현 송파구체육회 회장 "생활체육 왕성→ 건강 시민 증가"

구민의 건강을 위해 이바지하는 체육회 만드는 데 앞장선 '행동가'
생활체육은 평생 체육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소신으로 열정 불살라
'전 구민 1인 1종목 문화' 주창하며 구현 위해 온 힘 다해
탄천유수지·잠실유수지 체육시설 대폭 확충으로 생활체육 활성화 계기 만들어

황현 송파구체육회 회장이 밝은 얼굴로 '평생 체육' 소신을 밝히고 있다. 최규섭 기자

"현대인에게 건강은 삶의 절대 요소다. 구민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하는 송파구체육회가 되도록 밀알이 되고 싶다."

뚜렷한 지향성이 배어나는 첫마디였다.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방향성이 담긴 소신이었다.

애써 유려함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형식에 얽매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수수하고 소탈한 말솜씨에선, 오히려 더욱 진한 진정성이 묻어났다. 단답형에 가까운 어투에선, 뚝심마저 엿보였다.

황현 송파구체육회 회장은 '행동가'다. '묵묵히, 온 힘을 다해!' 좌우명이 웅변하듯, 허무한 꿈으로 끝나는 탁상행정식 계획을 무척 싫어한다. 신념을 실현하는 데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아끼지 않는다.

첫인상에 어울리는 추진력과 열정이다.

◇ 생활체육이 '평생 체육'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길에 매진할 터

지난해 1월 열린 취임식에서, 황현 회장이 송파구체육회 기를 흔들며 마음가짐을 굳게 하고 있다. 송파구체육회 제공

황현 회장은 '건강 100세 시대론'으로 말머리를 열었다. '구구팔팔'(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이란 말이 나왔을 정도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는 염원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 깊숙이 '원초적 욕망'으로 자리했다고 역설했다.

그가 송파구체육회의 존립 근거를 구민의 건강과 체력 증진에서 찾는 배경이다.

"우리 체육회가 내건 기치는 '구민의 건강을 위해 함께하는 체육'이다. 구민의 건강과 체력을 증진하고 나아가 여가 선용 및 복지 향상을 꾀하는 데 밑거름이 되려 한다."

이 맥락에서, 그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강조했다. 나아가 생활체육이 '평생 체육'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설파했다.

"생활체육이 왕성한 생명력을 갖추고 전방위적으로 퍼져 나가면, 건강한 시민이 늘어남은 필연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비용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 감소액을 생활체육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에서, 생활체육은 시나브로 평생 체육으로 발전될 것이다."

지난해 1월, 초대 민선 체육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그가 추구해 온 방향성이다. 그는 생활체육 공간 확대로 동호인들이 더 쉽게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양적 성장에 의한 질적 향상을 꾀했다.

구상으로 끝나지 않았다. 자치구(송파)와 지속적 의사소통으로 보조금 지원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한 지원금 확보와 수탁 시설 개선 등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거뒀다.

올 6월 확충해 새롭게 선보인 탄천유수지 체육시설은 송파구 생활체육의 둥지다. 황현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의 땀이 밑거름이 된 결정체다. 송파구체육회 제공

대표적 예는 수탁 시설인 탄천유수지와 잠실유수지 체육시설의 확대·증설이다. 두 체육시설은 기존엔 인기 종목 마당인 축구장과 야구장만 있었다.

지금은 탄천유수지는 족구·게이트볼을, 잠실유수지는 소프트 테니스·파크골프·족구·게이트볼을 각각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며 '생활체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탄천유수지엔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구장도 들어서며, 동호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동호인 수가 부쩍 증가했다. 비인기 종목 시설 신설 및 이용료 대폭 할인 등 회장님의 적극적 생활체육 육성책이 주효한 데 따른 결실이다."

인터뷰에 자리를 함께한 장보윤 송파구체육회 사무국장의 말처럼, 송파구 생활체육은 괄목상대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동호인 수 증가에 따라 이 지역을 찾는 지도자 수도 비례해 늘어남으로써, 양적·질적 수준의 동반 향상이 이뤄짐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황 회장은 각 종목 간의 균형을 이룬 성장도 생활체육 융성의 촉진제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종목 간 편차가 심한 상황이었다.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다. 이를 해소하고 평형 발전을 뒷받침할 제도화가 불가피했다. 비인기 종목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예산을 고르게 분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까닭이다."

송파구체육회 산하 등록 단체는 37개 종목에 이른다. 서울시 각 구 체육회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는 수장에 오른 뒤 37개 협회 또는 연맹에 지원금을 교부했다. 1990년 11월 송파구생활체육협의회로 출범한 뒤 2016년 9월 통합·발족한 송파구체육회 3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 자발적·지속적 체육 활동을 보장하는 생활체육 토대를 쌓을 터

지난 6월 열린 탄천유수지 체육시설 준공식에서, 황현 회장이 감회에 젖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송파구체육회 제공

송파구는 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한 종합운동장과 올림픽공원 등 1988 서울 올림픽 무대로 활용된 각종 경기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엘리트 체육 산실인 한국체육대학교와 서울체육중·고등학교까지 자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스포츠의 메카'로 인식될 하드웨어를 구비했다.

그러나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강점이다. 엘리트 체육에 주안점을 둔 정책의 산물로서, 정작 이 지역 생활체육 동호인에겐 별다른 실용성이 없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황현 회장이 목소리를 높이는 대목이다.

"성, 연령, 계층 등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체육 활동이 곧 생활체육이다. 이런 생활체육이야말로 국민 건강의 뿌리라 할 수 있다. 그랬기에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통합하지 않았나? 생활체육의 당위성에 얽매여 명분만 내세우지 말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발상의 전환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생활체육에 관심이 있어도 여건상 참여가 어려운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무관심한 사람에게도 동기를 부여해 참여 기회를 균등케 하는 정책 개발과 제도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모든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체육 활동은 그가 꿈꾸는 '전 구민 1인 1종목 문화'와 맥이 닿는다. 송파 구민이라면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가꾸는 그다.

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체육은 자유의사에 따라 취미와 생활 수준에 걸맞게 평생 즐겨야 한다. 그리고 건강을 유지·증진키 위한,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키 위한, 이런 모든 목적의식을 함유한 활동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처럼 자발적·지속적이며, 또한 건강 증진 및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체육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생활체육 토대를 쌓으려 한다."

지난해 11월 열린 탄천 전용 족구장 개장 기념 송파구협회장기 대회에서, 황현 회장이 수상자들과 함께한 모습이다. 송파구체육회 제공

그는 회장 취임과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의 광풍에 맞닥뜨렸다. 산하 종목 단체장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쌓아 지역 체육의 기폭제로 삼으려던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낙담하지 않았다. '위기는 호기(好機)의 또 다른 모양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오히려 더욱 힘을 냈다.

"각 종목 단체의 애로점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시기였다. 역설적으로, 더 나은 경기장 환경 조성, 재정 지원 확충, 비활성화 종목에 대한 관심 증대 등 동반 성장 기반을 내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지 않았나 싶다."

함께 손잡고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졌던 그의 결의는 객관적으로 투영돼 나타났다.

"체육회와 회원 단체 간 유대가 무척 좋아지며 상호간에 업무 협조가 한결 원활하게 이뤄지며 효율성이 높아졌다."

장보윤 사무국장의 귀띔이다.

황 회장은 대부분 민선 체육회장이 지닐 수밖에 없는 '태생적' 고충을 숨기지 않고 토로했다.

"지방 자치단체가 예산을 쥔 현행 제도에선, 재력을 갖추지 못한 체육회장은 허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그에 따라 예산 변경을 피할 수 없다. 정치와 체육의 분리가 절실하다. 예산이 뒷받침될 때, 민선 체육회장에 걸맞은 체육 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향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온 힘을 다해 생활체육을 활성화함으로써 평생 체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 아울러 체육인과 동호인 모두에게서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송파구체육회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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