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박차고 솟아올라 쭉 뻗어 내어 지르는 신민철 미르메 대표의 발차기 모습에선, 승천하는 용의 역동성이 연상된다. 신민철 제공 '더 높게(Altius), 더 빠르게(Citius), 더 강하게(Fortius).'올림픽 기치다. 올림픽이 추구하는 이상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의미로 쓰인다. 미르메 태권도의 성격을 함축한 모토다. 용(미르)이 승천하는 정점의 높이(메)에서 강하고 빠르게 이뤄지는 태권도를 좇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참 낯설다. 그런데 멋지다. 박진감마저 넘친다. 공중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몸놀림에, 잇달아 감탄사를 터뜨릴 수밖에 없다.
'선구자'라 불린다. 국기(國技) 태권도에 여러 무술의 심오한 장점을 접목해 익스트림(Extreme) 태권도를 창안했으니 마땅히 받아야 할 칭호다.
태권도의 발차기, 카포에이라(Capoeira)의 리듬, 아크로바틱(Acrobatic)의 도약력 등이 어우러져 더 멋있고 높고 강하고 빠른 힘의 전달을 표출한 익스트림 태권도를 선보였다.
신민철 미르메 태권도 대표다. 그는 또한 '개척자'다. 새로운 영역을 열고 한 걸음 더 나갔다.
불모지에 첫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려고 한결같이 온 힘을 다한다. 익스트림 태권도를 바탕으로 한 태권도 시범 공연을 뿌리내리려는 한길을 걸을 뿐이다.
◇ 초심 잃지 않고 시범 공연 한 우물 파… 품새·격파·익스트림 태권도에서 정상 거닐어
신민철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한길을 걸을 수 있어 행복한 태권도 인생”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 제공신민철 대표는 숨김없이 고백한다.
"태권도 한 곬으로 나아왔다. 흔들려서 벗어나지 않고 가장 잘 갈 수 있는 길을 목표로 삼고 이루려 노력했다."
그가 왜 스스로를 '초심자'라 일컫는지를 엿볼 수 있다. 항상 처음 먹은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한다. 우리 나이 일곱 살 때 태권도복을 처음 입은 이래 꿈이 바뀐 적이 없다.
그 마음으로 공연에 나선다. '명(命)을 다하는 심정으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를 신념으로 삼고 열정을 불사른다. 애오라지 첫길을 파고들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가 파 내려가는 한 우물은 시범 공연이다. 용강초등학교 5학년 때 K타이거즈 태권도 시범단에 들어간 이래 시범 공연과 맞잡은 손을 한순간도 놓지 않았다.
"시범 공연을 통해 태권도를 더 널리 알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 의식을 항상 느낀다. 공연 문화를 개척하는 데 앞장서는 소임을 소명으로 받아들였다."
국기원 시범단 주장을 역임(2012년 3~8월)한 그는 각종 무대에서 눈부신 내력을 쌓았다. ▲공인 품새에선, 2005 코리아 오픈을 비롯해 숱하게 우승하며 지존으로 군림했고 ▲자유 품새에선, 2017 코리아 오픈을 필두로 정상권에서 거닐었다.
20년 가까이 해가 지지 않는 왕조를 구축한 그는 영역을 넓힌 익스트림 태권도와 격파에서도 권좌를 양보할 줄 몰랐다. ▲익스트림 태권도에선, 2016 레드불 킥 잇(Red Bull Kick It)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고 ▲격파에선, 아드레날린 월드와이드 챔피언십(Adrenaline Worldwide Championship)을 3연패(2017~2019년)했다.
"흔들려서 벗어나지 않고 가장 잘 갈 수 있는 길을 목표로 삼고 이루려 노력했다. 지금까지는 다행스럽게도 가려 했고 밟으려는 길에서 일탈하지 않았다."
그는 일인다역의 소임에도 충실하다. 형(신경철 씨)과 함께 맡고 있는 미르메 태권도 공동 대표를 필두로, 공연 감독과 연기자로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2017년부터 대한민국태권도협회(KTA·회장 양진방) 익스트림 태권도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자연스레 그가 마지막으로 다다르려는 목적지가 그려진다.
"가장 사랑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태권도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 한계를 모르는 '도전 정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7년간 속삭인 밀어가 결실을 올리는 이 순간을 잊을 수 있으랴. 지난해 7월, 신민철 대표는 ‘원더걸스’ 혜림과 화촉을 밝혔다. 신민철 제공"끊임없이 도전하는 자만이 값진 과실을 딸 수 있다."
신민철 대표가 가슴속 깊숙이 아로새긴 좌우명이다. '도전의 길'은 그에게 주어진 숙명의 인생행로다. 자신의 한계점을 뛰어넘으려는 도전 정신으로 충만한 그에겐, '포기'와 '좌절'이 비집고 들 틈이 없다. 카포에이라와 아크로바틱은 물론 '극한의 무술'로 일컬어지는 트릭킹(Martial Arts Tricking)까지 섭렵하고 그 장점을 받아들여 익스트림 태권도로 꽃피울 수 있었던 밑거름은 바로 도전의 열망이었다.
신민철-혜림 커플은 결혼 전 리얼 예능 프로그램인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서 알콩달콩하게 사랑을 엮어 가 팬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신민철 제공지난해 3월 초, 그는 또 다른 모험에 나서 새로운 얼굴로 팬과 마주했다. MBC TV의 리얼 예능 프로그램인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 출연해 숨겨졌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줬다.
실제 연예인 커플들의 일상생활과 러브 스토리를 담으며 연애와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과 과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에서, 그의 출현(出現)은 태권도계의 놀라움을 자아냈을 정도다.
그와 호흡을 맞춘 피앙세는 지금은 아내가 된 '원더걸스(Wonder Girls)'의 혜림이었다. 그해 6월 말까지 매주 월요일 밤에 90~100분 동안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둘은 달콤한 사랑 나누기로 시청자의 질투(?) 어린 부러움마저 샀다.
그는 '사랑의 파수꾼'이다. 7년씩이나 소중히 간직해 온 첫사랑의 꽃을 피웠다. 처음으로 느꼈던 사랑의 감정을 애지중지 키워 와 피운 꽃의 향내를 만끽하고 있다.
2020년 7월 5일, 그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청실과 홍실을 서로 엮고 화촉을 밝히며 새 인생의 첫걸음을 내디딘 순간이다.
태권도를 함께 수련할 때도 행복함이 진하게 배어 나오는 모습이다. 신민철 제공그와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제2의 인생'을 연 반려자는 우혜림 씨다. 2007년 데뷔해 2017년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사랑을 받았던 '국민 걸그룹' 원더걸스의 막내, 바로 그 혜림이다.
그의 처가는 '태권도 가족'이다. 장인(우종필 씨)은 홍콩 청도관 관장과 홍콩체육회 회장을 역임했다. 처남(우태권 씨)은 대를 이어 홍콩 청도관 관장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당연히 그의 아내도 유단자다.
그런 가족의 하나가 된 그는 또 한 명을 보태려는 꿈을 부풀린다.
"2세를 훌륭한 태권도 인재로 키우려 한다."
◇ "미르메가 세계 최고의 익스트림 태권도 본부로 자리매김할 그 날을 기약""기본적으로, 태권도는 멋있는 엘리트 운동이다. 이런 태권도 본연의 특성을 표출한다면, 자연스럽게 감동을 주는 무대를 연출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차원의 태권도를 선보이려는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 맥락에서, 익스트림 태권도를 개척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중에서 세 바퀴 회전한 뒤 타깃을 확인하고 차려면 집중력·회전력·체공력 등이 필요한데, 이런 모든 환상적 요소가 어우러진 무도가 익스트림 태권도다."
신민철 대표는 미르메가 세계 최고의 익스트림 태권도 본부로 성장할 그 날을 기약한다. 그 꿈을 구현하는 데 앞장선 미르메 시범공연단을 이끄는 주인공은 물론 그다.
"미르메는 태권도에 미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 동아리의 형태로 시작됐다. 엄청난 훈련을 바탕으로 거리 공연을 비롯해 수많은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코로나 19가 불어닥치기 전엔, 한 해에 평균 100회 정도 무대에 작품을 올렸다."
그의 노력은 풍성한 결실로 나타났다. 2014 세계 태권도 한마당 갈라쇼에 초청받아 펼친 공연이 전 세계 태권도인으로부터 극찬받으며 글로벌 시범단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때엔, 경기장 내에서 작품을 선보인 유일한 공연단이었다. 또, 2019 광주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때도 초청받아 공연했다."
3.1운동을 소재로 한 ‘태극기’는 조국의 독립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역사적 사건을 태권도에 투영해 재현한 작품이었다. 신민철 제공그는 화려하고 강렬한 익스트림 태권도뿐 아니라 메시지와 스토리가 담긴 태권도 공연을 무대에 올리려고 힘쓴다. 관객과 공감대를 이루려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흥미성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창단 두 번째 작품으로 선보인 '태극기'는 이런 요소들을 두루 갖춘 창작 공연물이었다. 3.1운동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조국의 독립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역사적 사건을 태권도에 투영해 재현함으로써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역시 태권도인이었다. 그의 간절한 소망에서 그대로 엿보였다.
"태권도의 가치가 높아지며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을 하루바삐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