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탐방]인도에서 'BTS급 스타' 이장군… 뭉쳐야찬다 시즌2 출연, '카바디' 알린다(영상)

카바디 국가대표 주장인 이장군
"축구의 역습상황서 뛰어난 민첩성 발휘할 수 있을 것"
"인도에서는 식당서 음식 주문 힘들정도로 스타"
한인들 응원 힙입어 세계적 선수 반열에 올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할 것"


지난 8일,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 시즌2'는 비인기 종목 전설들 중 숨은 축구 실력자를 발굴하기 위한 오디션을 진행했다.

이 오디션에 '인도의 BTS'라 불리는 한 스포츠 스타가 등장했다.

카바디(Kabaddi) 국가대표 주장을 맡고 있는 이장군 선수가 그 주인공.

이 선수는 비인기 종목인 '카바디'를 알리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카바디의 경우 10~12m 공간에서 빠른 방향전환이 필요한 종목이기 때문에 축구의 역습 상황에서 뛰어난 민첩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자신을 어필했다.

또 큰 키와 탁월한 피지컬을 내세우며 "스트라이커와 센터백 모두 자신 있다"고 밝혔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이 선수는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축구선수의 꿈을 포기했었다고 밝혔다.

고등학생 때는 조정 선수로 활약했으나,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메달 획득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체대 입시로 전향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됐다.

당시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곳에서 훈련 중이던 카바디 국가대표 상비군팀과 마주친 그는 상비군코치의 눈에 띄어 카바디 선수로 활동할 것을 권유받았다. 처음에는 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돼 거절했지만, 결국 카바디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인 선수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7대 7 단체 투기 종목으로 박진감 넘치는 카바디. 이장군 선수 제공

카바디는 수세기 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진 변형 투기종목으로 술래잡기와 피구, 격투기가 혼합된 형태의 경기다.

인도 각지에서 독립적으로 행해지던 경기는 1944년 인도 올림픽 위원회에서 경기 규칙을 정립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통용됐다. 이후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며, 현재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서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다.

7대 7로 하는 단체 투기종목으로 중앙선이 있는 코트에서 각각 진형을 나눠 진행되며, 공격수 1명이 '카바디!'를 외치며 상대 진형으로 넘어가 상대 수비수를 터치하고 돌아오면 득점이 인정된다.

이때 공격수는 공격 도중 '카바디!'라는 말을 중단하거나 수비수에게 가로막혀 상대 진형 내에 갇히게 되면 아웃되고 공격권은 상대에게 넘어간다.

이 선수는 "보통 투기 종목은 1대 1 경기가 많지만 카바디는 팀 워크가 바탕인 단체 투기 종목이기 때문에 박진감이 더 넘친다"며 카바디의 매력에 대해 자랑을 늘어놨다.

2018 자카르타-탈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장군 선수. 본인 제공

국내에서는 축구, 야구와 같은 종목이 인기 있듯 인도에서는 크리켓과 함께 카바디가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그만큼 인도에서 이 선수의 인기는 상당하다.

그는 "인도에서는 평소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기 힘들 정도다. 한 고등학교 앞을 지나 가다가 학생들이 나를 보고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환호성을 지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지만, 과거 인도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는 연봉 300만 원으로 선수생활을 이어나갈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며 세계카바디연맹 관계자들의 눈에 띈 그는 카바디 종주국인 인도의 프로 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입단 초기에는 소속팀에서 외국인 선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고 텃세도 심해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음식마저 입에 맞지 않아 체중이 5~6kg 가량 빠진 경험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에서 그의 경기를 보며 힘을 얻고 있는 한인들의 응원 메시지였다. 당시 벤치에서 하염없이 기회가 오길 기다렸던 그는 한인들의 응원에 힘입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2018 자카르타-탈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카바디 국가대표팀. 이장군 선수 제공

이 선수처럼 스타 선수에게도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가 하나 있다. 바로 비인기 종목 '카바디'의 저변 확대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카바디'는 대회 개최를 위해 부산에 협회가 꾸려지면서 부산 지역 내 저변이 확대됐다. 이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최와 함께 인천 지역에도 '카바디'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 선수는 "아직 국내에 카바디를 모르는 분들이 많다. 협회와 선수들은 함께 '카바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초·중·고교 팀을 시작으로 실업팀 수가 늘어나 선수들을 육성하고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카바디' 국가대표팀은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이어 2018 자카르다-탈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2018 자카르타-탈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예선에서 종주국 인도를 꺾고 5전 5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파키스탄을 상대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종주국 인도를 꺾은 뒤 "과거 2002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리그에서 활약하던 안정환 선수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든골을 기록하며 이탈리아 국민들의 분노를 사 소속팀으로 복귀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많은 분들이 '인도가 져서 슬프지만, 이장군이 잘해줘서 기쁘다'며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이번 뭉쳐야 찬다 출연을 계기로 카바디를 많이 알리게 됐지만, 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을 통해 국위선양을 하면서 카바디의 저변확대에 힘쓰겠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8 자카르타-탈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메달을 딸 차례라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선수는 이어 "은퇴 후 지도자로 활동할 의향이 있지만, 카바디 저변확대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많이 생기고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해야 지도자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소속팀이 있는 인도에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운동을 계속 해야 했기 때문에 헬스에 매진하면서 헬스 트레이너를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 JTBC '뭉쳐야 찬다 시즌2'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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