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INTRODUCE] 성내천 프리테니스 클럽… '서울 프리테니스 본산' 부상

서울 지역 유일 순수 프리테니스 조직체인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의 구심점
이원영 회장의 열정과 헌신이 비약적 성장 빚어내
둔치길에 자리한 공간성 힘입어 회원 증가 효과… 걷기와 병행 회원 많아

성내천 프리테니스클럽은 송파 생활체육의 표본으로 떠올랐다. 매일 새벽부터 이른 저녁까지 프리테니스를 즐기는 회원들의 모습이 끊이지 않는다. 최규섭 기자

재빠르고 날쌘 몸놀림이다. 동물적 반사 신경을 연상케 하는 순간적 움직임이다. 순간적으로 네트 위를 오가는 공의 궤적을 쫓는 눈에선, 금방이라도 섬광이 일 듯하다.

테니스 코트의 축소판 같다. 그런데 휘두르는 채는 탁구 라켓을 닮았다. 테니스인가, 탁구인가?

궁금하다. 호기심은 이내 어디론가 사라진다. 박진감 넘친 플레이에, 마음을 빼앗긴다. 눈길을 사로잡는 마력(魔力)을 내뿜는 운동이다.

문뜩 의문이 든다. '정식 코트에서 이뤄지는 스포츠일까?'

그럴 만하다. 50평(150㎡) 언저리의 좁게만 느껴지는 구장이다. 그런데도 코트를 세 면씩이나 갖췄다.

대답은 간단하다. 프리테니스(Freetennis)의 어원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특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롭게(Free) 즐길 수 있는 운동, 곧 프리테니스다.

이 맥락에서, 성내천 프리테니스 전용구장이 왜 이곳에 둥지를 틀었는지 그 까닭이 가늠된다. 비록 성내천 둔치길 한쪽의 좁다란 공간이긴 해도 충분히 전용 구장으로서 가치를 지녔음이 엿보인다.

◇ 한 여인의 열정,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과 성내천 프리테니스클럽의 오늘을 빚어내

이원영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 회장의 열정은 성내천클럽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성내천클럽 창설 자체가 그의 작품이다. 이 회장이 멋진 서비스 자세를 취해 보였다. 최규섭 기자

성내천 프리테니스클럽(회장 이원영)은 2019년 개장한 이곳을 보금자리로 삼고 성장해 왔다. 클럽의 역사가 다름 아닌 구장의 역사다.

연륜은 짧지만, 연부역강의 위세를 자랑한다. 송파구는 물론 서울시에서 가장 활기차게 활동하는 동호회다.

성내천클럽의 가파른 비약은 이원영 회장의 존재에서 비롯했다. 열정과 헌신이 바탕을 이룬 이 회장의 돋보이는 리더십은 생장의 밑거름이었다. 오늘날, 성내천클럽은 '서울시 프리테니스 본산'으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다.

서울시 프리테니스계에서, 이 회장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생소하기만 했던 프리테니스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쓴 원년 세대다. 전파하고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 보급을 위해 조직화에도 힘쓴 인물이다.

이 회장은 2018년 12월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을 창설, 역시 수장을 맡아 지역 생활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서울시 25개구에서, 유일한 순수 프리테니스 조직체인 송파구연맹은 이듬해 2월 송파구체육회의 인준을 받고 정식 출범했다.

프리테니스에 입문하던 2013년, 지도자 자격증부터 취득한 이 회장의 열정은 시간의 흐름에도 식을 줄 모른다. 아니, 오히려 더 불타오르고 있는 듯하다.

"프리테니스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아직도 뿌리를 완전히 내리지 못했다. 싹트고 꽃피는 데엔, 무척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프리테니스에 발을 내디딘 이상 그 날까지 책임감을 갖고 온 힘을 다하고 싶다."

이 회장의 열성은 곳곳에서 배어난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프리테니스다. 스스로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단한 정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엔 현재 4개 클럽이 가입해 있다. 성내천 클럽을 비롯해 올림픽공원 구장을 둥지로 한 송파클럽과 월드클럽, 방이공원 구장을 터전으로 삼은 몽촌클럽 등이 활동 중이다.

이 회장은 매일 이 클럽들을 '순례'한다. 늘 얼굴을 내비치며 각 클럽 회원들과 유대를 쌓는 한편 애로와 고충을 살펴보고 해결하려 애쓴다.

이들뿐만 아니다. 한국육영학교에선 교사를 대상으로 프리테니스를 교육한다. 교육받은 교사가 정서 장애 학생들을 가르침으로써, 결과적으로 프리테니스 보급이 확대되는 셈이다.

2019년에 전국 규모로 열린 제1회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 회장배 대회는 이원영 회장이 기울인 심혈 덕분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개막식에서, 선수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원영 제공

프리테니스를 개척하려는 이 회장의 집념은 대회 창설로도 구현됐다. 신생 종목인 프리테니스를 널리 알려 깊은 인상을 남기려는 뜻에서, 2019년 제1회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 회장배 대회를 창설해 선보였다.

전국 규모로 열린 이 대회에서, 이 회장은 총상금(약 1,000만 원)을 비롯한 운영 재원의 대부분을 스스로의 힘으로 조달했다.

◇ 행복과 건강을 되찾은 회원들의 만족감, 클럽 발전의 디딤돌 돼

제1회 송파구프리테니스연맹 회장배 대회에서, 자리를 함께한 이원영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박성수 송파구청장(왼쪽 옆) 모습이다. 이원영 제공

성내천 프리테니스클럽은 사실상 5개 동호회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주중 3개 반과 주말 2개 반 등 총 5개 반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총괄 운영은 이원영 회장이 맡고 있다.

반마다 2명씩의 강사(주·보조)가 포진해 책임지고 가르친다. 총회원 수가 75명이니, 강사 한 명당 회원 7.5명을 가르치는 셈이다. 그만큼 한 명당 지도받는 시간이 많아, 회원 모두가 만족해한다.

주중 교실은 새벽반(6~7시), 오전반(9~12시), 오후반(1~5시)으로 이뤄졌다. 주말 교실은 오전반(9~12시), 오후반(1~5시)으로 편성됐다.

운영 재원은 회비로 충당한다. 회비는 월 1만 원이다. 별다른 출연을 받지 못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무척 싼 회비다. 가입비는 3만 원이다.

프리테니스는 남녀노소가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이다. 이를 입증하듯, 성내천클럽에서 최연장자 회원인 임부성 할아버지는 여든네 살(이하 우리 나이)이다.

여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이순화 할머니도 80대다. 지난해 여든 살에 비로소 프리테니스를 시작한 이 할머니는 "폐활량이 많이 늘어났음을 실감한다. 건강도 몰라보게 좋아졌다."라며 밝게 웃었다.

가장 젊은 회원은 이주형 씨(여)다. 서른아홉 살인 이 씨는 "40대를 앞두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프리테니스를 즐기면서 생활에 밝음을 되찾았다."라고 밝혔다.

회원들만의 상찬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회장도 거들었다. 연륜이 묻어나는 예찬이었다.

"프리테니스는 테니스의 역동성과 탁구의 접근성을 융합한 운동이다. 따라서 프리테니스를 즐기다 보면 민첩성과 순발력 및 지구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뿐 아니다. 프리테니스는 복식의 경우 테니스와 달리 짝을 이룬 파트너끼리 서로 번갈아 플레이해야 한다. 한 사람이 잇달아 공을 다룰 수 없다. 회원 간에 유대감이 깊어지는 까닭이다."

이 회장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프리테니스가 효용성이 높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6만 원 선인 라켓은 영구적이다. 공은 열두 개들이 한 다스가 3만 원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투자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순수 생활체육이다."

이처럼 효과 만점 생활체육인 프리테니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보조 강사로 활약 중인 박지우 씨는 한마디로 '중독성'이라고 표현했다.

"프리테니스가 내뿜는 마력(魔力)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성내천클럽은 지리적 이점도 톡톡히 누린다. 성내천 둔치길을 걷다가 프리테니스 플레이를 보고 가입하는 회원이 많다. 이원영 제공

회원의 만족도만큼이나 성내천클럽은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그 이유의 하나는 위치성이다. 전용 구장이 성내천 둔치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량산에서 발원한 성내천은 한때 건천으로 화했다가 2005년 복원됐다. 생태 하천 조성 사업이 꾸준히 시행되며 송파 구민이 즐겨 찾는 곳이 됐다.

잘 조성된 둔치길 때문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은 걷기 운동을 즐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뿐더러 경관마저 뛰어난 성내천 둔치길은 걷기에 최적의 장소다. 성내천 둔치길엔, 사시사철 열심히 걷는 생활체육인으로 넘쳐난다.

성내천 둔치길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프리테니스 전용 구장을 활용하는 성내천클럽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대목이다. 걷기 운동을 하다가 눈에 띄는 프리테니스 플레이 모습에 호기심이 일어 입문 과정을 묻고 가입한 회원도 많다.

이 회장은 "프리테니스를 통해 행복을 되찾아라" 라고 권유했다. 아울러 장담했다.

"삶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프리테니스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을 듬뿍 누리는 데서 비롯한 행복감이 뚜렷하게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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