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배드민턴장 운동 2시간 제한, 반발 고조… "2시간 후 짝지어 다른 장소 가는건?"

거리두기 3~4단계, 실내체육시설 내 머무는 시간 최대 2시간 제한
탁구업계 "운동 후 외부활동 증가시키며 밀접 접촉 조장하는 행위"
"종목별 특성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방역수칙"
문제부 "업계 입장 중수본 전달 했으나 모두 반영 못해"
중수본 "감염 위험 낮추기 위한 방역수칙 마련한 것"

거리두기 3~4단계 방역수칙에 따라 시설 내 머무는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하는 탁구장(사진 왼쪽), 탁구장 방역지침 공지문(사진 오른쪽). 김조휘 기자

"실내체육시설 체류 한도 2시간 제한, 오히려 방역 헤칩니다."

탁구, 배드민턴, 농구, 풋살 등 2인 이상이 조를 이뤄 진행하는 운동의 경우 현 거리두기 방역수칙상 머무는 시간이 최대 2시간 이내여야 한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실내체육시설 관계자들은 2시간까지만 체류를 허용하는 방역 방침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며, 심지어 방역을 방해하는 조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A관장은 "최대 2시간만 머물도록 한 조치는 오히려 외부 활동을 증가 시키며 밀접 접촉을 조장하는 행위" 라고 주장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배드민턴 체육관을 운영하는 B관장 역시 "방역조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동인구와 밀접 접촉을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데 있다"며 A 관장의 주장과 동일한 견해를 견지했다.

'머무는 시간 최대 2시간' 수칙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다수다.

서울 성동구에서 풋살장을 운영하는 C대표는 "풋살의 경우 체력소모가 많아 2시간 이상 운동하는 경우가 없다. 2시간 이내 방역수칙이 왜 필요한지 의문" 이라고 밝혔다.

인천시 서구에서 농구장을 운영하는 D대표는 "농구 교습의 경우, 최대 2시간만 진행하기 때문에 최대 2시간 이내 체류를 허용하는 방역수칙은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탁구장(사진 왼쪽)과 배드민턴 체육관(사진 오른쪽) 관계자들은 시설 내 머무는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역수칙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김조휘 기자

종목별 특성을 고려치 않은 행정편의적 방역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탁구장 A관장은 "탁구는 유산소 운동이긴 하지만 과격한 운동은 아니다. 보통 3~4시간씩 운동을 하는 탁구는 운동 중간중간 자동적으로 휴식이 주어지며, 체육관 내 충분한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탁구 동호인들이 2시간만 운동하고 퇴장할 경우, 3~4명씩 짝을 지어 음식점이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 밀접 접촉이 이뤄져 방역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운영자는 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탁구 동호인 전 모씨는 "평상시 3~4시간씩 운동을 했는데, 이번 거리두기 4단계 방역수칙으로 인해 2시간 밖에 운동하지 못해 아쉽다"며 "탁구를 단 2시간 밖에 못하다 보니 운동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체육관도 탁구장과 사정은 같다.

배드민턴 체육관 B관장은 "거리두기 4단계 전, 회원들이 보통 대관료 부담으로 6~8명씩 모여 운동했다. 함께 온 인원이 많을수록 쉬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최소 3~4시간은 운동하는 종목" 이라며 "3~4시간 운동하던 회원들의 운동 시간을 일일이 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부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4단계도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가운데, 상황이 나아진다 해도 당분간 최소 3단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걱정" 이라고 말했다.

자체 소독기를 통해 수시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탁구장. 김조휘 기자

현재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 종목별 대표자들이 모인 '실내체육시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들과 몇 차례에 거쳐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전윤형 탁구 운영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종목별 특성을 고려한 방역수칙을 정하기 위해 방역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그러나 최근 방역당국에서 공지한 방역수칙 내용은 현장의 목소리 반영이 여전히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탁구 운영자 비상대책위 측에서 간담회 때 제시한 방역지침은 ▲1~2단계 마스크 착용, 소독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 하에 자유 운영 ▲3단계 대회 금지, 복식 금지 ▲4단계 복식 금지, 대회 금지, 영업시간 제한(22시-05시) 등이었다.

전 위원장은 "종목별 특성에 전혀 맞지 않은 방역 수칙이다. 일부 내용은 현 상황을 고려해 이해할 수 있으나, 간담회 때 전혀 없던 내용들을 전달받아 몹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문체부 스포츠산업과가 제시한 거리두기 3단계 개정안(운영시간 22시 ~ 05시 제한, 샤워실 샤워기 한 칸 띄워 사용)도 문제시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종목별 실내체육시설 관계자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 위원장은 "샤워실 운영보다 운영시간이 더 중요한 종목들도 있다. 종목별 특성을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종목별로 지킬 수 있는 세부적인 방역지침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최대한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업계의 입장을 중수본에 전달해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쳤으나 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모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관련 부처, 협회·단체와 협의해 생업시설의 집합금지, 운영제한은 최소화하되 감염 위험은 낮추기 위한 방역수칙을 설계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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