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스토리'… 창원시 K-돔 건립 이어 춘천시도 에어돔 축구장 추진

장마와 혹한 속에서도 프로야구, 미식축구 즐겨
세계 최초의 돔구장은 미국 애스트로돔
일본은 프로야구 6개 구장이 돔구장
경남 창원, 올해 안 에어돔 축구장 완공
춘천시도 전지훈련 특화시설로 송암동에 에어돔 추진

국내 첫 프로야구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

지붕이 있는 야외 경기장을 일반적으로 '돔구장' 이라 한다. 초창기 건설된 경기장이 돔 구조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돔 구장은 기후와 관계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필수적인 인프라다.

일본은 주로 장마철 프로야구 경기를 위해, 미국은 시즌이 겨울철인 미식축구(NFL)를 위해 돔구장을 건립했다. 미네소타, 미시간, 일리노이, 위스콘신 등의 미국 오대호 연안과 뉴욕, 보스턴을 위시한 북동부 지역은 눈 때문에 돔구장이 필수적이다.

세계 최초의 돔구장인 미국 애스트로돔. 돔구장은 스포츠 뿐 아니라 대형 문화이벤트가 개최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일본은 9개의 돔구장 가운데 6개가 프로야구 구장이다. 일본 최초의 돔구장은 1988년 건립된 도쿄돔이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국민타자’ 이승엽이 요미우리 시절(2006∼2010년) 뛰었던 바로 그 곳이다.

일본 최초의 돔구장인 도쿄돔.

도쿄돔은 야구장 뿐 만 아니라 ‘도쿄돔시티’로 불리는 유원지, 호텔, 쇼핑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있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보안상의 문제로 올림픽 경기장에서 제외됐다.

도쿄돔 내부 야구장. 국민타자 이승엽이 활약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세계 최초의 돔구장인 미국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은 1965년 개장했다. 30개 메이저리그야구 팀이 있는 미국에는 7개의 프로야구 돔구장이 있다. 미식축구 돔구장은 이보다 많은 10개 구장이다. 겨울철이 긴 캐나다에도 야구와 축구를 할 수 있는 3개의 돔구장이 있다.

한국은 2006년 경륜 경기장인 광명 스피돔을 시작으로 청도 소싸움 경기장과 프로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이 건립돼 있다.

돔 구장은 단순히 운동 경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수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어 대형 콘서트와 이벤트를 수시로 개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해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퀸 공연.

고척 스카이돔은 지난해 1월 퀸의 내한공연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돔 구장은 재해가 일어났을 때 이재민 수용 시설로도 꽤나 유용하다. 2005년 뉴올리언스를 덮친 카트리나 때도 루이지애나 슈퍼돔(현 메르세데스-벤츠 슈퍼돔)에 10만 명의 이재민을 수용했다. 포항 흥해읍에 2019년 건립된 에어돔(1880㎡)은 500명 수용규모의 국내 첫 에어돔 다목적 재난대피소로 건립됐지만 평소에는 체육시설로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돔구장은 시공 방식에 따라 현수막 구조, 골조막 구조, 공기막 구조로 나뉜다. 현수막 구조는 천막을 구조물이 위에서 잡아주는 형태로 영국 ‘밀레니엄돔’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현수막 구조의 대표 건축물인 영국 밀레니엄돔.

골조막 구조는 철골 등 강성골조로 뼈대를 만들고 천막을 덮는 구조다. 고척 스카이돔이 이 방식이다. 공기막 구조는 천막을 밀폐시키고 그 안에 공기를 주입해 천막을 지지한다. 흔히 ‘에어돔’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일본의 도쿄돔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에어돔은 특히 설치지역에 제한이 없고, 건축비용이 일반건축물에 비해 매우 저렴하며 설치목적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적으로 박람회장이나 전시·콘서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임시 건축물에 사용돼 왔지만 점차 체육시설로 사용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최근 중국의 사립학교에선 미세먼지를 피해 운동장에 에어돔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지역 매립장에 에어돔이 활용되고 있다. 대구, 오창, 성주, 구미, 익산 등에 에어돔 매립장이 설치돼 있다. 매립장을 에어돔으로 덮을 경우 미관상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비산먼지의 배출을 저감시키는 효과도 있다.

경남 창원시에 올해안으로 국내 최대규모의 에어돔 축구장이 건립돼 창원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등장하게 됐다. 필드홀딩스 제공

이같은 에어돔의 장점을 살린 축구장이 올해 경남 창원시에 건립된다.

창원시는 지난 달 문화체육관광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에어돔 축구장 ‘K-돔’ 우선협상자로 스포테인먼트 기업 ‘필드홀딩스’를 선정했다. 성산구 사파정동 창원축구센터 내 제4보조경기장에 건립될 K-돔은 연면적 1만519㎡, 너비 82.5m, 길이 127.5m에 달하는 초대형 에어돔 축구장이다. 실내 축구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K-돔은 축구뿐 아니라 야구,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 경기도 할 수 있으며 이벤트, 공연, 축제 등 문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어 창원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춘천시도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전지훈련 특화시설로 에어돔 축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춘천시는 에어돔 시설 부지로 송암스포츠타운 내 송암동 644-17번지(카트장) 일대를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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