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경기 가능한 당구도 STOP… "종목 특성 고려 없이 장소로 구분·통제, 지친다"

거리두기 4단계 여파로 멈춘 '당구 디비전 리그'
"매출 70% 감소, 운영 사실상 불가능"
당구장, 디비전 리그 운영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전무
"모든 스포츠, 동일 방역 수칙으로 통제하는 것은 형평성 어긋나"

KBF 디비전 리그가 진행 될 때의 경기 모습. 이영규 디렉터 제공

'KBF 디비전 리그'는 대한당구연맹(KBF)이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아마추어 당구 리그다.

당시 성공적인 리그 개최를 위해 KBF는 14차례 전국 순회 설명회를 다녔고, 운영과 홍보를 담당하는 디렉터 80~100여명을 선발했다.

당구는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로, 출범 당시 디비전 리그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또 당구 동호인이라면 실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출전 가능하다는 것이 당구 동호인들에게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대전 지역도 다섯개 구(유성구, 대덕구, 서구, 중구, 동구)에서 지역별 디비전 리그를 개최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대전 지역의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가 점차 격상되면서 KBF 디비전 리그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대전 중구 권역의 KBF 디비전 리그는 거리두기 3단계 당시 감염병관리과 질의 결과 일정대로 리그를 운영해도 무방했다. 그럼에도 리그 자체 내에서 참가자들의 안전과 실내체육시설에서 다수의 전파자가 발생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고려해 리그 연기를 공지했다.

이후 지난 27일부터 약 2주간 대전 지역도 수도권과 마찬가지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모든 KBF 디비전 리그는 중단됐다.

◇ "코로나19 발생 전 수입의 절반만 나와도 감사해야 할 상황"

대전 중구 KBF 디비전 리그를 진행하는 당구장, 오후가 훌쩍 넘었지만 당구장을 이용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김진성 대학생기자

당구장은 배드민턴, 농구, 탁구 등과 같은 실내스포츠다. 그러나 체력 부담 없이 마스크를 쓰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경기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다른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감염 위험이 덜하지만, 그렇다고 매출에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전시 중구 A당구장을 운영 중인 B씨는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70% 감소해 운영 자체가 힘들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월세와 전기세만 지출해도 남는 것이 없다. 과거 수입의 절반만 돼도 감사할 따름" 이라며 "음료, 수도세 등과 같은 비용은 모두 적자 지출인 상태" 라고 말했다.

KBF 디비전 리그 대전 중구 권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영규 디렉터는 "디비전 리그를 운영하거나 혹은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전했다.

◇ "모든 스포츠를 같은 방역 수칙으로 통제하는 것은 형평성 어긋나"

당구 자료사진. 이한형 기자

코로나19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선수들 간의 직접적인 접촉 유무가 감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구장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취약한 실내 체육시설이기 때문에 더 강한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한다.

대전 중구의 C 당구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한 당구대에서 3인 이상 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관전자도 불허하고 있는 상태다. 경기 중에 말하는 것도 자제시키고, 의사소통은 최대한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를 통해 대신하고 있다. 사용된 컵은 다른 구장들과 마찬가지로 자외선 살균을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영규 디렉터와 함께 두 당구장 관계자는 현재 '스포츠와 관련한 방역 수칙은 실내 스포츠와 실외 스포츠로 구분짓고 통제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각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스포츠를 장소로만 구분 짓고 통제하는 방역수칙은 많은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 강한 조치가 취해져도 이를 따를 의향이 있지만, 모든 스포츠를 같은 방역 수칙에 맞춰 통제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 이라며 "​종목별 세부적인 방역수칙으로 운영에 차질없는 선에서 철저한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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