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INTRODUCE]'더 클라임'… "근육 키우기엔 클라이밍이 최고, 친교는 덤"(영상)

스포츠 클라이밍 초보 3총사, 일산점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 돼
우람한 팔뚝 자랑, 전완근 강화에는 최고
모두들 자신의 훈련 모습 동영상에 담아
2인 1조 리드 클라이밍은 생사를 건 협동심 키워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의 스포츠 클라이밍 연습장인 '더 클라임' 일산점. 형형색색 홀더를 장착한 다양한 인공암벽이 1,320㎡(400평)의 대형 체육관을 메우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수십 명의 동호인들이 자기만의 과제를 수행하며 클라이밍에 열중하고 있었다. 연령대도 젊었다. 중학생 정도의 청소년에서 30대까지 남녀가 절반 정도씩 보였다.

형형색색 홀더를 장착한 더 클라임 일산점 인공암벽. 서완석 기자

이곳 저곳 인공암벽 아래에는 가쁜 숨을 내쉬며 쉬고 있는 동호인들도 있었다.

"운동 특성상 한번 힘을 짜내 과제를 수행하면 순간적인 에너지 소모 탓에 체력이 고갈되기 때문에 쉬어줘야 해요"

안내를 하던 박은하 강사는 6년전 우연히 접한 스포츠 클라이밍에 흥미를 느껴 아예 강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케이스다. 취미가 직업이 된 셈이다. 스포엑스 대회 등 동호인 대회에 출전하면서 클라이밍이 더욱 즐거워졌다.

특이한 것은 거의 모든 동호인들이 삼각대를 준비해 암벽에 매달린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박 강사는 "촬영은 자신의 훈련 모습을 기록하려는 것이 아니라 과제 수행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확인해 더 좋은 실력을 키우려는 뜻"이라고 말해줬다.

스포츠 클라이밍 연습장은 또 다른 친교 모임으로 이어진다.

열정으로는 고수인 초보 스포츠 클라이머 하태욱, 이재훈, 오영신씨(왼쪽부터). 서완석 기자

오영신(30)·하태욱(25)·이재훈(25) 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곳에서 친구가 됐다. 3개월 전 입문한 하씨, 이씨에 비해 오씨는 불과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초보자로서 어려운 부분을 공유하다 연습도 같은 시간대에 함께 하게 됐다.

이들은 훈련이 끝나면 가끔 호프 한잔씩 하면서 친교를 나눈다고 한다. 대화 내용은 전부 '스포츠 클라이밍'이다.

이들에게 스포츠 클라이밍 연습하면서 무엇이 좋아졌는지 물어봤다.

"팔뚝 근육(전완근)이 장난이 아니에요. 홀더를 잡고 오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렇게 커졌어요."

입문 한달 된 오영신씨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서완석 기자

오 씨는 자신의 우람한 팔뚝을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입문한지 겨우 한 달된 신참이었다. 다른 회사로 옮기기 위해 준비중인 그는 친구 따라 우연히 스포츠 클라이밍을 접하고는 거의 매일 체육관을 찾는다고 했다.

"이전에도 풋살, 농구 등 다른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스포츠 클라이밍 만큼 빠져든 적은 없었다"는 그는 "전완근 뿐 아니라 어깨 근육도 단련되면서 전신이 딴딴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함께 연습중인 이재훈(25)씨는 "2달 반 만에 6.5㎏가 감량했다"며 자신의 몸무게를 소수점 단위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입문 2달 반 만에 6.5kg이 감량됐다는 이재훈씨가 홀더를 잡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완석 기자

전역 후 2년간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다가 친구 소개로 스포츠 클라이밍을 알게 됐다는 그는 "진도가 엄청 빠르다는 강사의 칭찬을 듣고 더욱 정진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실제로 그는 보통 1년 정도 걸리는 난이도를 불과 몇 개월만에 수행할 정도라는 것.

그가 직접 인공 암벽에 올라 날다람쥐 같은 실력을 보이자 곁에 있던 친구들이 박수로 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하태욱씨가 같은 색의 홀더를 잡으면서 과제를 익혀가고 있다. 서완석 기자

익스트림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입문했다는 하씨는 3명 중 가장 먼저 와 연습하고 있었다. 그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통해 전완근, 광배근 등 전신의 근육을 고르게 강화시키고 싶어 한다.

사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상체나 팔, 손가락 근육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전혀 아니다. 다양한 각도와 높이의 벽을 오가는 동안 전신의 관절과 근육을 고르게 사용하게 된다. 상체만 아닌 하체와 복근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전신 근육 운동이 되는 셈이다.

이같은 근력 운동 뿐 아니라 스포츠 클라이밍은 성취감을 만끽하고 협동심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과제를 성취했을 때 매번 느끼는 성취감은 '중독성'이 있을 만큼 최고의 희열을 준다고 한다.

2인 1조로 이뤄지는 리드 클라이밍은 자신의 안전을 밑에 있는 확보자에게 맡겨 놓음으로써 생사를 건 협동심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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