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민이의 특별한 '웨이크서핑'… '꿈에 대한 열정, 역경을 능가'(영상)

초등 6년 이아민, 난청 등의 악조건 딛고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성취도 높혀
프로농구 전자랜드 등에서 파워포워드 활약한 아빠 이현호의 운동신경 빼닮아
"웨이크서핑 실력도 학교성적도 쑥! 쑥! 정~말 신나요"
운동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일부의 시각에 경종


서울 지향초등학교 6학년 이아민(12) 학생은 요즘 웨이크서핑(wake surfing)에 푹 빠졌다. 타면 탈수록 실력이 늘 뿐만 아니라 학교성적까지 좋아져 더 신난다.

어릴 때 아빠 따라 타던 서핑에 재미를 느껴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혼자서 타는 웨이크서핑에 도전하고 있다.

엄마와 학교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하며 큰 열정을 갖고 시작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이라는 악조건 조차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17년 아빠 이현호씨와 서핑을 즐기는 이아민. 이현호 제공

웨이크서핑은 파도 대신 보트가 지나가는 흔적을 따라 서핑 보드를 타는 신종 레저스포츠다. 자연이 만드는 파도와 달리 보트가 만들어내는 인공 파도인 웨이크를 헤쳐나가며 점프, 회전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가 보트에 연결된 줄을 잡고 탄다면 웨이크서핑은 줄을 놓고 맨몸으로 거친 물결을 헤쳐 나가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먼저 보트의 줄을 잡고 달리며 물속에서 수면위로 차고 올라 서핑보드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잡는 것부터가 웨이크서핑의 시작이다.

난청 등의 악조건을 딛고 15회 만에 안정적으로 서핑 보드를 콘트롤하는 단계에 이른 이아민. 이현호 제공

보트가 만들어 내는 강한 물살의 저항을 이겨내면서 일어나야 하고 줄을 놓은 뒤에서는 전신 근육을 사용해 균형을 잡고 물살을 제쳐야 하는 강한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이다.

성인도 쉽지 않은 운동이지만 아민이는 프로농구 전자랜드 등에서 파워 포워드로 활약했던 아빠(이현호, 41)를 닮은 빼어난 운동신경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고난도 과정을 소화해 냈다.

특히 4살과 10살 때 인공 와우수술을 두 번 했던 난청을 딛고 도전하는 것이라 더욱 놀라웠다.

수중에서 매우 취약한 와우기기와 시력이 약해 썼던 안경까지 모두 뺀 채 아민이는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본능적인 감각으로만 타야 하기 때문에 보통사람의 2~3배 이상 노력을 하고 있다.

아민의 도전을 적극 성원하는 아빠와 포즈를 취한 이아민. 이현호 제공

아빠 이현호씨는 "본인 의지가 강해 서핑 타기 전날 밤엔 학교 숙제를 끝내고 서핑 슈트 등 장비를 야무지게 챙겨놓고 자는걸 보면 짠하기도 하다."며 아민이를 기특하게 생각했다.

또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가 돼 혹시나 본인의 핸디캡을 원망하거나 자책할까 봐 걱정했는데 좋은 스포츠 취미로 극복하는 것 같아 참 다행스럽다."며 아민이의 거침없는 도전에 무한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아민이의 이 같은 자기주도형 스포츠 학습은 학교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전에는 공부에 큰 열정을 보이지 않던 학생이었지만 이제는 어렵다던 수학문제도 척척 풀어 100점 만점을 자주 받을 정도로 학교공부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아민이는 "좋아하는 취미생활이 생겨 실력을 키워 나가는 게 재미가 있고 또 그것을 할 수 있다면 기본인 학교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서핑에 투자한 시간 이상으로 숙제나 공부에도 집중했던 것이 성적이 오른 이유 같다."며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크게 힘들지 않다는 반응이다.

피겨스케이팅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있는 이아민. 이현호 제공

올 초부터는 매주 2차례씩 피겨수업까지 받으면서 또 하나의 목표를 설정했다. 아직 초보지만 올해 말에는 피겨 등급시험 초급에 합격한다는 각오로 얼음을 지치고 있다.

힘든 운동인 웨이크서핑에 피겨까지 배우는 아민이의 일과에 무리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아민이는 오히려 즐거워한다.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이던 선생님에서 피겨스케이트와 웨이크 서핑을 하는 코치로까지 꿈이 커지면서 세상도 그만큼 더 다양하고 활기차게 개척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민이가 평소에는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고 친구랑 소소한 쇼핑에 나서는 이른바 "소확행"을 즐기지만 취미인 웨이크서핑과 피겨를 접하면 눈빛부터가 달라진다.

이처럼 확실한 목표의식을 갖고 미래의 자신을 가꿔 나가는 긍정의 마인드는 난청수
술에 이은 주기적인 검사와 치료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쳐 의료계조차 놀랄정도로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졌다.

"꿈에 대한 열정은 역경을 능가한다"는 퀴리부인의 명언처럼 아민이는 강한 열정으로 역경을 이겨나가는 Z세대의 상징적인 청소년으로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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