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빌딩숲에서"… '실내연습장' 1년전 比 100% 증가

테니스 실내연습장, 빌딩 공간에 자리잡는 것이 대세
전국 270여개 연습장 성업 중
관계자 "젊은 세대를 겨냥한 자연스러운 시장 변화"

빌딩 속 실내테니스연습장이 최근들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서완석 기자

이제는 빌딩에서 테니스를 배우는 시대가 왔다. 흔히 테니스 실내연습장으로 불리는 테니스 학원들이 빌딩 공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2~3년 전부터 생겨난 커다란 변화다.

그동안 테니스 입문자는 아파트 단지에 자리 잡은 야외코트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야외코트를 이용해야 했다. 또 일부 실내코트가 있지만 초보자가 쉽게 접근하기에는 테니스 코트가 부족했다.

아파트 단지 코트도 부족한 주차장으로 점차 바뀌면서 테니스 동호인들은 코트 구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비싼 땅값 탓에 옥외 테니스장을 새로 짓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레 빌딩 사무공간을 임대해 테니스 레슨을 하는 지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지 '테니스피플'이 지난 3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에 약 270여개의 실내연습장이 성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143개로 조사된 것에 비해 100% 가까이 늘어났다.

서울과 경기도에만 166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연습장도 영업제한조치를 피할 수 없었음에도 연습장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실내 테니스연습장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에 대해 김대현 '나이스실내테니스' 대표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자연스런 시장의 변화"란 말로 원인을 분석했다.

"테니스 칠 야외 공간은 줄어들고, 잠재적 테니스 인구는 있는데 여기에 젊은 지도자들이 빌딩의 사무공간을 연습장으로 활용해보자는데 착안한 것이죠."

실내테니스연습장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연습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완석 기자

빌딩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주변 어디서나 접근이 쉬워졌다. 대형 빌딩은 대개 교통도 편리했다. 요즘은 옥상을 활용한 연습장도 생겨나고 있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강남지역에는 볼머신을 활용한 24시간 무인 자동레슨연습장도 있다.

선수출신 코치이기도 한 김 대표가 운영하는 나이스실내테니스장을 찾았다. 지하철 3호선 마두역 바로 옆에 위치한 빌딩 4층에 연습장이 자리했다.

빌딩 4층에서 실내테니스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대현 나이스실내테니스 대표. 서완석 기자

대략 100평 규모의 공간에 테니스장 1개 코트의 면적이었다. 사방에 그물망을 쳐 볼이 사방으로 튀지 않게 잡아줬다. 2명의 교습생이 비지땀을 흘리며 코치들로부터 레슨을 받고 있었다.

물론 실내연습장은 야외코트와 달리 연습의 제약이 있긴 하다. 천정이 낮아 로브샷 같은 띄우는 샷은 칠 수 없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실내 연습장은 기본기를 익히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면서 "오히려 햇볕에 타는 것을 싫어하는 젊은이들은 오히려 실내연습장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연습장에서 만난 이예진(25·고양시 마두동)씨는 "평소 테니스를 배우고 싶었으나 마땅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며 "인터넷에 검색하니 집 가까이에 실내연습장을 찾게 됐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제 시간에 연습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레슨은 월 20만원에 주 4회로 이뤄진다. 6개월 정도면 게임할 수 있는 기초 실력이 갖춰진다.

연습생들은 이후 동호회를 만들어 옥외테니스장을 찾아 월례회를 개최하면서 실내연습장이 주지 못하는 테니스의 맛에 빠져든다고 한다. 이는 마치 실내연습장에서 스윙을 배워 라운딩을 나가는 골프 동호인들과 똑같은 패턴이다.

최근 테니스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코치 구직난이 심화되고 있다. 서완석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테니스 입문자가 급격히 늘었다. 테니스는 코트를 사이에 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벽한 운동이란 점도 한몫했다. 이로 인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테니스 붐이 불고 있다. 나이스실내테니스장에도 130명이 넘은 교습생이 있다.

수강생이 늘어나면서 코치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웬만한 코치면 대기업 사원 부럽지 않은 수입이 보장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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