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교습업 그래픽. 장윤우 기자'체육교습업' 업주들의 고충이 깊다.
'체육교습업' 규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각종 어려움을 겪는데다, 폐업을 고민하는 업주도 다수인 실정이다.
'체육교습업'은 13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용료를 받고 30일 이상 교습 행위를 제공하는 업종을 말한다.
2019년 5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발생한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11월 체육시설법(제10조 체육시설업의 구분·종류)에 '체육교습업'이 추가됐다.
이에따라 체육시설업 중 전국적으로 많은 분포도를 차지하고, 가구당 유료 수강 교습 비율, 종목의 안전대책 마련 필요성 등을 근거로 선정된 축구, 야구, 농구, 줄넘기, 롤러스케이트, 배드민턴 등 9개 종목들이 자유업종에서 '체육교습업'으로 업종이 전환됐다.
'체육교습업'으로 전환한 자유업종들은 부가가치세법(제26조 제1항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 해당한다.(국세청 해석)
그러나 '부가가치세 면세만 보면 업종 전환에 따른 수혜를 입는 듯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 업주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 체육교습업 건물 용도변경, 지자체별로 기준 제각각… 혼선
기존에는 공장 용지였던 한 풋살장. 익명 제공서울시 관악구의 '체육교습업 신고절차 안내문'에 따르면 '건출물 용도'는 면적 500㎡ 미만일 경우 '근린생활시설(1, 2종)'이어야 하며, 면적 500㎡ 이상은 '운동시설'만 가능하다.
이에따라 기존 자유업종 일때는 별다른 규제가 없었으나, '체육교습업'으로 전환되면서 몇몇 시설들은 용도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축구교실을 운영 중인 이 모 대표는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지자체들도 여럿 있다. 또 각 지자체마다 기준이 달라 사업주들에게 큰 혼선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A 지자체는 면적 500㎡ 미만일 경우 별도의 용도변경이 필요치 않다.
반면 B지자체는 체육교습업 시행일(2020년 11월 20일)로부터 7개월여가 경과한 현재까지 아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건축물 용도 변경을 진행할 경우, 건축사 의뢰를 통해 진행되며 비용 산정 기준은 현장 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대표는 기존 공장 용지였던 시설의 용도를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는데 500여만 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이외에 기타 정화조 설치 등 추가비용도 발생했다.
이 대표는 "용도변경에 드는 비용은 작은 규모가 아니다.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용도변경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구청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체육교습업 신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 차량도 새로 구매해야 하는 실정
어린이 통학버스. 익명 제공'체육교습업' 차량 운행 시 도로교통법(제52조 어린이통학버스의 신고 등 3항)에 따라 어린이 통학버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로 한정된다.
이 경우 해당 자동차는 도색·표지, 보험가입, 소유 관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축구교실을 운영 중인 정 모 대표는 "체육교습업에 적합한 차량을 운행하려면 차를 새로 사야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은 줄어들고 계속해서 고정지출이 발생해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사업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이내(2021년 11월 19일)에 체육교습업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와관련 정 대표는 "좋은 정책이지만, 현 시기에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예기간을 좀 더 주거나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며 "무조건 따르라고만 하는 것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업주들의 불만을 해소해 주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자동차규칙) 등 다른 법에 입각한 사안으로 규정 완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사업주 분들께서 '체육교습업' 신고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홍보물 제작, 교육 등을 통해 신고 과정을 도울 계획"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