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가 MZ세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생존무술인데다 다양한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주짓수의 실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해 주짓수의 막강함을 지켜본 젊은 세대들이 주짓수에 관심을 모이면서 체육관도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핫한 격투기를 꼽으라면 단연 주짓수가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주짓수는 꺾기, 조르기 등으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는 경기다. 서완석 기자국내 도입된 지 20여년에 불과하지만 태권도장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격투기 도장이 바로 주짓수 체육관이다. 심지어 부모들 손에 이끌린 초등생 수련생들도 부쩍 많아진 요즘이다.
세상에는 많은 무술이 있다. 자연에 맞서, 혹은 전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인류는 다양한 형태의 무술을 개발했다. 태권도, 레슬링, 가라테, 유도, 무예타이, 복싱 등이 그것이다.
이를 크게 보면 손과 발로 상대를 때리는 타격기와 꺾고 졸라 상대를 제압하는 관절기, 이를 모두 허용하는 종합격투기로 구분된다. 주짓수는 관절기에 속한다.
주짓수는 유도의 원형인 일본의 전통 무술 '유술'(柔術)의 일본식 발음이다. 정확하게 발음하면 주주쓰에 가깝지만 영어로 표기되면서 주짓수로 살짝 변형됐다.
주짓수는 유럽으로 전파된 유러피안 주짓수와 브라질 전통 격투기 발리 투두와 결합한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나뉜다. 물론 일본 전통 주짓수도 있다. 현재 국내의 주짓수는 브라질리언 주짓수가 주류다.
브라질리언 주짓수가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93년 창설된 UFC 무대다.
UFC는 세계 최강의 무술을 가리자는 취지로 그레이스 가문에 의해 창설된 무규칙 종합격투기 대회였다. 현재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무대로 성장한 UFC 개막 이전까지 주짓수는 브라질 바깥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무술이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20세기 초 브라질로 이민 온 일본 유도인에게 유도를 배운 카를로스 그레이시가 창립했다.
그의 동생 엘리오는 체격이 왜소했지만 작은 체격으로도 큰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주짓수 기술을 개발해 브라질리언 주짓수 기술 확립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브라질에서 도장깨기 등으로 유명세를 떨친 이들의 2세들은 미국으로 진출해 주짓수의 세계화에 매진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세계에 알린 엘리오 그레이시(맨왼쪽)과 그레이시 가문엘리오의 장남 호리온은 UFC를 창설했고, 엘리오의 6남 호이스는 UFC 1, 2, 4대 챔피언에 올라 주짓수의 실전성을 입증했다.
1m83, 80㎏의 크지 않은 체격인 호이스는 당시 거구의 헤비급 복서, 레슬러, 유도가 등을 제압해 작은 체격으로도 큰 선수를 이길 수 있다는 주짓수의 강점을 전 세계에 알렸다.
주짓수의 국내 소개는 1998년 무렵이다. 연세대 교수인 미국인 존 프랭클이 교내 주짓수 동아리를 창설한 게 계기가 됐다. 그는 그레이스 가문의 세계적인 파이터 힉슨 그레이시의 제자였다. 프랭클 교수의 제자들과, 제자의 제자들이 체육관을 열어 전국에 50여개의 공인체육관이 있다고 한다. 물론 해외에서 주짓수를 직접 배워 국내 후진 양성에 나선 이들도 많아졌다.
1998년 주짓수를 국내에 알린 존 프랭클 교수. 무카스 제공주짓수는 메치기, 꺾기, 누르기, 조르기 등으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는 실전 무술이다. 근력과 악력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힘이 세면 유리하다. 하지만 자신의 힘보다 상대가 쓰는 힘의 흐름을 이용하고, 거기에 신체 구조를 잘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힘이 전부는 아니다.
이준형 관장(익스트림 컴뱃 대화지부)은 "주짓수는 '몸으로 하는 체스'라고 할 만큼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스포츠"라면서 "상대 움직임에 대해 매순간 바뀌는 자신의 몸 움직임에 집중하다보면 체력향상과 다이어트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까지 길러주는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준형 관장(사진 왼쪽)과 제자 위재형군. 서완석 기자4년간 주짓수는 수련했다는 위재형(대화고 1년) 군은 "주짓수가 또래 애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스포츠"라면서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도 체육관을 찾으면 금방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