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리그에 참가 중인 서울중구한클럽(한클럽)이 지난달 29일 서울강북구후에고(후에고)와의 경기에서 부정선수를 출전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인 것과 관련, K7 리그의 경우 이번 사례 뿐 아니라 부정선수 출전이 비일비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디비전 리그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부정선수 출전이 확인된 것은 서울 권역에서 처음인 것을 감안할 때 선수 검인 과정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보도: 노컷스포츠 5월 30일자 - 종료 10분 앞두고 선언된 의문의 몰수패… "이유는 차후에"·5월 31일자 - [단독]KFA 디비전 리그 '몰수패' 사유, 초유의 '부정선수' 출전·6월 2일자-(속보)K리그 초유의 '부정선수' 해명 논란… "뛰길 원해서"·기량은 '어쩔'(경기 영상)]
그래픽. 장윤우 기자K7리그를 거쳐 K5·6리그로 승격한 팀들의 경우 소속 리그 팀들과 여러 차례 맞대결을 가져왔기 때문에 부정선수 출전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전국의 모든 축구동호회가 참여할 수 있는 K7리그는 사정이 다르다.
매년 새로운 팀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확실한 선수 검인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정 선수 적발이 어려운 실정인 것.
실제 상당수 K7리그 참가자들은 한클럽 사례처럼 부정출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K7리그에 참가 중인 한 팀의 관계자는 "부정선수나 이적제한 선수(전 소속팀서 최종 출전일 기준 6개월이 지나야 출전 가능)도 경기에 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다. 그러나 4년차인 올해부터는 철저히 선수등록증을 통해 이적기한 확인을 하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선수등록증에 첨부된 사진 만으로 해당 선수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이번 사건과 같이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다른 선수를 뛰게 한 팀을 적발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이라고 설명했다.
K5리그에 참가 중인 TNT 핏투게터FC의 김태륭 단장은 "(부정선수 출전은) 디비전리그 외에도 다른 대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이었다.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을 뿐" 이라고 밝혔다.
부정선수 출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부정선수를 출전시킨 한클럽과 경기를 벌여 직접 피해 당사자에 해당하는 후에고FC팀의 전성우 매니저는 "풀뿌리 축구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창단해 아마추어 축구 최전선에서 경험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리그에 참여했다. 그러나 첫 발을 내딛자마자 이런 일을 겪게 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K5리그 참가팀의 정 모 단장은 "아마추어 리그지만, 상위리그로 올라갈수록 선수들과 팀에 대한 인식이 프로에 근접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갖고 운영되는 팀들은 본인들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있다"며 "이러한 것들을 배제하고 단순히 승리나 다른 이익을 위해 부정선수를 출전시키는 행위는 다른 팀들을 무시하는 행동" 이라고 성토했다.
TNT 핏투게터FC의 김태륭 단장은 "부정선수 출전이 드러난 이번 사건은 스포츠 정신 위배된 행동이다. 적발되지 않으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무책임한 태도" 라고 밝혔다.
부정선수 출전 사태를 예방하는 방지책이 선행되야 한다는 것이 축구 관계자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TNT 핏투게터FC의 김태륭 단장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QR코드 체크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홍체 인식, 지문 확인 등 발전된 기술을 활용해 경기 전 선수 검인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K5리그 참가팀의 정 모 단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회 측에서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 최근 FK리그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과 마찬가지로 최초에 강력한 징계를 하면 이후 이런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줄어들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 이라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하고 관련 팀·개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성우 후에고FC 매니저는 "K7리그는 참여가 자유롭기 때문에 선수 출신이 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선수 출신 여부보다 부정출전이 가장 큰 문제" 라며 "확실한 근절을 위해 협회 측에서 철저한 신원 확인, 해당 규정 위반에 대한 강력한 규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정선수가 출전한 경기 장면. FC후에고 제공축구협회는 이같은 의견을 수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북구축구협회 관계자는 "먼저 지난 2경기를 포함해 한클럽의 모든 잔여경기(3경기)는 몰수패 처리됐다. 추후 서울시축구협회와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결과에 따라 앞으로 다음 시즌 디비전 리그 참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비전 리그에서 얼굴 대조만으로 선수 검인하는 것이 다소 한계가 있으나, 추후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선수 검인 관련 규정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관련 규정을 강화할 경우 이에 맞게 체계적으로 리그를 운영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서울시축구협회는 4일 상벌위원회를 소집, 한클럽 팀과 관련 선수에 대한 징계 내용을 논의했다.
서울시축구협회 관계자는 "줄 수 있는 최고 징계를 결정했다"며 "징계 여부는 차주 상위 기관인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검토 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후 징계 내용과 선수 신원 등을 공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