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축구 발상지다. 유럽인이 가장 즐기는 스포츠로선, 축구가 단연 으뜸이다.
객관적 수치가 입증한다. UN(국제연합) 회원국(193) 가운데 유럽 국가는 49개국이다. 이에 비해, FIFA(국제축구연맹) 회원국(211) 가운데 유럽 국가는 55개국에 이른다. 일단 유럽 국가라면 축구를 한다고 보면 된다.
FIFA 랭킹(2021년 4월 기준)에서도 나타난다. 유럽은 1위 벨기에(1783.38점)와 2위 프랑스(1757.3점)를 비롯해 7개국이 10위 안에 포진하고 있다. 유럽과 세계 축구계를 양분한다는 남미는 나머지 3개국(3위 브라질-8윌 아르헨티나-9위 우루과이)으로 유럽과 대비하면 크게 열세다.
국가에서 클럽으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세계 최고 구단을 가리는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유럽이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2000년 세계 클럽 선수권 대회라는 이름으로 창설돼 지난해까지 17회 열린 이 대회에서, 유럽 클럽이 열세 번 우승했다. 유럽 클럽은 2013년 대회부터는 아예 단 한 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고 8연패했다.
◇ 계량화한 UEFA 클럽 랭킹, 구단 위상 파악에 큰 도움
KFA 동호인 클럽 랭킹은 생활축구 활성화에 기여할 제도로 평가받는다. 노컷스포츠 DB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유벤투스(이탈리아). 유럽 4대 빅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 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들이다.
축구광이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설명할 듯싶다. UEFA(유럽축구연맹) 클럽 랭킹(Club Coefficients) 최상위권 팀이라고 덧붙이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 역대 UEFA 클럽 랭킹에서, 이들 4개 팀은 5위권 내에 포진한 내로라하는 명가(名家)다. 1위 바이에른 뮌헨(134점)을 위시해 2위 레알 마드리드(127점)→ 3위 맨체스터 시티(125점)→ 5위 유벤투스(120점) 순으로 자리하고 있다.
4위엔, 바르셀로나(스페인· 122점))가 랭크됐다.
물론, 2020-2021시즌에도 4개 팀의 위세는 여전하다. 1위를 질주하는 맨체스터 시티(35점)를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이 4위(27점)를, 레알 마드리드가 5위(26점)를 각각 달리고 있다. 유벤투스는 다소 부진하지만(13위·21점), 그래도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날 만한 성적은 아니다.
이처럼 UEFA는 각 클럽의 순위를 계량화한 점수로 나타남으로써, 팬들이 한눈에 구단의 위상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동호인 클럽 랭킹, 생활 축구 활성화와 저변 확대에 기여할 제도
KFA 클럽 랭킹 제도를 한국 축구 전반에 확대·실시키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컷스포츠 DB그렇다면 한국 프로축구에도 이런 랭킹 제도가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는 1983년 '수퍼리그'로 출범하며 선보였다. 일천한 역사 때문일까, 전 시대를 아울러 최고 구단을 알 수 있는 지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지 역대 우승 횟수, 또는 통산 승수를 헤아려 한 구단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실업 무대까지 외연을 확장해도 마찬가지다.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한 한국 축구에서, 최상위 K1부터 실업 마당인 K4까지 계량화한 수치로 객관적 순위를 매기는 제도는 입때껏 없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하부 구조엔, 랭킹 제도가 존재한다. KFA(대한축구협회) 동호인 클럽 랭킹으로, K5~K7을 비롯해 KFA에 등록된 모든 생활 축구 팀을 대상으로 한 제도다.
2016년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와 통합한 KFA가 생활 축구 체계화를 위해 내놓은 작품이다. 지난해 시범 운영으로 첫선을 보인 뒤 올해 정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제도 도입 취지는 경기 기록 문화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정착화를 통한 생활 축구 활성화다. 아울러 동호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나아가 저변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KFA는 K5~K7을 필두로 한 각종 생활 축구 대회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산출할 다양하고 흥미로운 데이터가 제도가 뿌리내리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KFA는 이를 위해 여러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별로 점수를 부여한 뒤 그 총합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있다. 각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물론 클럽 등록 인원수도 기준 가운데 하나다. 인센티브 & 페널티에 따른 가감점은 변수로 작용하는 기준이다.
랭킹은 ▲ 올해 랭킹 ▲ 역대 랭킹 ▲ 누적 랭킹으로 나뉘어 산정된다. 올해 랭킹은 매달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점수를 매겨 다음 달 15일에 발표된다. 역대 랭킹은 1년 단위로 점수를 합산해 이듬해 1월에 발표된다. 누적 랭킹은 제도 시행 시점(始點)부터 산정 시점(時點)까지 쌓인 점수로 정해진다.
■ KFA 동호인 축구 랭킹 남녀 10걸(2021년 4월 랭킹)▲ 남자 = ① 제주도 제주시 신제주 축구회(998점) ② 제주도 서귀포시 한라 축구회(941점) ③ 강원도 강릉시 관동 축구단(881점) ④ 세종시 욱일 FC(838점) ⑤ 강원도 동해시 남호 생활축구회(829점) ⑥ 제주도 제주시 삼성 축구회(806점) ⑦ 강원도 원주시 파란 FC(800점) ⑧ 제주도 제주시 JS FC(773점) ⑨ 제주도 제주시 FC 제주(772점) ⑩ 세종시 유나이티드 FC(770점)
▲ 여자 = ① 경기도 용인시 수지 여성 축구단(150점) ② 전라북도 전주시 전주 교차로 여성 축구단(147점) ③ 전라북도 정읍시 단풍 미인 여성 축구단(141점) ④ 경기도 용인시 수지 레이디 FC(138점) ⑤ 전라북도 김제시 김제 지평선 여성 축구단(129점) ⑥ 경기도 용인시 백암 타나 FC(118점) ⑦ 경기도 화성시 여성 축구단(114점) ⑧ 경기도 용인시 기흥 여성 클럽(109점) ⑨ 충청남도 천안시 흥타령 여성 FC(108점) ⑩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여성 축구 클럽(105점)
◇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마음가짐으로 결실 꾀해야"생활 축구는 한국 축구의 뿌리다. 이 맥락에서, 동호인 클럽 랭킹은 뜻깊은 제도다. 생활 축구 성장에 크게 기여할 제도로 높게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가 튼실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이 가능하다. 장밋빛 미래의 꿈을 부풀릴 만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뿌리를 내리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으려는 정성이 필요하다.
이 제도를 상층 구조(K1~K4)에도 이식하려는 인식과 그에 따른 열의와 노력은 열매맺이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생활 축구에만 적용할 수 있는 제도라는 편견을 불식하고 외연을 넓히는 데 땀을 쏟아야 한다.
고착화한 구조 때문에 가능성이 작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소극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긍정적·능동적으로 앞길을 헤쳐 나가려는 자세가 소중한 시점이다.
늦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밝은 내일을 향한 첫걸음은 내디뎌졌다. "시작이 반이다." 우리네 속담이 가슴에 와 닿는다.
최규섭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