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可타否타]'전국생활체육대축전', 현행 방식대로 가야 하나

건강한 삶 추구하는 생활체육 절대 명제에 맞춰 경기 방식 재고해야
승패·순위 각축장 아닌 삶의 활력소 얻는 화합의 장으로 기능해야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은 스무 살의 연륜을 쌓으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대회 태권도 세부 종목으로 열린 태권 체조 경연 모습이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KTA) 제공

생활체육은 일상생활에서 해 나가는 자발적 체육 활동이다. 곧, 삶의 일부분이다. 그런 만큼 모든 사람을 위한 체육(Sport For All)을 뜻하는 포괄적·광의적 개념이다. 이 맥락에서, '평생 체육(Sport for lifetime)'으로 받아들여진다.

갈수록 발달하는 문명의 이기(利器)들은 역설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협한다. 신체 활동 부족에서 오는 현상이다. 또한, '나홀로족(Myself Generation)'이나 '코쿤(Cocoon: 고치)족'이라는 신조어에서도 엿볼 수 있듯 폐쇄적 인간관계가 늘어나는 추세다.

생활체육 대두 배경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생활체육이 신체 활동을 통해 체력을 단련할뿐더러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밝고 활기차며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데 목적을 둔 까닭이다.

우리나라에서, 생활체육은 1985년께 나타난 국민복지 체육의 새로운 개념이다. 복지사회 실현 이념을 구현키 위한 국민체육 진흥 정책 시행의 추진 내용을 개념화한 새로운 용어로 등장했다.

앞에서 말했듯, 산업 발달과 자동화 시대의 도래는 체력 약화에 따른 국민 건강 감퇴, 퇴폐 향락 풍조 만연 등의 현상을 빚었다. 선진국은 이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더 나아가 사회복지 정책의 중요 수단으로 생활체육을 채택했다.

공감대를 형성한 한국도 그 물결을 따라갔다.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일반 국민의 체육 활동 참여 열기가 고조되며 생활체육 수요가 급증한 점도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했다.

자연스레 '보는 체육(엘리트 체육)'에서 '하는 체육(생활체육)'으로 체육 정책을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가 발전을 위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온 생애에 걸친 체육 활동 욕구를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생활체육 진흥을 통한 국민 건강과 체력 증진 및 국민의 건전한 여가 선용과 선진 체육문화의 창달을 도모키 위해 1991년에 국민생활체육협의회를 창설한 배경이다.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를 위한 첫걸음이었다.

◇ 생활체육 대축전, 꿈을 키우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경기 방식 취해야

2001년, 생활체육은 전환점을 맞았다. 생활체육인의 한마당으로 창설된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Korea Sports For All Festival)은 도약을 향한 구름판이 됐다. 스무 개의 나이테가 켜켜이 쌓이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생활체육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아직은 엘리트 체육의 경연장인 전국 체육대회엔 비견할 수 없어도 외형적으로는 손색없는 무대다. 가장 근래인 2019년에 열렸던 두 전국 대회의 종목 수를 비교하면 쉽게 엿볼 수 있다. 지난해는 두 대회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100주년 기념 무대로 서울특별시에서 열렸던 2019 서울 전국 체육대회서, 실시된 종목은 총 47개(시범 2개 포함)였다. 충청남도에서 열린 2019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서, 실시된 종목은 총 44개였다.

차이가 거의 없다. 생활체육의 비약적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생활체육은 2016년 엘리트 체육과 통합됐다. 이에 따라 국민생활체육협의회는 대한체육회로 흡수·통합됐다. 그 결과, 생활체육 대축전 주최 기관은 대한체육회로 바뀌었다.

그러나 주체만은 변함없이 생활체육인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활체육의 본질만은 흔들릴 수 없는 절대 명제기 때문이다.

승패와 순위를 다퉈 시상하는 생활체육 대축전 방식은 생활체육의 본질을 훼손할 염려가 크다고 지적받는다. 2019 대회 태권도 종합 시상식 모습. KTA 제공

이런 본령의 연장선 위에서, 생활체육 대축전은 열려야 한다. 곧, 승패와 순위에 얽매여 각축하는 열전의 장(場)이 아니라 삶의 활력소를 얻고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마당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펼쳐져야 한다.

스포츠 경기를 평가 방식으로 분류하면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그 한 가지로, ▲ 기록경기 ▲ 구기 ▲ 격투기(대인) ▲ 완성도 측정 경기를 꼽을 수 있다.

생활체육 경기는 단순하고 명확하게 치러져야 한다. 누구에게나 내재한 인간 본연의 도전 욕구를 '스스로' 충족하고 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벌어져야 한다.

생활체육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꿈을 키워 가는 무대로 기능해야 한다. 생활체육의 존립 조건이자 지상 과제다.

따라서 생활체육 경기는 될 수 있는 한 기록경기 형태를 취해야 한다. 승패나 순위와 관련 없이 일정 기준 기록을 넘어서는 누구에게나 상이 돌아가는 경기 운영 방식이 바람직하다.

과연 현존하는 생활체육 대축전이 이를 잘 구현해 왔는지 곰곰이 되돌아볼 때다. 건강한 삶을 찾고 구하려는 현대인의 꿈이 이뤄지는 무대였다기보다는 우승을 다투는 치열함에 매몰된 격전장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생활체육에 승자와 패자가 있을 리 없다. 결코 있어선 안 된다. 삶의 한 부분으로 닦아 온 기량의 깊이를 가늠하려는 마음이 배어나야 하는 마당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누구든지 나름대로 결실을 올리는 데서 생활체육의 효용을 찾을 수 있다. 생활체육 대축전은 생활체육인 그들의, 그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한마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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