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플러스]'론볼'… 전략이 승부 가르는 만인의 스포츠

정적 스포츠로 장애인 참여 수월
한국 세계 론볼 강국, 2018년 장애인 아시안게임서 종합우승
경기방식 컬링과 흡사… 냉철한 판단력, 고도의 집중력 요구

론볼은 실내에서도 많이 치러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의 론볼 경기장은 대부분 실내에 자리하고 있다. 대한장애인론볼연맹 홈페이지

'잔디(Lawn)와 볼(Bowl)의 어우러짐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린다' - 론볼(Lawn Bowling·Lawn bowls)의 탄생 배경이다.

명칭 그대로, 론볼은 잔디 경기장에서 볼을 굴려 가며 남녀노소,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즐길 수 있는 '만인의 스포츠'다. 건강관리와 여가 선용을 위한 최적의 운동이라 할 만하다.

기원은 멀리 중세 시대인 12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볼링의 일종으로, 영국 왕실에서 즐기는 궁정 게임이었다.

그런 만큼 영국을 비롯해 호주·뉴질랜드·미국·캐나다 등 영연방을 중심으로 그 명맥이 이어졌다. 최근엔 네덜란드와 일본 등지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1905년 국제론볼협회가 창립되어 세계 대회를 관장하기 시작했다.

론볼은 정적 스포츠로, 장애인이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 장애인 경기로 도입된 시초는 1960년이다. 영국의 스토크 맨더빌 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선수들이 경기하면서부터다.

이 병원에 있는 국립 척수손상센터는 패럴림픽(Paralympics: 장애인 올림픽)의 발상지다.

한국엔 장애인 스포츠로 도입·소개됐다. 1987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 때 시범 종목으로 첫선을 보였다. 1988 서울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계기로, 보급이 확대됐다. 재활 스포츠로 각광받으며 점차 대중적 인기를 모아 가고 있다.

1998 한국론볼연합회 설립, 2004 한국론볼경기연맹(2006년 대한장애인론볼연맹으로 개칭) 창립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한국은 세계 론볼 강국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독보적이다. 2018 장애인 아시안 게임에선, 종합 우승(금 7·은 1·동 1개)의 대풍가를 불렀다. 출전 선수 모두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적 스포츠며 신사 경기

론볼 경기장 규격. 대한장애인론볼연맹 홈페이지.

론볼은 '그린'이라고 불리는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가로세로 40m 정방형의 잔디 구장을 7~8개 링크(폭 5m, 길이 40m의 경기 구역)로 나누어 그 안에서 경기를 진행한다(사진 참조).

잭(Jack: 표적구)을 먼저 굴려 놓고 볼을 가까이 붙이는 데서 승패를 가르는 경기다. 볼은 완전한 구형이 아니라서 휘어지는 경로로 굴러간다.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포물선을 그리며 굴러가기 때문에, 포핸드나 백핸드 투구가 가능해 더욱 묘미가 있다.

경기 순서는 동전을 던져 정한다. 먼저 볼을 굴리는 경기자가 매트를 놓고 그 위에서 링크의 반대편 쪽으로 잭을 굴린다. 잭이 멈추면, 잭을 링크의 중심선으로 평행 이동한다. 이후 경기자는 차례로 매트에서 잭을 향해 볼을 굴린다.

경기 형태엔, 단식전과 복식전이 있다. 복식전은 다시 2인조, 3인조, 4인조로 나뉜다.

단식전과 2인조전은 4개씩, 3인조는 3개씩, 4인조는 2개씩 각각 볼을 굴려 승패를 가른다.

상대 볼보다 더 가까이 잭에 다가간 볼의 수만큼 점수를 획득한다. 결정된 점수에 양측이 동의하면 엔드가 종료된다. 첫 엔드가 종료되면, 방향을 바꿔 반대쪽으로 두 번째 엔드를 진행한다.

엔드는 경기를 세분하는 단위다. 잭을 굴리면서부터 양 선수가 차례로 정해진 수의 볼을 굴린 뒤 점수를 가릴 때까지를 엔드라 한다.

모든 경기는 여러 개의 엔드로 구성된다. 규정된 엔드를 끝낸 후 점수가 높거나 21점에 먼저 도달하는 경기자가 승리를 안는다.

이처럼 경기 방식에서, 론볼은 컬링과 비슷한 면이 많다. 상대의 공이나 잭을 쳐낼 수 있는 점도 흡사하다.

따라서 상대방의 전략에 대비하는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또한, 전략 수행을 위해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곧, 론볼은 지적 스포츠라 할 만하다.

물론 항상 상대방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는 신사적 경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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