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운동 공간을 잃은 FM.FC는 직접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었다. 팀 제공 대구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도시다.
지난해 초, 대구 시민들은 모든 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레 생활체육 활동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구시 북구 소속 아마추어 축구팀 'FM.FC'는 당시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팀명에서 'FM'은 'Football Mad(축구에 미친)'의 약자다. 그야말로 축구에 미친 사람들이 모였다. 'Forever Member(영원한 멤버)'라는 뜻도 함께 담고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공공체육시설들이 휴관하자 축구장에 갈 수 없던 그들은 직접 자신들만의 훈련공간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
FM.FC 팀원들의 열정이 담긴 트레이닝 센터. 팀 제공 FM.FC는 '아마추어 축구팀 그 이상의 축구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정희도 FM.FC 단장은 다양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팀의 비전을 밝히며 다양한 형태의 스폰서십을 추진했다. 해당 업체들은 일찌감치 그들의 축구 열정을 알아보고 선뜻 후원을 결심했다.
정 단장은 팀 이름으로 유소년 아카데미나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었다. 이때 스폰서 업체이자 팀원 중 한 명의 가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산안경원'에서 직원들의 숙소로 사용하는 건물에 보수가 어려워 사용하지 않는 지하 공간을 제공했다.
때마침 건축업에 종사하는 팀원이 속해있어 고심 끝에 팀원들이 언제든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FM.FC 팀원들은 각자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며 전문 인력이 필요한 최소한의 일을 제외하고 철거부터 자재 나르는 일까지 모든 공정을 함께했다.
FM.FC의 트레이닝 센터는 약 4개월간 팀원들의 피땀어린 노력 끝에 완공했다. 규모는 89㎡(27평)으로 인조잔디와 훈련 장비들이 설치된 '필드 존'이 탄생했다. 여기에 최근 무릎 부상으로 인해 체계적인 재활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은 정 단장의 제안으로 재활과 보강운동이 가능한 '피지컬 존'까지 추가로 마련했다.
이들은 훈련 뿐 아니라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서 팀원들과 경기영상을 함께보며 피드백하거나 재밌는 축구 경기가 있을 때 모여 맥주 한 잔과 함께 시청하는 아지트로도 활용 중이다. 최근에는 팀의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 프리랜서 축구 코치들이나 개인적으로 운동하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관을 하면서 소정의 수익도 발생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마스크 착용은 물론 센터 입구에 방명록과 비접촉 체온 측정기, 손소독제를 비치했으며, 주 1회 방역소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FM.FC는 스폰서 업체들의 로고와 함께 매경기 매치데이 콘텐츠를 SNS에 업로드하고 있다. 팀 제공 각 지역 시도별로 운영 중인 대한축구협회(KFA) 세미프로 K3~4리그 소속 팀들은 지역상생 마케팅을 통해 직·간접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정 단장은 이들처럼 FM.FC가 스폰서 업체들에게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킬 방법을 고민했다.
FM.FC는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 공간을 제공해준 '동산안경원' 외에도 'PANNA', '공간풋볼', '더원정형외과', '오늘이 꽃', '황금식자재마트', '부자식당' 등 7개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운영 중인 아마추어 클럽들은 최근 다양한 형태의 스폰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회 성적이 좋거나 팀원의 지인이 스폰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정 단장은 일방적인 지원을 받는 스폰서가 아닌 상호간의 도움이 되는 스폰 관계를 맺기 위해 SNS를 통해 스폰서 업체들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올해는 스폰서 외에도 다양한 협약을 맺어 팀 활동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프로팀 대구FC 굿즈 제작에 참여한 전문 디자이너와의 협약을 통해 SNS 콘텐츠 브랜딩을 진행 중이며, 이순욱 프리랜서 전력분석관을 섭외해 팀 훈련, 경기 분석자료 등을 제공받아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시도할 예정이다.
또한 대구지역 최대 규모의 여성 아마추어 풋살팀으로 꼽히는 'Funny.FS'와의 협약을 통해 정기 교류전, 특별 코칭 등을 공유하며 다양한 지역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FM.FC는 곧장 승격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준비해 경쟁력을 갖춘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팀 제공 오는 25일 FM.FC는 KFA 디비전 K7리그(대구 북부)에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 3시즌 째 K7리그에 참가한 팀은 지난해 아쉽게 3위를 기록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그러나 정 단장은 무작정 승격만 바라보기보단 차근차근 준비해 한 번 승격하면 절대 강등되지 않는 경쟁력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FM.FC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팀원들끼리 돈을 모아 AI자동촬영장비 VEO카메라를 구매해 매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촬영 영상은 곧바로 팀원들에게 공유되며 스스로의 경기력을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매년 연말 자체 시상식을 통해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으며 동기부여하고 있다.
정 단장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아마추어 팀으로서 출전할 수 있는 가장 큰 대회인 FA컵에 진출해 프로팀과 경기해보는 것이 목표" 라며 "조급해하지 않고 한발씩 나아갈 예정"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