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동호인 100만 탁구로 해소한다

유산소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도움
노령층도 부담없어 100세 시대 적합
강형길 강탁구클럽 관장 "90세 넘어 하는 구기종목은 탁구가 유일"

탁구는 매너의 운동이기도 하다. 훈련이나 경기 중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서완석 기자

배드민턴과 함께 생활체육 동호인이 가장 많다는 탁구 인구가 코로나19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간편한 옷차림에 라켓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개인 도구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웬만한 동네엔 탁구장이 들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그 이유다. 동호인만 해도 전국적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탁구는 유산소 운동이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노령층도 부상 위험 없이 즐길 수 있어 100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탁구가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증)를 떨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 왜 탁구가 건강에 좋은가

강형길 관장이 수강생에게 개인 지도를 하고 있다. 서완석 기자

실업팀(수원시청)과 대학(경기대)까지 선수생활을 했던 강형길 관장(33·강탁구클럽)은 “탁구가 100세 시대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 단언한다. 그는 “많은 운동 종목이 있지만 90세를 넘겨서까지 즐길 수 있는 구기 종목은 탁구 뿐”이라는 것이다.

가벼운 라켓을 사용하는데다 배드민턴처럼 점프 동작이 필요 없고 허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스매싱도 하지 않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거의 없다. 실제 배드민턴을 하다 다쳐서 탁구장을 찾는 동호인들도 많다고 한다.

탁구는 또 다이어트에 탁월하다. 강 관장은 “회원 중 매일 2시간씩 연습해 두 달 만에 10㎏을 감량한 경우도 봤다”면서 “탁구장에서 게임 대신 랠리만 하면서 일부러 땀을 빼러 오는 분들도 계신다”고 덧붙였다.

탁구는 또 주고받는 볼의 속도가 빨라 집중력 향상과 눈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상대가 넘기는 다양한 변화구에 순간적으로 대응해야 하므로 노령층 치매예방에도 효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노령층을 위해 일반 탁구볼(지름 38mm, 무게 2.5g) 보다 큰 라지볼(Large Ball) 탁구도 있다. 지름 44mm 무게 2.2g의 탁구공을 사용하며, 반발력이 작은 라켓을 사용해 노령층이 즐기기 쉽다. 이들을 위한 대회도 많다.

◇ 탁구는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강탁구클럽 강형길 관장. 서완석 기자

다양한 종목을 섭렵했던 운동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탁구가 가장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이유에 대해 강 관장은 “탁구는 탁구대(152.5×274㎝)가 들어갈 아주 좁은 공간에서 운동이 이뤄지므로 신체적 조건의 유불리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 특수한 운동”이라며 “좁은 공간에서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구사하고 순식간에 받아내려면 오랜 기간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초를 채 닦기 전 성급하게 게임을 우선시 하는 일부 동호인의 경우 실력이 정체돼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강 관장은 포핸드 자세부터 백핸드, 스텝, 스매싱, 커트, 서브 순서로 천천히 차근차근 배울 것을 권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최소 6개월은 착실히 기본기를 배운 뒤 생활체육대회 맨 하위부(5부)에 출전할 수 있다고 한다.

◇ 탁구를 즐기는 법과 예절

탁구장에는 대체로 3∼4가지 부류의 동호인이 찾아온다. 보통 주 2회로 진행되는 강습생,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뒤 매일 운동하러 오는 실력자들이 주류다.

그리고 당구장을 찾듯 탁구장은 친구들까지 게임을 하거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역할도 한다. 강습비는 한 달에 15만∼20만원, 게임은 시간당 1만∼1만5,000원, 한 달 사용료는 10만원 정도다.

입문 강습생의 경우 개인 라켓과 잘 미끄러지지 않는 탁구화만 준비하면 된다. 라켓은 20만원대 정도면 몇 년을 쓸 수 있으므로 다른 운동에 비해 장비 장만에 드는 비용은 적다고 볼 수 있다.

강 관장은 “탁구가 좁은 공간에서 훈련과 게임이 이뤄지므로 매너를 잘 지킬 것”을 당부한다. 하얀색 유니폼은 금물이고, 게임 중 상대를 가르치려 하지 말며, 볼은 발로 건드리지 않는다.

볼을 상대에게 줄 때 던지지 말고 라켓으로 쳐서 넘기며 자신에게 가까이 떨어진 볼은 자신이 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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