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INTRODUCE]벽산FC, 입주자 동호회→ 클럽 최강… '프로 다운 아마추어'

2020 K5리그 준우승팀… '음주·가무' 배척
2015년, 정희상 감독 취임하면서 리빌딩
메인 스폰서 '플레이어스' 등장과 함께 팀 체계 구축
김용대·조원희 국대급 선수들 훈련 동참, 굿즈 판매 시도
"올해는 반드시 우승, 왕좌 두 번 내어줄 수 없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벽산 플레이어스FC는 단연 아마추어 최고의 클럽이다. 팀 제공

아마추어 축구클럽 '벽산 플레이어스FC'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2018 K6리그 우승, 2019 K5리그 우승, 2019 서울시의회 의장기 우승, 2019 대한축구협회(KFA) 선정 '올 한해 최고의 클럽'상 수상, 2020 K5리그 준우승 등이 해당 이력이다.

그들은 단연 아마추어 클럽 최강자라 불려도 무방하다.

아마추어 클럽이지만 축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남다른 벽산FC 선수들은 조기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주·가무 문화를 배척하고 있다.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정진하고자 선수들은 스스로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선수 출신으로 꾸려진 전문 코치진들이 진행하는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프로다운 아마추어팀'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한때는 패배에 익숙한 약팀에 불과했다.

◇ 아파트 입주자 동호회를 리빌딩한 정희상 감독

아파트 입주자 동호회로 시작한 벽산FC(사진 위), 정희상 감독(사진 아래) 부임 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팀 제공

벽산FC는 2008년 서울 금천구 벽산디지털벨리 7차 아파트 입주자 중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실력 관계없이 모여 운동하는 소소한 동호회 성격의 팀으로 시작했다. 당시 팀은 동네 연습경기에서도 매번 지기 쉽상이었다.

2015년, 정희상 감독(현 벽산FC 단장)이 취임하면서 팀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정 감독은 아마추어 클럽이지만 나름의 정체성을 가진 팀을 만들고 싶었다. 이후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팀 체질 개선을 위해 리빌딩을 진행했다.

정 감독은 중학교 시절까지 축구 선수로 뛰었으며, 이후 KTF 매직앤스 소속 '카운터 스트라이크'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소속팀 리더를 맡았던 그는 당시 경험이 선수단을 이끄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IT업계에서 종사하며 팀의 단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 메인 스폰서 '플레이어스' 등장, 팀 체계 구축하다.

메인 스폰서 '플레이어스'와 함께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벽산FC. 팀 제공

2017년, 벽산FC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 '플레이어스'에서 진행한 단기 스폰서 팀을 지원하는 이벤트에 응모해 당첨됐다.

이때부터 벽산FC를 유심히 지켜본 허창균 플레이어스 대표는 팀의 잠재력과 역량을 높이 사 아마추어 클럽에게는 이례적인 무기한 스폰서를 약속했다. 이후 벽산FC의 팀명에 플레이어스의 이름이 붙게 됐다.

팀은 메인 스폰서와 함께 아마추어 축구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는 그라운드가 그리운 은퇴한 전문 선수들까지 전해졌으며, 하나둘씩 모인 전문 선수 출신들로 팀 스쿼드는 더욱 탄탄해졌다. 진민호(부산 아이파크), 호승욱(전남 드레곤즈), 한정화(FC서울), 강경묵(강원FC) 등 프로 출신 선수들의 합류는 팀의 기강을 잡으며 체계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는 소속없는 현역 선수들을 육성해 상위 리그로 진출시키는 등 전문 선수들과 아마추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플레이어스와의 콜라보 → 국대 선수들과의 인연, 굿즈 탄생

벽산FC 선수들과 함께 훈련 중인 김용대(사진 위 왼쪽)·조원희(사진 위 오른쪽) 전 축구대표팀 선수, 벽산FC 굿즈(사진 아래). 팀 제공

벽산FC는 플레이어스와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했다.

2019년, 플레이어스 의류모델로 활동한 김용대(은퇴)·조원희(현 수원FC) 전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벽산FC 훈련 현장을 방문해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김용대 전 대표팀 골키퍼는 이 인연을 계기로 간간히 벽산FC 골키퍼들의 레슨과 실전 조언을 해주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골키퍼 장비 지원 등 벽산FC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벽산FC는 팀에게 따뜻한 호응을 보내주는 서포터즈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플레이어스의 도움을 받아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클럽 특성상 재정적 건실성 측면을 고려해 수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가로 판매됐으며, 제작한 상품들은 판매와 동시에 전량 매진됐다.

◇ 왕좌를 두 번 내어줄 수 없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

지난 4일, K5리그 개막전에서 SB FC에게 4대 1로 승리한 벽산FC. 팀 제공

지난 2020 K5리그에서 벽산FC는 FC투게더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벽산FC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관악구민운동장이 관리자 부재로 아직까지 개방되지 않고 있다. 경기 감각 회복이 필요했던 벽산FC는 구리, 남양주 등으로 원정을 다니며 독립 구단, 고등학교 축구부와 연습 경기를 가졌다.

아마추어 클럽이기에 선수들의 생업을 고려해 스케줄을 짜는 과정이 정희상 감독에게는 가장 힘든 일이다. 지난해는 유독 코로나19와 함께 팀 내외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벽산FC에는 단장직까지 겸임한 정 감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번 시즌, 정 감독은 시흥시민축구단 플레잉 코치 출신 신재필 신임감독이 취임하면서 단장 역할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4일, 벽산FC는 신 감독 체제 하에 K5리그 개막전에서 SB FC에게 4대 1 대승을 거두며 순항을 알렸다. 정희상 단장은 "목표는 우승이다. 왕좌를 두번 내어주고 싶지 않다"며 이번 시즌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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