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국대가 토로한 '도핑' 극복기… "청정국 스포츠 국민임을 선언한다"(영상)

9일 도핑방지의날 기념식 열려
홍석만 전 국가대표, 안현승 국대 지도자, 이미성 학부모 등 도핑방지 사례강연
"선수들 정신적 고통받을 시 금지약물 노출·감기약, 피부약도 조심해야"
김정배 문체부 2차관 "생활체육인들 대상 도핑방지 교육 확대할 것"

홍석만 전 장애인 육상 국가대표 선수. 김조휘 기자

#1.홍석만 전 장애인 육상 국가대표 선수는 2008년 베이징 페럴림픽을 준비 하던 중 무리한 훈련으로 부상을 당했다.

부상으로 괴로워 하던 홍 선수에게 유혹의 손길이 다가왔다. 금지 약물을 권유 받았던 것. 그는 유혹과 타협했다. 극소량의 약물을 주입했다. 통증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약물을 주입하면 연골조직이 얇아지고 선수 생활이 단축될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를 들어야 했다.

이후 또 다시 통증이 재발, 약물 투여를 고민했으나 선수로서의 불명예는 물론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 판단, 재활에만 집중했다.

판단은 옳았다. 홍 선수는 재활에 성공했다. 베이징 페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으며, 30년 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안형승 현 양궁 컴파운드 국가대표 지도자. 김조휘 기자

#2. 한국 양궁은 세계 최초로 올림픽(2016년 리우)에서 전 종목 석권해 가장 많은 메달을 안겨준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선수들은 긴장감 속에 단 한발의 실수로 승패가 좌우되는 경기에서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안형승 현 양궁 컴파운드 국가대표 지도자는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신적 고통을 받을 때에는 금지 약물 유혹에 노출돼 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 대표 이미성 씨. 김조휘 기자

#3. 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하는 학생의 부모 이미성 씨는 "도핑은 방지와 예방” 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어린 학생 선수들이 힘든 훈련 과정 속 금지약물복용이라는 실수를 저지른다면 큰 시련과 좌절을 겪게 될 것" 이라며 "감기약, 피부약 등을 잘못 복용하는 바람에 도핑에 걸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갈수록 도핑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고 엄격해지는 만큼, 선수들은 도핑을 늘 경계하고 인지하는 것이 생활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 도핑방지의 날 기념 행사 현장. 김조휘 기자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9일 개최한 '도핑방지의날(Play True Day)' 행사에서 홍석만 전 장애인 육상 국가대표, 안현승 현 국가대표 지도자, 이미성 학부모 등 3명이 도핑방지 사례강연을 통해 도핑방지의 중요성을 알렸다.

또 곽민정, 남현희, 진종오 등 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12명도 영상을 통해 도핑의 위험성과 방지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홍정호 선수위원장, 홍석만 전 장애인 육상국가대표 등 4명은 행사에서 '청정국가의 스포츠 국민임은 선언한다'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김정배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영희 KADA 위원장,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핑 없는 대한민국, KADA와 함께 가다!' 라는 주제로 '열렸다.

2006년 11월 설립된 KADA는 대한민국 스포츠 도핑방지를 전담하는 국가기구다. WADA의 아시아 지역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약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공정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핑방지교육 ▲도핑관리 ▲조사 ▲국제협력 등 도핑방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축사를 전하고 있는 김정배 제2차관. 김조휘 기자

김정배 제2차관은 축사를 통해 "도핑방지활동은 깨끗하고 공정한 스포츠 환경을 만들고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책" 이라며 "약물을 통해 인위적으로 능력을 높이는 도핑은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할 뿐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건강도 크게 헤치는 행위" 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체육 분야를 넘어 학생 선수와 학부모, 생활체육인들을 대상으로 도핑방지교육을 확대해 도핑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강화시킬 것" 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 도핑 검사 매뉴얼을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도핑방지교육을 확대했다. 또한 식품의학품안전처와 업무협약을 맺고 불법 의학품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하고 도핑 관련 조사와 연구 기반을 강화했다.

한편, 본격적인 하계 스포츠가 시작되는 매년 4월, 세계도핑방지위원회(WADA)는 세계 200여 국가와 함께 도핑 방지 활동을 다짐하는 '도핑방지의 날(Play True Day)'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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