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이 함께 배트 휘두르는 야구, '투투볼'… 해외에도 전파(영상)

부상 위험 적은 한국형 야구 '투투볼(Twotwo-Ball)'
줄넘기서 영감받아 줄 배트로 공 치는 방식 창안
"투투볼의 협동심 통해 생활체육의 기반을 다질 것"

김창원 한국뉴스포츠발명연구소장. 김조휘 기자

다양한 운동 종목 중 야구는 위험한 종목에 속한다.

딱딱한 공과 배트에 의한 부상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초·중·고등학교 체육활동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노인층도 접하기 힘든 운동에 해당한다.

'남녀노소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야구'는 없을까. 이같은 생각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다.

사회인 야구 감독 겸 투수로 활약 중인 김창원 한국뉴스포츠발명연구소장이 그 주인공.

기존에 어린이들의 야구와 소프트볼 입문을 돕기 위해 탄생한 '티볼(T-ball)'이 있지만, 김 소장은 줄넘기 업체를 운영하는 지인과의 대화 중 문뜩 줄넘기에 야구배트를 걸어 치면 재밌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투투볼 용품(왼쪽), 투투볼 경기장 내 구역별 명칭(오른쪽). 대한투투볼협회 제공

김 소장이 발명한 '투투볼(Twotwo-Ball)은 '야구형 한국 뉴스포츠'다. 두 명의 타자, 두 명의 주자, 두 명의 포수가 서로 협동해 경기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종목을 탄생시켰다.

야구 배트 대신 줄이 연결된 줄 배트를 사용하며, 두 명의 타자가 배트의 회전력을 이용해 공을 치고 진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함께 배트를 치는 두 명의 타자에게 협동과 배려를 요구한다. 배트는 푹신한 EVA(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로 제작돼 부상의 위험이 적다.

투투볼 경기장은 야구 경기장의 모양과 비슷하다. 그러나 야구 경기장과 달리 1, 2, 3루가 있는 것이 아닌 두 명의 타자가 각각 좌우 베이스가 위치한 반환콘을 향해 달린다. 반환콘은 1점, 2점 두개가 있으며, 각 점수에 해당하는 반환콘까지 돌아 주자베이스를 밟으면 그에 해당하는 점수를 획득한다.

두 명의 타자에게 협동과 배려를 요구하는 투투볼. 대한투투볼협회 제공

막상 야구형 스포츠를 접하면 협동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우가 많다. 생활체육 현장에서 투수나 타자로서의 역량이 우수한 선수들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경기에서 들러리 역할에 머물기 마련이다.

투투볼은 한 팀당 8명의 주전선수와 후보선수 최대 4명으로 이루어져 한 경기에 한번 교체 가능하다. 그 중 두 명의 타자는 좌우 나란히 서서 줄배트 양쪽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고 줄배트를 돌려서 공을 친다. 그리고 반드시 타자 존에서 줄배트를 잡은 후 7초 안에 공을 쳐야 한다.

줄배트를 돌리는 횟수는 상관없으며, 타자 존 내에서 방향을 이동하며 공을 칠 수 있다. 양쪽 타자는 공을 친 후, 좌우로 갈라져 각자의 방향에 위치한 반환콘을 향해 달린다. 줄배트를 돌리다 둘 중 한명이라도 줄을 놓칠 경우, 헛스윙으로 간주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이때 두 타자의 협동과 배려가 중요하다.

투투볼 규칙은 야구와 흡사하지만, 부상 방지를 위해 주자와의 충돌을 금지한다. 대한투투볼협회 제공

경기는 총 5회까지 진행되며 3스트라이크 아웃, 3파울볼 아웃, 7아웃 공수교대로 진행된다.

주자는 슬라이딩을 해 홈베이스를 터치할 경우 반칙으로 아웃된다. 6아웃일 경우, 함께 뛴 양쪽 주자 중 먼저 들어온 주자는 세이프가 되고 나중에 들어온 주자는 아웃이 되면 먼저 들어온 주자는 득점으로 인정되고 나중에 들어온 주자는 아웃돼 7아웃으로 공수교대한다.

이외 규칙들은 모두 야구와 흡사하지만 수비수, 포수 모두 주자의 주루를 방해하면 양쪽 주자에게 모두 2점씩 득점을 인정한다. 주자와의 충돌로 발생하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이다.

말레이시아 King Edward VII 중등학교 교내 투투볼 대회. 대한투투볼협회 제공

투투볼은 2016년 제 1회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장배 전국 청소년지도자 K-뉴스포츠 대회에 첫선을 보였다. 이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스페인 등 여러 국가에서 강습과 대회를 진행하며 투투볼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학교 체육 수업으로도 진행하고 있으며, 지도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 소장은 "협동의 가치를 한층 더 향상시켜 모든 경기의 과정이 협동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개발했다" 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활체육의 기반을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소장은 투투볼을 응용해 골프와 혼합한 '투투골프(Twotwo-Golf)'도 개발했다. 투투볼과 동일한 도구를 활용해 장소 제한을 크게 받지 않고 골프와 유사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투투볼의 변형 경기다.

선수 전원이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순서대로 줄배트를 이용해 공을 타격하고, 실제 골프 경기와 같이 홀인을 하면서 코스를 돌아 최종 홀에 먼저 홀인을 성공한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