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可타否타]한국 생활축구, 미래 축구산업의 영양분

1,500여 개팀, K5·K6·K7리그에서 튼실하게 뿌리내려
승강제로 운용되는 생활 축구 시스템… 한국 축구의 한 축 성장

누가 이처럼 환호성을 터뜨릴까? 2020 K5리그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SMC 엔지니어링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을 누리고 있다. 사진 출처 KFA 홈페이지.

나이테의 개수는 극히 적다. 그러나 그 낱낱의 두께는 두껍다랗다. 한국 생활 축구의 눈부신 성장이 점쳐지는 바탕이다.

우리나라에서, 축구 동호인의 한마당인 생활 축구가 실질적으로 체계화의 길에 들어선지는 그래 오래되지 않았다. 2016년,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가 대한축구협회(KFA·회장 정몽준)와 통합되며 비로소 제도권 내에서 기지개를 켰다.

이듬해 생활 축구는 체계화의 첫걸음을 내디디며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2017 Division-7 시군구리그가 마중물로 부어졌다.

그로부터 네 번의 시즌이 치러졌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움이 트고 꽃이 피었다. 해가 거듭되면서, Division-6 시도리그(2018년)→ Division-5 전국리그(2019년)가 잇달아 태어났다.

이제는 어엿한 모양새다. 엘리트 축구와 더불어 KFA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한 생활 축구다.

이 맥락에서, 옷을 갈아입은 배경이 엿보인다. 엘리트 축구와 생활 축구의 통일감과 연계성을 추구한 데서 비롯된 리그 명칭 변경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엘리트 축구는 K1~K4리그를 활동 영역으로 한다. 이에 발맞춰 생활 축구도 탈바꿈했다. 2019년에, ▲ Division-5 전국리그가 K5리그로 ▲ Division-6 시도리그가 K6리그로 ▲ Division-7 시군구리그가 K7리그로 각각 이름이 바뀌었다.

곧, 이해가 한국 생활 축구가 현 체제(K5~K7)로 뿌리내린 원년이다.

◇왕성한 활동력 바탕 가파른 상승세… 약육강식 각축장, '희비쌍곡선'

한국 축구 디비전 시스템 얼개. 사진 출처 KFA 홈페이지.
"생활 축구는 한국 축구의 근간이다. 동호인의 열정과 균형적 발전을 겨냥한 디비전 시스템이 어우러진 결실이 곧 K5~K7리그 출범이다. 생활 축구는 저변 확대와 우수 선수 발굴의 토양이라 할 만하다. 나아가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정몽준 회장은 생활 축구가 한국 축구의 풀뿌리(Grassroots) 라고 역설한다. 아울러 생활 축구의 성장이야말로 축구 산업의 강력한 동력원으로 작용하리라 확신한다.
K5~K7리그는 저마다 탄탄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모세혈관처럼 촘촘한 그물망을 형성한 '생물'을 연상케 하는 얼개를 갖췄다.

K5리그는 11개 권역리그로 나뉘어 펼쳐진다.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북, 대전·세종·충남, 전북, 광주·전남, 대구·경북, 울산, 부산·경남으로 편성된 권역리그엔, 72개 팀이 속해 있다.

K5리그 패권을 거머쥘 주인공은 챔피언십(왕중왕전)에서 나온다. 권역별로 벌어지는 1차 전장에서 1위를 한 11개 팀이 결선을 펼쳐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K6리그는 17개 시도에 걸쳐 30개 지역리그로 나뉘어 있다. 총 194개 팀이 우승을 다툰다.

팀 수(24개)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4개 리그로 세분돼 펼쳐진다. 그만큼 생활 축구 활성화가 단연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SMC 엔지니어링과 재믹스 FC는 2년 연속 K5리그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격돌했을 만큼 숙명의 맞수다. 2020 K5리그 챔피언십 결승전 모습이다. 사진 출처 KFA 홈페이지.

K7리그는 가장 밑뿌리답게 더욱 많은 줄기세포를 내뻗고 있다. 194개 지역리그에 편재한 1,256개 팀이 우승을 꿈꾸며 각축을 벌인다.

물론 엘리트 축구(K1~K4리그)와 마찬가지로, 생활 축구 한마당인 K5~K7리그에도 승강제가 적용된다. 그만큼 도태를 거부하고 생존을 좇는 전장(戰場)에서 빚어지는 승부의 세계는 흥미를 자아낸다.

K5리그에서 K6리그로 강등되는 팀은 11개다. 각 권역리그 최하위 11개 팀이 눈물을 머금고 활동 무대를 한 단계 낮출 수밖에 없다.

그 빈자리를 K6리그에서 승격한 팀이 대신한다. 30개 각 지역리그 1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여 11장의 티켓을 획득한다.

K6리그 성적 하위 30개 팀은 비운의 운명에 맞닥뜨린다. 이듬해 K7리그를 활동 터전으로 삼아야 한다.

당연히 그 공백은 K7리그에서 올라간 팀이 메운다. 194개 각 지역리그 1위 팀이 벌이는 플레이오프 관문을 뚫은 30개 팀이 K6리그행 열차에 올라탄다.

축구공은 둥글다. 그래서 승부의 균형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섣부른 예상은 자칫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올 시즌 K5~K7리그는 어떤 희비쌍곡선을 그릴까? 아직은 신만이 그 모양을 알 듯싶다. 마지막 순간에, 누가 웃고 누가 울지 궁금하다.

최규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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