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생, 골프 배우러 땅끝마을까지 유학 온 사연은?(영상)

해남 삼산초교, 농어촌 유학프로그램에 골프로 인기 몰이
가족체류형 유학까지 유치하는 귀학(歸學)의 모범 동네 꿈꿔

골프 연습 중인 학생들. 삼산초등학교 제공

"서울 학생이 땅끝마을 시골에서 골프를 배운다" - 골프를 귀족 스포츠 정도로 이해하는 그동안 우리의 정서로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그러나 골프가 15세기경 스코틀랜드 산골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당시 양치기들이 푸른 초원에서 막대기로 돌멩이를 치며 놀던 게임을 발전시킨 것이 골프라니 시골에 온 서울 학생들이 대자연과 잘 어울리는 골프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서울서 해남의 삼산 초등학교로 유학 온 5학년 박수빈 학생과 4학년 홍라혜 학생은 골프를 배우는 시간이 즐겁다.

서울에서는 만져볼 기회도 없었던 골프채를 잡아보는 것부터가 신기했다.

코치에게 자세 하나 하나를 배울 때마다 자연스러워지는 스윙 동작에 스스로 놀란다.

먼저 시작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시골 친구들에게 한 수 배울 때는 조금 샘이 나지만 하루 빨리 그 수준에 오르겠다는 의욕도 생긴다.


전만동 코치는 방과후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스내그 골프와 진짜 골프를 번갈아 지도하고 있다.

스내그 골프를 통해 학생들에게 먼저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하고 실제 골프를 통해서는 각자의 수준을 높여가도록 맞춤형 레슨을 하고 있는 것.

안혜자 삼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서울 유학생 유입 요인으로 골프를 꼽을 만큼 골프는 폐교 직전의 시골 작은 학교를 부활시킨 지역사회 대표 브랜드가 됐다.

박수빈, 홍라혜 학생도 골프에 재미를 붙여 막연했던 시골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또 들에 나가 쑥을 캐거나 김 만드는 공장에 견학을 가는 등의 새로운 일상에서 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는 시골 친구들의 도움도 낯선 감정을 쉽게 녹여준다.

해남 삼산 초등학교의 농산어촌유학프로그램은 지난해 전남교육청과 서울시 교육청의 협약에 따라 서울지역 학생들이 주소지를 옮기고 6개월 이상 삼산면의 가정에서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홈스테이를 희망한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시골 살이 만의 정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스내그 골프 단체 연습 장면. 삼산초등학교 제공

삼산 초등학교는 코로나19로 학교수업에 차질을 빚었던 서울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에서 호응이 좋으면 앞으로 인원과 지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또 작은 학교를 살리기 좋은 방안이라며, 다음 학기부터는 가족이 함께 내려올 수 있는 가족 체류형에 중점을 둬 학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귀농과 귀어에 이은 귀학(歸學)의 모범 동네가 되기 위해 지역사회와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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