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고단자 승단심사' 중단 후 재개 했지만 차질, 왜?(영상)

국기원 고단자 승단심사, 코로나19로 지난해 몇 차례 지연
다음달 심사 재개 하지만 집합금지 강화에 따른 격파 사전교육 전무
격파 심사 앞둔 사범들 "사전교육 없이 확실한 성공률 달성 힘들어"

매년 분기마다 열리던 국기원의 태권도 고단자 승단심사가 지난해에는 몇 차례 지연되고 중단돼 차질을 빚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때문이다.

태권도에서 고단자는 6단부터 9단까지를 말한다.

각종 언론의 고단자 심사 연기 보도

승단심사가 몇차례 지연되는 상황은 고단자가 되기 위해 수 십 년간 수련을 거듭했던 대상자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5단이 된 이후 5년이 지나야 6단, 6단을 따고 나면 또 6년 후에 승단 심사를 볼 자격이 주어질 정도로 고수(高手)로의 여정이 길고 험난하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준비해 온 사범들의 걱정, 불만은 클 수 밖에 없다.

시합 때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여느 운동선수들처럼 사범들도 고단자 심사 일정에 맞춰 제반 컨디션을 조절한다.

오랜 기간 연마해 항상 준비돼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단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안되는 심사 기준 앞에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심사기준이 강화되면서 90%에 이르던 합격률이 50~60%로 낮아진 점도 응시자들에게 부담감을 더한다.

이 같은 고단자 응시자들의 우려를 수렴한 국기원은 지난해 4차 심사를 다음달 국기원 중앙수련장에서 실시하기로 해 고비는 넘겼다.

국기원 고단자 삼사 안내, 국기원 홈페이지

그러나 격파라는 수련체계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6·7단의 경우에는 심사가 재개됐다고 좋아만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격파는 손 날과 발 뒤축 차기 각각 한번씩의 기회에 어떠한 보호물도 부착하지 않고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1%의 실수도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기원은 지난 2018년부터 기술심의회에 격파분과위원회를 신설하고 교육과 세미나를 열어 승단 심사를 앞둔 사범들의 격파 성공률을 높여왔다.

국기원 격파분과위원회 교육, 2019 격파분과위원회 제공

지난해에는 집합금지 강화로 이 같은 교육을 엄두도 못냈다.

2019년 격파분과위원장을 지낸 이문석 사범은 "성공할 수 있는 정확한 자세와 방법을 만들어 교육해야 확실한 성공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심사재개 못지 않게 교육도 비중 있게 다뤄주기를 희망했다.

격파 사전교육을 웜업(Warm up)이나 부상방지 차원의 교육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실제 교육에 참여했던 사범들 중에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코로나19 시대에서도 할 수 있는 교육이 조속히 시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국기원 격파 세미나에서 설명중인 이문석 전 분과위원장, 2019격파분과위원회 제공

태권도는 품새, 겨루기, 격파의 세가지 수련체계를 갖고 있다. 겨루기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품새는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통해 전 세계 많은 태권도인이 수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격파는 태권도 시범의 한 부분으로 인식돼 상대적으로 소홀한 시기가 있었다.
북한의 위력격파 시범 등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태권도인들이 격파 본연의 기술로 복원하기 위한 작업을 하다 코로나19 변수로 주춤거리고 있다.

품격 높은 기술과 살아 있는 정신으로 단련된 고단자들이 국기 태권도의 위상을 지켜갈 수 있도록 심사와 교육도 모두 정상궤도에 오르기를 많은 태권도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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