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우배 생활체육농구대회, 우승 '엔피버'… '원정 열정 빛났다'(영상)

대구에서 부산으로 원정 출전… 역사 자랑하는 농우배 정상 올라
코로나19로 대구지역 대회 줄어 출전 못한 갈증 해소
박현도 농우회장 "전국 각지 참가한 12팀 모두 최선 다해줬다"

농우배 농구대회 결승에서 대결한 엔피버와 벨로시티, 농우회 제공

코로나 19는 생활체육 풍속도를 많이 바꿔놓고 있다.

동네 체육관이 문을 닫고 매년 열리던 대회도 취소되거나 연기되다 보니 어디에 체육시설이 개방되고 경기가 열린다 하면 거리와 장소 불문하고 달려가는 이른바”원정 운동족”들이 늘고 있다.

대구에서 부산으로 원정 출전해 1996년부터 이어온 농우배 생활체육농구대회 정상에 오른 '엔피버'도 그 중 하나다.

2008년 창단한 엔피버는 주요 활동무대인 대구지역의 행사가 줄어 대회 출전에 목말라 있었다.

그러다 부산에서 제 25회 농우배 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에 원정경기의 부담을 안고라도 반드시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가정도 있고 직장생활도 하는 동호인들이 주말마다 거주지를 떠나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어지간한 열정과 가족들의 배려 없이는 엄두도 못 내는 일이다.

엔피버는 대구에서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팀원들이 빠져 전력에 차질을 빚었지만 지난 13일과 14일 열린 예선에서 출전 팀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4강에 올랐다.

또 20일 부산 사직실내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에서도 부산 팀인 벨로시티를 40대 32, 8점차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준결승을 마치자 마자 결승전을 치르는 강행군이었지만 엔피버는 함께 못한 팀원과 가족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뛰어 대회 새 역사를 썼다.

제25회 농우배 생활체육농구대회에서 우승한 대구의 엔피버 농구팀, 농우회 제공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종민 선수는 "코로나 19로 1년 넘게 대구에서는 대회가 없는데 부산의 농우회에서 주최하는 전통적인 농우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거리와 상관없이 꼭 참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4강전에서 많은 체력을 소모하며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30분뒤에 결승전을 치러야 하는 악조건이었지만 생업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대구의 팀원들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꼭 주고 싶어서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엔피버의 김규성 감독(선수겸직)은 "힘든 시기에도 대회를 열고 잘 진행해준 농우회 한분 한분에게 감사 드린다"며 "내년에도 꼭 출전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주최 주관한 박현도 농우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12팀 모두가 승패를 떠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해준 덕에 제 25회 농우배 생활체육 농구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또 "회가 거듭될수록 보다 좋은 대회가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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