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체험]女 전유물 '레깅스', 男 애용품으로·· 생활체육에 활용(영상)

남성 레깅스 '레스테' 브랜드 탄생·· 반응 뜨거워
남성 신체구조 특성 해결·· 시선 분산 위한 디자인 등
업체 대표 "성별 불문, 모두가 운동통해 건강한 삶 유지가 목표"

남성용 레깅스를 입고 활동 중인 사람들. ㈜비브로 제공

'레깅스'는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애슬레저 복(athleisure look) 즉,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안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상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레깅스는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몸매가 잘 드러나는 핏은 운동 욕구를 촉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남성들 사이에서 레깅스는 다소 부담스러운 옷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조인우 ㈜비브로 대표는 이같은 인식을 깨고 남성용 레깅스를 보편화시키기 위해 '레스테(Leste)'란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대표적인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웨어, 룰루레몬 등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다.

남성들을 위한 레깅스라는 점에 궁금증을 갖고 취재진이 직접 착용해보기 위해 ㈜비브로 사무실을 방문했다.

노컷스포츠와 인터뷰 중인 조인우 ㈜비브로 대표. 장윤우 기자

회사명 '비브로(Vivre)'는 '살다, 삶을 영위하다'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다'라는 회사의 모토를 담고 있다.

비브로의 브랜드 '레스테'는 프랑스어로 '빠른, 민첩한'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조 대표는 레깅스가 여성들을 중심으로 대중화 되고 있는 추세여서 남성들에게도 기능적으로 도움되는 레깅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19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를 통해 시장성 검증에 나섰다.

남성용 레깅스 착용 모습. ㈜비브로 제공

반응은 뜨거웠다. '레스테'는 남성들의 많은 응원과 지지에 힘입어 '와디즈 메이커 어워드 2019'로 선정됐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강하다는 것을 느낀 조 대표는 남성 레깅스를 주력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에 필라테스, 요가, 러닝 등 종목들의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레스테 제품을 착용하고 운동에 참여하는 '레스테 옴므 크루'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많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해나갔다.

남성은 신체구조 특성상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을 경우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조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시선을 분산시키고자 기존 남성 레깅스에 일반화된 삼각팬티 형태의 세로줄 대신 '스퀘어 패널(Square Panel)'이라 불리는 사각형 모양의 봉제선으로 변형했다.

스퀘어 패널 설명. ㈜비브로 제공

스퀘어 패널에 안쪽면은 두겹으로 제작하고 속옷에 사용하는 부드러운 안감을 덧대어 착용감이 편하게 제작했다. 이어 Y존 부위가 너무 밀착되지 않도록 앞·밑위 길이를 늘려 여유감을 줬다.

이런 과정을 통해 레스테의 1세대 레깅스 '스킨랩'이 탄생했다. 조 대표는 1세대 제품을 출시한 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그 후 피드백을 모아 개선점을 추가해 2세대 레깅스를 출시했다.

'스킨랩 PRO'라 불리는 2세대 제품은 기존 스킨랩의 Y존 안쪽 주머니를 만들어 커버패드를 삽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앞·밑위 길이를 다시 줄여 밀착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남성들도 주변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없이 레깅스를 착용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김조휘 기자가 직접 착용한 모습. 장윤우 기자

취재진이 직접 착용한 결과, 작아 보였던 레깅스가 굉장히 잘 늘어났으며 피부에 착 감기는 느낌이 들었다. 제자리 걷기, 스쿼트 등 하체를 이용한 다양한 동작들이 손쉽게 가능했으며, Y존 안쪽 주머니에 삽입된 커버패드는 민망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했다.

조 대표는 "레깅스 원단에 스판이 33% 포함돼 매우 질기고 잘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라며 "필라테스, 요가 등 다른 운동에 비해 관절의 가동범위(ROM)를 많이 사용하는 동작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조 대표의 파격적인 도전은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활동이 제한되자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가 찾아왔다. 오프라인 행사조차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조 대표는 '언택트 레스테 옴므 크루' 이벤트를 개최했다.

SNS를 통해 레스테의 제품을 착용하고 운동을 인증하는 방식의 이벤트는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홈트레이닝의 대중화에 적합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에도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남성 레깅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 대표는 온·오프라인 행사를 모두 시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가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조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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