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교실 '불모지'→ '청사진' 제시한 김포시 '구정회 농구교실'(영상)

은메달리스트, 김포시에서 유소년 레슨…농구 희망공작소 자리매김
아이·학부모 함께 호흡하는 농구 커뮤니티
인격함양 강조… 스포츠 대디 꿈꾸는 아빠들도 수업 동참
구씨 "방과 후 활동 통해 대안 마련 적극 나서야 학생 농구 부활"

유소년 농구 수업 장면. 구정회 농구교실 제공

김포농구의 허브인 구정회 농구교실은 스포츠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화합이 지역 문화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작용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국가대표 선수로 나서 은메달을 획득에 빛나는 구정회씨는 지난 2004년 농구교실이 전무했던 불모지 김포 일원에서 유소년 레슨을 시작했다.

구씨는 "인재발굴을 통해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준 여자농구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서 (유소년 레슨을 시작했다)"고 밝힌다.

한국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함께 했고 현재 여자프로농구 경기 진행원으로도 활약중인 구씨(구정회 농구교실 원장). 그는 초·중·고등학교 농구부 수가 날로 줄어드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기 보다는 방과 후 활동 등을 통한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했다.

구씨가 농구교실 아이들을 모집할 때 여성을 최대한 많이 뽑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정회 농구교실은 학생들이 배우면서 승패에 집착하기 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농구를 한다는 것과 가정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또래간의 배려심을 키워가는 등 여자농구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유소년 여자농구 수업 장면. 구정회 농구교실 제공

'인성과 지혜'를 교육철학으로 내건 구정회 농구교실에서는 특히 예의 범절도 제대로 배워갈 수 있는 레슨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농구 기술을 한개씩 습득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 못지 않게 사회구성원으로 올바른 매너를 갖춰나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체육관에 오가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 받고 레슨에 들어가면 패스와 드리블 등 기본기 훈련부터 진지하게 대하는 모습들 모두가 이같은 인성교육의 효과가 몸에 배는 과정이라고 구원장은 설명한다.

인성을 강조하다 보니 농구를 통해 신체·정신적으로 부쩍 성장하는 학생들 중에는 자신의 애로 사항이나 진로문제까지 폭넓게 해답을 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미 성인이 돼 직장 생활을 하는 친구들까지 구 대표를 찾아 식사를 함께하며 사회에서의 생활의 지혜를 구할 만큼 스포츠를 매개로 한 인성 수업은 체육관을 떠나도 이어진다.

구정회 농구교실의 특색 있는 문화 중에 또 하나는 스포츠 대디(Sports Daddy)를 꿈꾸는 아빠들의 수업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스포츠 대디는 아이들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면서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조해 가는 부모들, 특히 스포츠 문화를 주도하는 아빠들을 일컫는 말이다.

구 원장은 부모들을 만나면 항상 "시간 될 때마다 체육관에 나오세요.",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농구를 배우는지 부상이나 다툼은 없는지 지켜봐 달라."고 권한다.

평소 학생들 수업 때 학부모 참관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중 관심을 보이는 아빠들을 중심으로 2015년 처음 모의수업을 진행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호응도가 높았던 것을 계기로 어른들의 농구교실도 별도로 열어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아빠들의 열기 또한 식지 않아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 수업을 마친 뒤 밤 늦은 시간에 진행되지만 불만은 없다.

국가대표 출신의 원 포인트 레슨을 귀담아 듣고 주변에 자랑하는 등 만족도도 높다.

학부모 농구 수업 단체 사진. 구정회 농구교실 제공

이처럼 부모들도 참여하는 농구교실은 이 지역의 스포츠 문화로까지 자리잡아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상생의 드리블을 이어가고 있다.

또 재미있고 성취감도 높은 수업 내용 하나 하나가 단순한 기량 향상을 넘어 가정과 지역사회의 문제까지 풀어나가는 '절묘한 슛' 이라는 공감대도 폭 넓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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