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프로선수 배출 독립구단… 'TNT 핏투게더FC'의 노하우는?

2014년 부천FC1995 입단한 박정훈이 1호 재기 사례
2020년 12월 기준, 6년간 총 90여 명 국내/해외 프로선수 배출
2~3년안에 K4리그 입성 준비

TNT 핏투게더FC 단체사진. TNT FC 제공

21년 전, TNT 핏투게더FC(단장 김태륭, 이하 TNT FC)는 서울 강남구를 기반으로 한 동호인 축구회로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TNT FC는 평범한 동호인 축구회였다. 그러나 2013년, 한 선수의 등장과 함께 TNT FC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드래프트 1순위로 전북 현대 모터스에 입단한 박정훈.
그는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유망주였지만, 잦은 부상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전남 드레곤즈, 강원FC 등을 배회하다 결국 그라운드를 떠났다.

TNT FC 시절 박정훈(가운데). TNT FC 제공

하지만 선수생활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TNT FC에 합류해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2014년 부천FC 1995에 입단하면서 프로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박 선수는 "의지만 있으면 자신의 신체능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환경이었다"라며 과거 TNT FC에서 활약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박 선수의 성공사례가 축구인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그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선수들이 하나둘씩 TNT FC를 찾기 시작했다.

이후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춰나가면서 규모가 점점 커진 TNT FC는 2015년 국내 최초 독립축구단으로 재창단했으며, 선수들의 재기 전문 팀으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는 프로입단을 준비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A팀과 아마추어 동호인 중심인 B팀으로 구분해 운영 중이다.

핏투게더의 EPTS 기기 첫 시제품 데모에 참여한 TNT FC 선수들. TNT FC 제공

2017년, TNT FC는 국내 축구과학기업 '핏투게더(Fitogether)'가 개발한 EPTS(Electronic Performance Tracking Systems)기기 첫 시제품 데모를 함께 진행했다.

EPTS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선수들의 퍼포먼스 향상, 부상 예방, 훈련 설계 및 선수선발 등에 효과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인연을 계기로 지난해 김태륭 TNT FC 단장은 핏투게터 축구전문가팀 이사로 합류했고, TNT FC는 핏투게더와 메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김 단장은 "TNT FC와 핏투게더는 상호발전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 라고 말한다.

TNT FC는 EPTS기기로 선수들의 퍼포먼스 데이터를 분석해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핏투게더 또한 선수들을 통해 기기를 테스트하며 보완사항을 충족시켜 나갔다.

EPTS기기는 일반인이 구매하기 힘든 고가의 장비다. 보통 프로팀 혹은 국가대표팀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TNT FC는 핏투게더와 협력관계이기 때문에 A, B팀 선수들 모두 기기와 분석 솔루션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K6 서울리그 우승을 차지한 TNT FC B팀. TNT FC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TNT FC에도 찾아왔다.

A팀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훈련하는 경기장이 폐쇄돼 훈련이 가능한 경기장을 찾아다녀야 했다. 때로는 풋살장을 2~3면 대관해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32명의 A팀 선수들이 프로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명 많은 숫자다. TNT FC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6년간 총 90여 명 선수를 프로 리그로 진출시켰다.

B팀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KFA)에서 주관하는 디비전 리그에 참가했다. 디비전 리그는 K5(5부리그), K6(6부리그), K7(7부리그)으로 구성돼 매 시즌 우승팀과 하위권 팀이 각각 승격과 강등되는 승강제 동호인 축구 리그다.

K6 서울리그에 참가한 B팀은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면서 촉박한 일정을 보냈다. 대회가 없는 기간에는 자체경기로 운동을 했지만, 경기장이 폐쇄되는 경우가 잦아져 이 또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핏투게더의 첨단 기술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TNT FC는 지난해 B팀이 K6 서울리그 우승을 차지해 다음 시즌 K5로 승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K5에서 상위 성적을 거둬 KFA에 등록된 프로팀, 세미프로팀, 아마추어팀들이 참가하는 FA컵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륭 TNT FC 단장. TNT FC 제공

김 단장은 세계적인 축구과학기업으로 성장 중인 핏투게더의 지원을 통해 TNT FC의 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실력과 의지가 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팀에 합류할 수 있게 선수단 정원을 확충하고, 독립구단이지만 프로구단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나아가 핏투게더는 2~3년 이내에 세미프로 K4리그 구단 창단을 검토 중이다. K4리그 구단, 독립구단, K5리그 동호회, 유소년팀으로 구성된 '핏투게더 축구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모든 것들은 평범한 동호회를 시작으로 이뤄낸 성과여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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