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선수 출신, 김민석, 이선빈의 이유있는 도전

프로입단 목표인 파주챌린저스 김민석, FC 이선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

사진. 장윤우 기자
프로선수 등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전문체육 교육과정을 밟는 것이 일반적 절차다.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선수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열정과 재능을 갖춰도 집안 환경 등 개인 사정으로 일찌감치 꿈을 접은 사람들이 많다.

2019년 LG트윈스에 합류한 투수 한선태 선수는 KBO리그에서 비 선수 출신으로 프로 지명과 1군 데뷔를 한 최초의 선수다. 그는 성인이 된 후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 선수의 사례를 거울삼아 자신의 꿈에 도전 중인 사람들이 있다.

파주 챌린저스 비 선수 출신 투수 김민석. 장윤우 기자

현재 파주 챌린저스에서 제 2의 한선태를 꿈꾸며 프로 입단을 목표하고 있는 김민석(26)씨.

파주 챌린저스는 프로의 문턱 앞에서 좌절한 선수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 탄생한 독립야구단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트라이아웃으로 파주 챌린저스에 합류했다.

이춘기 파주 챌린저스 대표는 그를 도화지 같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이어 "이 곳에서 코칭스태프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에 따라 민석이가 성장해가는 방향이 결정될 것" 이라며 그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마운드에 올라 투구 자세를 취하는 김민석. 장윤우 기자

김씨는 중학교 시절 야구선수를 꿈꿨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야구를 시작하기엔 늦은 시기라 판단해 그가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를 바랬다.

야구를 취미로만 즐기던 그는 성인이 된 후 일반인들에 비해 자신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사회인 야구 활동을 하던 중 뛰어난 구속에 대해 주변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프로같다" 라고 말했던 것.

단지 야구가 재미있어서 시작했던 그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자연스레 프로선수라는 꿈을 갖게 됐다.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싶어요."

비 선수 출신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김민석은 "비 선수 출신이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다. 부담 갖고 임하면 스스로 위축되기 때문에 즐기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훈련 중인 이선빈. 본인 제공

머나먼 스페인 땅에서 축구선수를 꿈꾸는 비 선수 출신도 있다. 한국인으로 구성된 스페인 5부리그팀 꿈FC 공격수 이선빈(25)씨. 그는 지난해 11월 1차 공개 테스트에서 합격해 스페인으로 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꿈FC 공개 테스트 모집 공고를 본 이씨는 축구와 어학 모두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지원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지만 학교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떨어지기 싫었던 것 같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대신 방과후 취미로 축구클럽을 다녔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 중인 이선빈. 본인 제공

그러나 이씨는 내심 '축구선수가 될 것' 이라는 목표를 품고 있었다. 성인이 된 후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깊게 고민했다. 그리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대학생활을 하던 중 축구선수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가장 밑바닥에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매 순간이 기회고 도전인 것 같아요."

뒤늦게 축구선수에 도전한 그는 매 훈련을 실전처럼 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또 귀국 전까지 스페인어도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운동선수를 꿈꾸는 비 선수 출신 김민석(좌), 이선빈(우). 본인 제공

대부분 구단들은 비 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비 선수 출신들은 전문체육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단 테스트에서 공정한 기회를 부여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김민석과 이선빈, 두 선수 모두 편견에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그들은 자신들의 꿈 앞에서 그 누구보다 용감했다. 비 선수 출신으로 운동선수를 꿈꾸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두 선수는 오늘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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