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방]당구 계의 '퀸스 갬빗' 스롱 피아비 "학교 설립이 꿈" (영상)

캄보디아 출신 국제 결혼 이민자
20대 우연히 처음으로 잡은 큐대→ 재능 발견→세계랭킹 2위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GP)' 3쿠션 여자 개인전 준우승

큐대를 잡고 자세를 취하는 스롱 피아비. 장윤우 기자

현재 넷플릭스(Netfilx) 오리지널 드라마 '퀸스 갬빗'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퀸스 갬빗(Queen's Gambit)'이란 체스 오프닝 중 하나를 의미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보육원 출신 한 소녀가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며 체스 스타의 여정을 이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구 계에도 이 같은 사례가 있다.

지난달 24일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GP)' 3쿠션 여자 개인전 2차 대회 결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스롱 피아비(31·피아비).

그는 캄보디아 출신으로 2010년 한국인 남성과 국제 결혼해 충청북도 청주시로 이민을 왔다. 이후 우연히 남편을 따라 당구장에 가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다.

피아비씨는 정식으로 선수 등록을 한지 1년 반 만에(2017년 1월) 국내 랭킹 1위, 아시아 랭킹 1위는 물론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지난달 24일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3쿠션 여자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한 스롱 피아비. 장윤우 기자

많은 사람들은 피아비씨를 '당신(당구의 신)' 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1%의 재능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선수"라며 한껏 낮췄다.

피아비씨가 당구를 처음 시작한 나이는 21살. 남들에 비해 늦은 시기에 당구큐대(봉)를 잡은 그는 하루 10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다. 힘들 때마다 곁을 지켜준 남편이 큰 가장 원동력이 됐다.

"끼니도 거르며 일하는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당시 인쇄소를 운영했던 남편은 그가 운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피아비씨는 "남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평범하게 살았을 것" 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에게 남편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지만 때로는 폭풍 잔소리꾼이기도 하다. "스스로 잘 안될 때마다 많이 속상했는데 그 와중에 남편의 잔소리를 듣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나중에는 남편을 이기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남편의 잔소리가 원동력이 됐죠" 라고 웃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캄보디아의 김연아'로 불리는 스롱 피아비. 장윤우 기자

인터뷰 중 피아비씨는 또 하나의 원동력에 대해 언급했다.

"무엇이든 혼자서만 노력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혼자서만 노력하면 외로워지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유소년 시절 가난했던 그는 항상 모국인 캄보디아의 어려운 사람들을 걱정했고, 대회에서 상금을 받으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국인 캄보디아를 찾고 있다. 피아비씨의 현재 꿈은 교육 환경이 열악한 캄보디아에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그는 당구선수로서의 활약과 여러 선행들을 통해 '캄보디아의 김연아'라는 수식이 따를 정도로 모국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1%의 재능과 99%의 노력', 파아비씨의 피나는 노력에는 따뜻한 선행도 함께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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