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흐름' 이젠 NC가 유리한데 두산은 두산이라…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NC 선수들이 승리를 한 뒤 환호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다. NC와 두산이 펼치는 올해 프로야구 마지막 시리즈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NC는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3 대 0으로 이겼다. 1차전 승리 뒤 2연패를 당했지만 반격의 1승으로 균형을 맞췄다.

7전 4승제 시리즈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두 팀은 22일 하루 휴식한 뒤 23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5, 6차전을 치른다.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25일 최종 7차전이 열린다.

분위기로는 NC가 다소 앞선 형국이다. NC는 1승 2패로 몰린 상황에서 완승을 이끌어냈다. 특히 2, 3차전에서 실책으로 모두 결정적인 실점을 하면서 흔들렸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주포 나성범은 경기 전 "수비에서 실책이 나온 게 아쉬웠다"면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성범의 말처럼 NC가 4차전을 잡으면서 시리즈 전환의 국면을 이끌어냈다.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 말을 마친 NC 선발 송명기가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돌아오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무엇보다 경기력에서 두산을 압도했다. 이날 NC는 20살 선발 송명기가 5이닝 무실점 깜짝 쾌투를 펼쳤다. 좌완 스페셜리스트 불펜 임정호가 조금 흔들렸지만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2⅔이닝 4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 완벽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켰다.

타선도 활발했다. 6회초 NC는 호투하던 두산 21살 선발 김민규가 내려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점수를 냈다. 2사 2루에서 주장 양의지가 예전 팀 동료 이영하에게 선제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우익수 조수행의 악송구와 이영하의 폭투 등 두산은 흔들렸고, 2사 3루에서 강진성이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주전 3루수 박석민의 부상 공백에 대한 우려도 덜었다. 이날 대신 선발 출전한 지석훈은 안정된 수비는 물론 9회 상대 새 마무리 이승진으로부터 쐐기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박석민의 왼 중지 통증이 가라앉는다 해도 컨디션이 좋은 지석훈이 출전할 가능성이 적잖다.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 말 1사 1루 때 두산 정수빈이 포스 아웃 당하고 있다. 타자 김재환마저 아웃되며 병살타가 됐다.(서울=연합뉴스)
반면 두산은 시리즈 우세를 확실히 얻을 기회를 놓쳤다. 선발 김민규가 5⅓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응답하지 못했다.

이날 두산 타선은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김재호만이 3안타를 때렸을 뿐 나머지 8명이 2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5번 김재호 다음 타자인 오재일이 삼진 2개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끊겼다.

특히 두산은 5회초 선취점 기회를 놓친 게 뼈아팠다. 무사에서 김재호가 상대 실책성 수비가 섞인 2루타로 출루한 상황. 단숨에 득점권에 주자가 갔지만 오재일이 번트 실패에 이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땅을 쳤다. 진루타만 쳤어도 김재호는 박세혁의 외야 뜬공 때 홈을 노릴 만했다. 조수행이 볼넷을 골라내 기회를 이었지만 허경민이 3루 땅볼을 쳤다.

6회 무사 1루도 아쉬웠다. 정수빈이 볼넷으로 얻은 기회에서 최주환이 1루수 파울 뜬공, 김재환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전날 3차전의 격전 후유증에 포스트시즌 10경기째를 치르는 피로감이 있다지만 두산 타선은 너무 무기력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타선이 걱정"이라고 했다.

여기에 두산은 기존 마무리 이영하의 부진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이영하는 6회 1사 1루에서 선발 김민규를 구원해 등판했다. 승부처였지만 9회만큼 터프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영하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적시타 2개를 맞고 폭투까지 던졌다.

이제 이영하는 승부처에서 등판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김 감독은 "이제 이영하는 안 쓰면 된다"고 했다. 두산으로서는 시속 150km 이상을 던지는 불펜 투수 1명을 잃었다.

오는 23일 KS 5차전에서 두산의 운명을 책임지게 될 우완 크리스 플렉센.(사진=연합뉴스)
시리즈의 분위기는 NC에게 다소 유리하게, 두산으로선 살짝 불리하게 흐르는 모양새다. 그러나 23일 하루 휴식일의 변수가 있다. 두산이 얼마나 체력을 보충할 수 있을지가 관건. 두산은 이날 훈련하지 않는다.

남은 선발 대진도 변수다. 5차전에는 2차전 선발 투수와 같다. NC 좌완 구창모와 두산 우완 크리스 플렉센이다.

당시 구창모는 패전을 안았지만 6이닝 7탈삼진 7피안타 2사사구 3실점(2자책)으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2회 박석민의 송구 실책으로 내준 점수가 있었다.

플렉센은 6이닝 3탈삼진 5피안타 5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를 안았다. 그러나 상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5번이나 더블 아웃이 되는 행운이 따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지만 NC를 상대로는 살짝 불안한 감이 있었다. 다만 5차전에서 이전과 같은 구위를 찾는다면 두산의 승산이 높아진다.

6차전에는 두 팀 1선발이 격돌할 전망이다. NC 루친스키와 두산 라울 알칸타라다. 루친스키는 1차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안았다. 알칸타라는 5이닝 2탈삼진 7피안타 2사사구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정규 시즌에서는 알칸타라가 20승으로 루친스키를 1승 차로 제치고 다승왕이 됐다. KS까지 포함하면 동률이 된 셈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NC가 남은 시리즈에서 살짝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 체력과 분위기에서 앞선 형국이다.

하지만 두산은 두산이다. 최근 6년 연속 KS에 진출한 경험에 지난해까지 3번의 우승컵을 거머쥔 관록이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올해처럼 정규 시즌 3위로 KS에서 우승한 기억이 있다. 하루 휴식을 취하면서 전열을 정비하는 두산이 얼마나 지친 몸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