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고영욱 '9년만의 외출' 과욕이 부른 참사

SNS 개설·활동 재개하자 거센 반발…유튜브 활동 언급하기도
각종 전례들로 복귀 의지→연예계 정상 활동 이어질까 우려하는 시선
"피해자 고통 계속…미성년 대상 성범죄 가볍게 여기는 '시그널' 안돼"

가수 겸 배우 고영욱이 지난 2015년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만기 출소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고영욱이 SNS 활동을 재개하자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자칫 고영욱의 이 같은 활동이 연예계 복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영욱은 지난 12일 기존 SNS에 "이제는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며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SNS 활동 재개를 알렸다.

새롭게 다른 SNS까지 개설해 게시물을 올리고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며 소통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소통'을 내세웠지만 정작 새로 개설한 SNS 댓글창은 닫아 또 한 번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고영욱의 SNS는 모든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다. 고영욱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유튜브 등 활동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예상대로 고영욱의 SNS 개설과 활동 재개 움직임은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는 소통할 자격이 없다"며 고영욱에게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 "살아있는 한 단절된 채 지낼 수는 없다"는 고영욱의 소통 재개 이유 또한 피해자들 고통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일었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에 더해 신상정보 공개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년 등을 이행했다. 2015년 출소와 동시에 일명 '전자발찌'를 부착한 것은 연예인 최초였다.

그렇다면 고영욱은 왜 하필 9년이 지난 지금 SNS에 등장한 것일까. 신상정보 공개 5년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고영욱이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고영욱의 시도가 실제 연기나 가수 활동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이미 배우 이경영, 가수 이수 등 미성년자 성범죄에 연루됐음에도 연예계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

이경영은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 받았다. 그러나 현재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조연급으로 출연하면서 배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수 역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앨범을 내거나 비정기적으로 방송 출연도 하면서 정상 활동 중이다.

물론 판결 수위만 따지면 고영욱의 죄질이 더 무겁지만, 이미 미성년자 성범죄자 혹은 그 연루자가 활동 가능한 배경이 조성돼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과 이력을 가진 유명인들이 방송에 노출됐을 때 사회 인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이택광 문화평론가는 13일 CBS노컷뉴스에 "한국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처벌하는 수위가 굉장히 낮기도 하고, 사실상 형 집행이 끝나도 피해자들 고통은 계속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고영욱은 지금 분위기를 살피는 차원에서 SNS 활동을 재개했겠지만 이런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이 방송에 정상적으로 활동하면서 수익을 얻기 시작하는 순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피해자는 숨고, 가해자는 당당해지는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