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이어가던 한국 영화, 코로나 재확산에 급제동

8월 전체 극장 관객 수 전월 대비 57.2% 증가
8월 둘째 주말 관객 수 181만 명…2월 이후 최고 주말 관객 수 기록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8월 19일 이후 관객 수 급감
여성 감독들 독립·예술영화 데뷔작,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선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상호 감독 '반도'부터 시작해 홍원찬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까지 텐트폴 영화 3편이 모두 개봉하며 8월 극장가에 활기가 돌았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로 다시 침체기에 들어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7일 발표한 '2020년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8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무려 57.2% 늘어난 883만 명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은 7월보다 63.5% 늘어난 7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관객 수 883만 명 중 738명이 한국 영화 관객 수로 나타났다.

(그래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 8월 전체 극장 관객 수 전월 대비 57.2% 증가…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급감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첫 주 토요일인 8월 8일에 73만 명의 관객이 들었는데, 이는 지난 1월 28일 이후 최고 일 관객 수였다. 주말 관객 수 역시 8월 둘째 주말(7~9일)에 181만 명을 동원하면서 지난 2월 이후 최고 주말 관객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국내 발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자 8월 18일을 기점으로 극장 관객 수가 급감했다.

그 여파로 8월 19일 예정이었던 '국제수사' 개봉 연기 등 위기 속 상승세를 보이던 한국 영화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8월 첫째 주말(7월 31일~8월 2일) 이후 3주 연속으로 주말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8월 넷째 주말(21~23일) 관객 수가 48만 명으로 떨어지면서 증가세가 꺾였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8월 16일 이후 극장 상영 횟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8월 15일 총 상영 횟수는 1만 9683회로 1월 평균 상영 횟수를 넘어섰으나 사흘 뒤인 18일부터 상영 횟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다음 날인 8월 31일에는 총 상영 횟수가 1만 1262회까지 줄어들었다. 스크린당 상영 횟수의 경우, 8월 15일에 6.2회로 1월 평균인 6.4회에 근접했다가 8월 31일 3.6회로 감소했다.

영진위는 "'승리호'의 추석 개봉마저 결국 연기되면서 극장 운영 정상화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사진=각 배급사 제공)
◇ '다만 악', 관객 수 상승 견인…여성 감독의 독립·예술영화 데뷔작 분전

앞서 살펴봤듯이 8월 한국 영화 관객 수 상승을 견인한 것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였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8월 426만 명을 동원해 8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50만 명을 개봉 12일 차에 돌파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후 개봉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지난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475만 명)에 이어 올해 두 번째 400만 영화가 됐다.

외국영화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작으로 화제가 됐던 '테넷'이 71만 명을 동원해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전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직후 개봉한 '테넷'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아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테넷'은 8월 22~23일 유료시사를 통해 이틀간 8만 5천 명의 관객을 모아 변칙개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대작들의 경쟁 속에서 여성 감독들의 데뷔작이 선전한 것은 눈여겨볼 지점이다.

한국 영화로는 윤단비 감독의 장편 데뷔작 '남매의 여름밤'이 1만 3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독립·예술영화 분야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노년 여성의 성폭행 피해를 소재로 한 '69세'는 8월 6941명을 모았고, 9월 13일까지 8160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 중이다. '69세' 역시 임선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진위는 "이들 두 작품은 여성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것과 영진위의 독립·예술영화 개봉 지원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여성 감독들의 데뷔작이 분전을 펼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메말랐던 극장가에 단비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