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탈도 많은 '뮬란' 개봉…흥행 성공할까

주인공 유역비, 지난해 홍콩 경찰 지지 글 올려 논란…개봉 앞두고 다시 '보이콧'
홍콩 '우산 혁명' 주역 조슈아 웡, '뮬란 보이콧' 촉구하고 나서
청년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 17일 개봉 강행에 항의하는 1인 시위 예정
위구르족 인권 탄압 자행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촬영해 비난받기도
엔딩 크레딧에 中 당국에 감사 표하며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산당 홍보과' 등 거론
美 의회, 디즈니에 인권유린 중인 신장위구르에서 촬영한 이유 등 묻는 서한 보내
中 현지 반응도 부정적…영화 평론 사이트 더우반에서 낮은 평점 기록
中 영화 평론가 "중국 역사와 양립할 수 없는 서양의 전통적인 설정 혼합" 지적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의 2020년 첫 라이브 액션 '뮬란'이 오늘(17일) 개봉하는 가운데, 개봉 전부터 보이콧과 역사 왜곡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영화가 국내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1998년 제작한 동명 인기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뮬란'은 제작 소식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유역비)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돼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나 현실에서 '뮬란'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이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 라이브 액션 '뮬란'의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슈아 웡 트위터)
◇ 주인공 유역비의 홍콩 경찰 지지 발언, '보이콧'을 촉발하다

지난해 8월 14일 '뮬란'에서 주인공 뮬란 역을 맡은 유역비(류이페이)는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쳐도 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What a shame for Hong Kong)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이 게시된 이후 전 세계 누리꾼들은 디즈니 계정에 '보이콧뮬란'(#BoycottMulan) 해시태그를 보내며 '뮬란' 불매운동을 펼친 바 있다. 반인권적인 홍콩 경찰의 과잉 시위 진압을 지지하는 등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유역비는 '뮬란'이 될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개봉을 여러 차례 연기했던 '뮬란'은 지난 4일 디즈니 자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데 이어 4일 태국·싱가포르, 11일 중국, 17일 한국 등에서 개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밀크티 동맹'이라 불리는 홍콩 대만 태국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디즈니 영화 '뮬란' 보이콧을 촉구하고 나서며 다시금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간) 태국 학생운동가 네티윗 초티파이산은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와 중국 정부가 국민에 대한 국가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동료들과 함께 '뮬란' 보이콧과 홍콩 시위대 지지를 당부했다.

홍콩 '우산 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도 지난 4일 트위터에 "디즈니는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고 유역비는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홍콩 경찰의 폭력을 지지하고 있다"며 "나는 인권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뮬란 보이콧'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내 청년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지난 7월 1일 '뮬란' 보이콧 선언식과 8월 31일 3대 멀티플렉스에 상영 중단 항의 서한문을 전달한 데 이어 17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점 앞과 롯데시네마 합정점 앞에서 개봉 강행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연배우 유역비가 홍콩 시위대를 탄압하는 경찰 지지 발언 등으로 개봉 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디즈니 신작영화 '뮬란'이 개봉한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CGV 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 위구르족 인권 탄압이 자행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촬영해 비난

'뮬란'은 최근에도 중국 정부 인권 탄압 문제가 제기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세계적으로 비판이 제기되는 지역에서 영화를 촬영한 것은 인권 탄압에 동조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유에서다.

'뮬란' 엔딩 크레딧에는 촬영에 협조해준 투루판 공안국 등 신장 위구르 자치구 8개 정부 기관에 감사 인사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내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중국의 자치구로, 유엔 등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는 중국이 '재교육 수용소'라는 이름으로 위구르족을 대규모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제 노역, 강제 불임수술, 위구르족 문화유산 파괴 등 다양한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20여 개가 넘는 국가는 유엔 인권 이사회를 통해 중국 신장 내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위구르족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현지 주요 언론사에 '뮬란'에 대한 보도 금지 지침을 내렸다.

이번 논란에 관해 미국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은 11일 디즈니사에 엔딩 크레딧에 언급된 중국과 중국 당국과 관련된 계약상 요구 사항은 물론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촬영을 추진한 까닭 등 10가지 내용을 묻는 서한을 보냈다.

중국 영화 평론 사이트 더우반 '뮬란' 평점. (사진=홈페이지 화면 캡처)
◇ 中 현지 반응 부정적…"中 문화에 대한 오해로 인해 '뮬란' 실패"

'뮬란'은 이러한 논란 속에 지난 11일 중국에서 개봉했다. 현지 영화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개봉 이후 영화 평론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는 10점 만점에 평점 4.9를 기록하고 있다. 팬들은 "줄거리가 느슨하고 의상은 10년 전 국내 드라마 수준" "영화를 보며 중국인이라면 저럴 수 없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할 말이 없다. 미국인들이 우리 문화를 망쳤다" "외국인들에게 중국 문화를 이상하게 알리는 영화"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중국 영화평론가들 평도 다르지 않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11일 기사에서 영화평론가 스 웬쉬에는 중국의 이야기를 정확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전달하지 못한 '뮬란'의 중국 내 흥행 참패는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 건축 양식 등 역사적 오류를 설명하며 "중국 역사와 양립할 수 없는 서양 동화의 전통적인 설정을 혼합했다. 디즈니는 비(非)서구적 요소와 이야기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영화에서 많은 실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웨이보에 1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영화평론가 윈 페이양도 "중국 이야기 대신에 '겨울왕국'과 같은 디즈니 공주 이야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