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시아, 신인들의 약진 빛나는 제25회 BIFF

[미리 보는 제25회 BIFF] 프로그램 주요 내용 ②
아시아 신인 감독들, 완성도 높은 신작 출품
뉴 커런츠 섹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미얀마 신인 감독 영화 최초 초청
여성의 노동·인권 등 여성 문제 다룬 수작 다수 출품
실력파 신진·소장파 감독 약진 돋보여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25번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에는 68개국 192편이 초청됐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초청돼 눈길을 끄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신인 감독들의 약진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올해 출품된 192편의 작품 가운데 아시아와 한국 영화들의 두드러지는 경향은 어떤 게 있는지, 올해 부산에서는 어떤 작품을 주목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핑키를 찾습니다'(사진 위)와 '사탕수수의 맛'
◇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강세

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영화산업이 침체된 와중에 아시아 신인 감독들은 부지런히 영화를 완성했다.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상당 부분을 혼자서 감당한 아시아 독립영화감독들은 열악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완성도 높은 신작을 부산에 출품했다.

특히 뉴 커런츠 섹션에서는 처음으로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미얀마 신인 감독들의 영화가 초청되었다. 일본, 중국, 네팔, 인도에서 초청된 뉴 커런츠 작품들도 자국의 사회, 정치, 계급, 젠더 문제에 천착한 주제 의식과 신인다운 패기가 돋보인다.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서도 신인 감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작년보다 여성 감독 출품작 수가 적었다는 아쉬움 속에서도 중국의 '나의 엄마', 베트남의 '사랑하는 언니에게' 등 신진 여성 감독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눈에 띈다.

특히 올해는 여성 문제를 다룬 수작들이 다수 출품됐다. 티벳 소녀의 각성을 다룬 '티벳의 바람', 인도 여성의 노동과 생존, 범죄 문제를 다룬 '핑키를 찾습니다', 인도의 야만적인 노동환경과 여성 인권 문제를 다룬 '사탕수수의 맛' 등이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안정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노년 여성의 삶을 다룬 '그래, 혼자서 간다'와 '고독의 맛' 등도 영화적 재미와 함께 주제 의식을 강조한 영화들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인간증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사라진 시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한국 영화 실력파 신진 감독들의 약진

실력파 신진 감독들의 약진 혹은 소장파 감독들의 도약은 올해 한국 영화에서 보이는 뚜렷한 특징이다.

유능한 신예 창작자들의 작품이 지속되며 귀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파노라마, 비전, 뉴 커런츠 등 섹션과 무관하게 전방위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다.

우선 장편 데뷔작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감독들의 두 번째 작품들이 돋보인다. 김의석의 '인간증명', 이환의 '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빈의 '기쁜 우리 여름날', 이충렬의 '매미소리', 윤성현의 '사냥의 시간' 등이다.

독립영화계에서 꾸준히 활약해 온 소장파 감독들의 신작도 있다. 윤재호의 '파이터', 박홍민의 '그대 너머에', 신동일의 '청산, 유수', 김종관·장건재의 '달이 지는 밤', 이승원의 '세 자매' 등이다.

주류 영화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용훈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홍원찬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정진영의 '사라진 시간'과 같은 기존 개봉작은 2020년 한국 영화의 주요 작품이었다.

이한종의 '대무가: 한과 흥'처럼 주류 영화계 내 신인 감독의 신작도 있다.

뉴 커런츠 부문에서는 단편영화로 실력을 쌓아 일견 작가의 길을 걸으며 오랫동안 기대를 모아 온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도 마침내 선보인다. 바로 이우정의 '최선의 삶', 이란희의 '휴가'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192편이 선정작으로 결정됐다. 편수가 많이 줄었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매우 많은 편수"라며 "예년에 비해 적은 편수를 선정했으나, 이 편수들이 하나하나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더 많은 관객과 함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그렇게 안 돼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