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사진=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 정부의 대한체육회-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대한체육회는 15일 IOC가 지난 9일 보내온 서한을 공개했다. IOC 제임스 매클리오드 올림픽 솔리더리티 &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국장 명의로 체육회 이기흥 회장에게 보낸 서한이다.

서한에 따르면 IOC는 체육회와 KOC를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스포츠 폭력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분리보다는통합과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OC는 또 지난달 31일 체육회 대의원들이 발표한 KOC 분리 반대 결의안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에 체육회와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

특히 IOC는 체육회의 회장 선거 관련 정관 개정 요청을 정부가 승인 보류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올림픽 헌장에 따라 NOC는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조직이어야 한다면서 정관 개정 요청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IOC까지 개입하면서 체육회-KOC 분리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체육계 개혁을 위한 스포츠혁신위원회의 체육회-KOC 분리 권고를 문화체육관광부가 이행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체육계는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체육의 권력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 양상이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온 엘리트 체육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KOC를 체육회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체육회 정관 개정 승인 문제도 같은 선상에 있다. 개정안에는 이기흥 현 체육회장이 IOC 위원 자격을 유지한 채 내년 1월 회장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이 회장이 연임이 된다면 KOC 분리 반대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문체부는 체육회의 정관 개정 요청을 약 5개월 동안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 회장은 선거 기간 IOC 위원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체육회가 IOC에 SOS를 치면서 한국 정부도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IOC가 NOC에 대한 정부의 압박에 대해 징계를 내리면 한국은 올림픽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과연 한국 체육계가 갈등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