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흑진주' 슈퍼 맘 전쟁 최후 승자, 최고참 엄마

'나이는 어려도 엄마는 내가 선배!' 빅토리아 아자렌카가 11일(한국 시간) US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세레나 윌리엄스에 포인트를 따낸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같은 엄마라도 선배가 더 강했다. '슈퍼 맘' 대결에서 빅토리아 아자렌카(27위·벨라루스)가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누르고 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아자렌카는 11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5340만2000 달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윌리엄스를 2 대 1(1-6 6-3 6-3)로 눌렀다. 역전승으로 결승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7년 만의 US오픈 결승 진출이다. 그때가 아자렌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이었다. 2012, 2013년 연속 호주오픈에 오르는 등 51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달렸던 아자렌카는 출산 뒤 2016년 12월 코트에 복귀한 바 있다.

아자렌카는 US오픈에서는 두 번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2, 2013년 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컵은 얻지 못했다. 아자렌카를 모두 막은 선수가 윌리엄스였다. 엄마로 만난 US오픈 4강전에서 아자렌카가 화끈한 설욕전을 펼친 셈이다.

윌리엄스는 출산 뒤 2017년 9월 코트에 복귀했다. 만약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 우승했다면 통산 그랜드슬램 여자 단식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아자렌카의 벽에 막혔다. 이 부문 기록 보유자는 통산 24회 우승의 마거릿 코트(은퇴·호주)다.

1세트만 해도 윌리엄스의 압승이 예상됐다. 윌리엄스는 특유의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로 아자렌카를 압도, 1세트를 6 대 1로 따내며 포효했다. 1세트 아자렌카는 위너 포인트에서 4 대 12, 범실에서 10 대 8 등 일방적으로 밀렸다.

아쉽게 US오픈 결승행이 무산된 세리나 윌리엄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2세트 아자렌카도 반격을 가했다. 게임 스코어 2 대 2에서 첫 브레이크에 성공한 아자렌카는 2세트를 6 대 3으로 따냈다. 2세트 위너에서는 12 대 12로 백중세였지만 끈질긴 수비로 윌리엄스가 자신보다 11개나 많은 12개의 범실을 하도록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아자렌카는 상대를 더욱 몰아붙였다. 3세트 위너는 윌리엄스가 11 대 8로 앞섰지만 역시 범실에서 아자렌카는 상대보다 절반이 적은 6개였다.

더군다나 윌리엄스는 게임 스코어 0 대 1로 뒤진 가운데 상대 포핸드 스트로크를 따라가다가 왼쪽 발목 통증을 얻었다. 메디컬 타임을 불렀지만 39살의 윌리엄스는 체력이 완연히 떨어졌다.

8살 어린 아자렌카는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게임 스코어 3 대 0까지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윌리엄스는 8강전에서 3년 만에 복귀한 또 다른 '슈퍼 맘' 스베타나 피롱코바(불가리아)는 꺾었지만 아자렌카는 넘지 못했다.

아자렌카는 역대 4번째 엄마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프로 선수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그랜드슬램 정상에 오른 엄마 선수는 코트(1973년), 이본 굴라공(호주·1977년), 킴 클레이스터스(벨기에·2009년) 3명뿐이다.

13일 오전 5시 열리는 결승에서 아자렌카는 오사카 나오미(9위·일본)와 격돌한다. 오사카는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제니퍼 브래디(41위·미국)를 2 대 1(7-6<7-1> 3-6 6-3)로 눌렀다.

상대 전적에서는 오사카가 2승 1패로 우위다.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지난해 호주오픈까지 세 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