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마저 아시아에 주목…'IP'를 아시나요

할리우드 제작자 마티 아델스테인이 말하는 지적재산권(IP)과 아시아
하나의 원천 콘텐츠 IP,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 가능
검증된 IP, 불확실성 매우 높은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수월
IP 기반 작품 증가 추세…좋은 IP 확보가 좋은 제작자·스태프 불러 모아
아시아, 주요 IP 시장으로 떠올라…원작 인기에 공감 불러내는 이야기까지
세계화 속 아시아와 서구 문화 융합 콘텐츠도 나와
"플랫폼에 중요한 건 콘텐츠…좋은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좋다"

드라마 '설국열차' 제작자인 투모로우 스튜디오 CEO 마티 아델스테인(사진 오른쪽). (사진=BCWW 홈페이지 캡처)
콘텐츠 'IP'(지적재산권)는 하나의 소스가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과 경쟁력을 갖는다. 그렇기에 많은 제작자가 좋은 원천 콘텐츠 IP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제작자가 주목하는 IP 중 하나가 바로 '아시아 콘텐츠'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아래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최대 방송영상마켓 BCWW 2020에서는 지난 8일 드라마 '설국열차'(Snowpiercer) 제작자인 마티 아델스테인 투모로우 스튜디오(Tomorrow Studios) CEO가 '뉴노멀시대, 아시아 방송 콘텐츠 르네상스의 도래'라는 주제로 아시아 콘텐츠 IP의 매력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 사례 중 하나인 '설국열차'. 사진 왼쪽부터 원작 그래픽 노블, 영화, 드라마.
◇ '원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한 원천 콘텐츠 IP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미국 콘텐츠산업동향 9호'에 따르면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훌루(Hulu)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독점 혹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OTT 플랫폼 사업자들은 인기 높은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뿐 아니라 해외 제작사·특정 문화권에 전문성이 있는 제작사들과 콘텐츠 제작 투자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독점 혹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원천 콘텐츠 IP 확보다. 콘텐츠 IP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다. 전 세계 팬들을 열광케 한 MCU의 강점은 수십 년 동안 쌓인 인기 IP와 해당 IP들을 통한 세계관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설국열차'도 원작 그래픽 노블에서 시작해 영화 그리고 미국 TV시리즈로까지 확장됐다. 봉준호 감독 영화 '설국열차'를 드라마화한 마티 아델스테인 투모로우 스튜디오(Tomorrow Studios) CEO는 "좋은 작품은 누구에게나 좋다"며 '좋은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코카포커스_모두 IP의 시대: 콘텐츠 IP활용 방법과 전략' 중 오리지널 콘텐츠를 배경으로 IP가 확장한 사례.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좋은 IP는 좋은 스튜디오와 스태프를 부른다

방송사와 제작자들은 특히 IP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책이나 만화, 영화 등이 인기를 끌면 해당 콘텐츠 IP를 구매해 TV 쇼 등으로 새롭게 제작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코카포커스_모두 IP의 시대: 콘텐츠 IP활용 방법과 전략'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콘텐츠 시장에서 기대효용이 큰 콘텐츠 IP를 확보한다면, 사업자는 잠재적 경쟁자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한시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 콘텐츠 산업에서 IP가 주목받는 이유는 한계 비용이 거의 없이 추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티 아델스테인도 "과거 IP 기반 작품이 20%였다면, 지금은 50% 정도 된다"며 "현재로서는 다들 안전한 것만 찾는다. 여러 쇼가 리메이크되는 것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 '카우보이 비밥'을 확보했다고 알리자마자 스튜디오 대표 4명이 전화해서 해당 작품을 어떻게 할 건지 물었다"며 "작품의 인기에 나까지 깜짝 놀랐다. 그만큼 IP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새 넷플릭스나 다른 방송사에서 느끼는데, 어느 스튜디오에나 원작을 아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 유명한 작품을 팔기가 더 수월하다"며 "또한 이러한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이유는 평소라면 같이 일하기 힘든 뛰어난 작가들이 원작을 워낙 좋아해서 작품에 자진 참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유한 IP 때문에 많은 사람이 먼저 연락해서 놀랍다"고 말했다.

마티 아델스테인이 드라마 등으로 새롭게 제작하고 있는 콘텐츠들의 원작 IP. 사진 왼쪽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원피스', 한국계 작가 프란시스 차가 쓴 소설 '이프 아이 해드 유어 페이스'(If I Had Your Face).
◇ 세계가 주목하는 아시아 IP…"좋은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좋다"

마티 아델스테인은 '설국열차'(TNT, 넷플릭스)를 비롯해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카우보이 비밥', '원피스'(넷플릭스)와 같이 아시아 콘텐츠 IP를 각색, OTT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이고 있다.

그는 "아시아 포맷의 흥미로운 점을 꼽자면 팬들이 열광적이라는 것이다. 작품이 누려야 할 인기"라며 "한국과 일본에서 영화로만 각색된 작품들을 정말 많이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에서 특별히 찾고자 하는 유형의 IP가 따로 있느냐는 질문에 마티 아델스테인은 "뭐든지 오래갈 수 있는 캐릭터가 있어야 하고, 긴 이야기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아시아가 특히 좋은 결과를 냈다. 이제는 다들 아시아를 돌며 작품을 물색한다"고 말했다.

아델스테인은 아시아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로 이야기가 '가족'의 형태로 귀결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건 사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이 아니라 '소프라노스'에 나오는 가족 같은 모습일 수도 있다. 캐릭터와 가족간 교감은 누구나 좋아한다"며 "아시아 작품은 대다수가 이 주제를 아주 잘 다룬다. 캐릭터가 서로 관계를 맺고 교감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누구나 집에 돌아와 보고 싶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아시아 IP를 구매해 각색하고 다른 영역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뒤섞인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그 예가 바로 한국계 작가 프란시스 차가 쓴 소설 '이프 아이 해드 유어 페이스'(If I Had Your Face)의 드라마화다.

마티 아델스테인은 "한국에서의 미와 성형 수술에 관한 이야기로, 애플TV 플러스에서 서비스되고 두 언어로 제작된다. 반은 한국, 반은 미국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형태가 더 늘어날 것이다. 덕분에 주제가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고, TV쇼 하나에 서로 다른 언어가 나와도 사람들이 별로 충격받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우리는 세계적인 가치와 흥미를 담은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며 "얼마나 인기 있을지 상관없이 새로운 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화는 계속 확장될 것이다. 날이 갈수록 세계가 작아진다"며 "플랫폼에 중요한 건 콘텐츠다. 좋은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