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못할 반전"…美제작자가 전한 '설국열차' 뒷얘기

BCWW2020 특별세션2 '뉴노멀시대, 아시아 방송 콘텐츠 르네상스의 도래'
드라마 '설국열차' 제작자 마티 아델스테인 참석
"원작 팬 상당…현재와 연관 있는 주제에 누구나 공감할 드라마도 있어"
'설국열차' 드라마화 권리 확보에만 약 2년 공들여
각색 과정서 캐릭터 재조정 등 있었지만…"봉 감독 비전 가져와 그저 더 확장했을 뿐"
"'설국열차' 시리즈, 아주 오래 이어질 것…누구도 상상 못 할 반전 있어"

(사진=TNT 제공)
봉준호 감독의 2013년 영화 '설국열차'를 드라마로 만든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마티 아델스테인은 드라마가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끈 이유에 관해 "일단 재밌다"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그저 '봉준호의 비전'을 조금 더 확장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아래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최대 방송영상마켓 BCWW 2020에서는 지난 8일 드라마 '설국열차'(Snowpiercer) 제작자인 마티 아델스테인 투모로우 스튜디오(Tomorrow Studios) CEO가 나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드라마로 탄생하기까지 과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 '설국열차', 현재와 연관 있는 '재밌는' 영화

드라마 '설국열차' 제작자인 투모로우 스튜디오 CEO 마티 아델스테인(사진 오른쪽). (사진=BCWW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월 17일 오후 9시(현지 시간) TNT와 TBS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설국열차' 시청자는 총 33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년 TNT에서 방송한 '에일리어니스트'(The Alienist) 이후 가장 높은 데뷔 성적이다.

공개와 함께 '설국열차'는 TNT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1위에 오르는 등 '봉하이브'(Bonghive·봉준호 감독의 '봉'과 벌집을 가리키는 단어 '하이브'를 조합한 단어로, 벌떼의 움직임처럼 열렬하게 봉 감독을 응원하는 팬덤을 말함) 효과를 누렸다.

TNT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설국열차'는 며칠 뒤인 5월 25일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되며 세계 TV쇼 부분 상위권에 랭크됐다.

드라마가 TNT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팬들을 사로잡은 요인에 관해 마티 아델스테인은 "일단 원작 영화도 팬이 상당했기 때문에 낯선 작품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설국열차'는 기후 변화처럼 현재와 연관 있는 주제를 다루며, 누구나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중심에 있다. 그리고 일단 재밌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 2가 훨씬 더 재밌을 거라고 귀띔했다.

아델스테인은 '설국열차'를 드라마 시리즈로 만드는 과정을 두고 "인내가 승리한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표현했다.

"과정이 오래 걸렸지만 이 작품은 정말 계속 붙들고 있어야 했어요. 원작을 아내와 같이 봤는데, 아내가 내게 영화가 어땠냐고 묻길래 TV쇼로 만들어야겠다고 말했죠. 그때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지 몰랐어요. 그저 영화가 너무나 강렬하고 가져올 수 있는 게 넘쳐난다고 생각했죠. 1년 반, 2년에 걸쳐 드라마화 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죠."

드라마 각색 초기에는 2가지 버전이 있었다. 초반에 파일럿(시청자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시험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나 TV 시리즈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모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는 "원래 힘들수록 성공하는 법이지만. 마음과 영혼을 쏟아부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 "우리는 봉 감독의 비전을 가져와서 그저 더 확장한 것"

다시 제작한 파일럿이 나온 이후 지금의 시리즈를 선보이기까지 각색을 거쳤다. 드라마는 에피소드 성격이 짙어졌고, 캐릭터의 재조정도 이뤄졌다.

또한 원작은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공간이 숨 막혀 보이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34량의 열차를 제작했다.

그러나 제작자는 무엇보다도 "우리는 봉 감독의 비전을 가져와서 그저 더 확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TV쇼 개발 초기에 대화를 나눌 때는 봉 감독이 연출해 주길 바랐지만, 감독이 많이 바빠졌다"며 "대신 많이 도와줬다. 그는 우리만의 비전을 펼치라고 했고, 필요할 때는 도와줬다"고 말했다.

마티 아델스테인은 제작 과정에서 생긴 흥미로운 에피소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드라마화 과정에서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봉준호) 감독이 천재적인 영화를 만들어서 아카데미상을 4개나 받은 거죠. 외국 영화로서는 사상 최초의 일이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우리까지 더 주목받았죠. 솔직히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어요. 덕분에 뜨거운 화제의 중심에 섰으니까요. 그래서 상황이 흥미로워졌죠."

드라마 '설국열차'는 시즌 1을 마무리하고 2021년 시즌 2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델스테인은 '설국열차' 시리즈가 아주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그 누구도 상상 못 할 반전들이 기다린다"며 "그래픽 노블에는 프리퀄과 시퀄도 있으니 이 프랜차이즈는 오래 갈 수 있을 거다. 캐릭터도 모두 매력적이니 가능하다"고 말했다.

#. 마티 아델스테인은 누구?

마티 아델스테인은 에이전트, 매니저, 장편영화 및 TV 프로듀서로 25년간 할리우드에서 활동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설국열차'(TNT, 넷플릭스)를 비롯해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존 조 주연의 '카우보이 비밥'과 '원피스'(넷플릭스), 에미상 후보에 오른 로즈 번 주연의 '피지컬'(애플 TV+), 자사 애니메이션 레이블 워크프랜즈가 제작해 HBO 맥스에서 방영되는 스티브 딜다리언의 '10살 톰' 등 7개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