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책 출간 장기하 "별 것 아닌 것에 대해 썼죠"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출간 기념 화상 기자간담회

가수 겸 작가 장기하(사진=문학동네 제공)
2018년 12월 31일.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은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다. 데뷔한 지 10년 만에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그 후 2년이 흘렀다. 장기하는 가수가 아닌 작가로 대중 앞에 섰다.

9일 장기하는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출간을 기념해 줌을 통한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초보작가 장기하의 어려움과 설렘, 계획 등을 풀어냈다. 초판(5000부)은 이미 매진됐다. 책은 스스로를 괴롭혀온,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에 대한 단상을 적었다.

작년 8월 집필을 시작해 꼬박 1년을 매달렸다. 장기하는 "활동을 쉬다보니 지인들과 사적으로 대회할 기회가 많았다. 그런데 제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책을 써야 한다'는 신호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집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책을 잘 못 읽는다"고 자평할 정도로 평소 책과 가깝지 않았고, 책 출간 경험 역시 여러 편의 여행기를 엮은 책에 짤막한 여행기를 수록한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대형 서점(종로서적)을 운영하셨지만, 저는 책 읽는 습관이 안 잡혀 있었어요. 처음에는 세 줄 쓰고 나니까 못 쓰겠더라고요."

그래도 스스로 '1주일에 한 꼭지는 꼭 쓰자'는 원칙을 세우고 지켰다. 집필 기간 동안 무리카미 하루키의 '1Q84'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내가 여행을 떠난 해' 등을 섭렵하며 그의 감성과 필력을 흡수했다. "별 것 아닌 소재를 재밌게 쓰는 능력은 하루키가 최고잖아요. 저 역시 책에서 흔한 사물이랑 일상의 순간에 대해 적었어요."

어느덧 글쓰기에도 익숙해졌다. "책에서 가장 최근에 쓴 꼭지(아무래도 뾰족한 수는)가 마음에 들어요.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였고, 이 꼭지를 완성하면서 스스로 행복에 한 걸음 다가서는 기분을 느꼈죠." "책 쓸 생각을 했다니 스스로 신기했다"는 장기하는 이제 또다른 책 출간을 버킷리스트에 추가했다. "그냥 심심할 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작사와 에세이 작업이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머릿 속에 떠다니는 생각을 남들이 이해할 만한 형태로 다듬는 창작 작업이라는 점에서 음악 만드는 것과 글 쓰는 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맘속 고민과 걱정을 써놓고 내 행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 위로가 되는데 그런 점도 비슷하죠."

장기하는 이제 밴드가 아닌 솔로로 무대에 선다. "책을 쓰면서 제 생각을 정리했어요. 앞으로 펼칠 음악에 대한 상도 세웠죠. 이번 달부터는 음악작업에 매진할 생각이에요. 책 내용에 구애받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결의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요?"

지난해 한 달간 베를린(독일)에 체류한 경험도 새로운 음악을 만든는데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베를린에서 밴드가 아닌 음악을 많이 접하면서 뇌가 유연해진 느낌이에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든 당시 경험이 좋은 영향을 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