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김호중 無자숙 출연 강행…SBS플러스 '무리수'

김호중 불법도박에도 입장 번복해 방송 출연 결정
KBS·TV조선은 편집…SBS플러스는 김호중 기용 강행
SBS플러스 측 대답 피하다가 "참가자 위한 선택" 입장 밝혀

가수 김호중.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김호중이 입장을 번복하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불법도박에 따른 자발적 자숙은 끝내 없는 일이 됐다.

8일 김호중 소속사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이 SBS플러스를 통해 오는 29일 첫 방송되는 '파트너'에 출연을 확정했다"고 알렸다.

김호중 측은 앞서 군 입대로 인해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입장이 번복된 것에 대해 소속사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던 촬영이었고 SBS플러스 측에 피해를 주는 부분 역시 고려해야 했다"며 "김호중처럼 가수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참가자들을 위해서라도 출연해야겠다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김호중은 최근 불법사이트에서 여러 차례 도박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김호중과 소속사는 "금액을 떠나 잘못을 인정한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동에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죄송하고 앞으로 성실히 살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정작 '잘못'에 대한 '실질적 책임'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호중은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두터운 팬덤을 형성했다. 음반 판매량 40만장만 봐도 웬만한 아이돌 그룹 버금가는 영향력을 자랑한다. 매번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김호중의 방패막이를 자처한 것도 바로 팬들이다.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지만 이에 버금가는 영향력에 따른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이들은 대중의 사랑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하기에 잘못을 저지르면 '소비자'인 대중으로부터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불법도박에 연루된 연예인들은 그 액수에 상관없이 자숙 기간을 가졌다. 이수근, 김용만, 양세형, 탁재훈, 토니안, 신화 앤디, 붐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발생한 무수한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김호중 역시 불법도박 건은 예외일 수 없다.

김호중의 출연을 최종 결정한 방송사 SBS플러스가 짊어질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다. KBS, TV조선 등은 자사 프로그램의 김호중 출연분을 편집했지만 SBS플러스는 180도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당시 KBS는 "본인이 불법행위를 인정, 이로 인해 피소돼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어 자숙의 의미로 방송에 노출 안 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고, TV조선은 "시청자 정서를 고려해 편집했다"고 전했다. 김호중 팬들의 거센 반발에도 방송사가 가진 공공성·공익적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SBS플러스는 출연자 교체 등의 선택지 대신 김호중 출연을 강행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파트너'는 실생활 속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파트너와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파트너' 김호중이 사실상 중심축이기에 하차 결정이 쉽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들은 손해를 감수하고도 물의를 빚은 출연자를 하차시켜왔다. 방송사 이미지뿐만 아니라 출연자 기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트너'는 아직 방송을 시작하지 않아서 기회가 있었다.

SBS플러스는 8일 김호중 출연 강행 이유를 묻는 CBS노컷뉴스에 "김호중을 담당하는 홍보사에 '파트너' 외주 홍보까지 일임했다. 관련된 모든 입장은 거기에서 들으면 될 것"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이후 해당 홍보사를 통해 "참가자들을 위한 선택이었고, 건강한 음악방송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짧게 입장을 전해왔다.

김호중은 오는 10일 오전 9시 서초구청에 출근해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시작한다. 질병 치료를 사유로 선 복무를 신청한 김호중은 군 규정에 따라 복무 시작 후 1년 이내에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군 입대로 모든 활동을 멈추면 그것이 곧 '자숙'이 되기도 한다. 불법 행위로 활동이 어렵게 된 일부 남자 연예인들도 도피성 입대 후 자연스럽게 복귀해 활동을 하곤 했다.

뜨거운 팬들의 사랑에 '소통'으로 보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책임있게 자발적 자숙을 선택했다면 어떨까. 입대를 하루 남긴 김호중의 마지막 행보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