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나혼산' 눈치게임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안84, 4주째 녹화 불참…"하차는 없다"는데 복귀 시점은 '미정'
제작진과 기안84 결정 유예→시청자 피로도 상승→시청률 하락
'독'이 된 지나친 침묵…이젠 시청자들 목소리에 응답할 시간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나 혼자 산다' 출연자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웹툰 작가 기안84의 MBC '나 혼자 산다' 녹화 불참이 기약 없는 눈치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MBC 측은 "하차는 없다"고 입장을 내고 있지만, 기안84가 언제 복귀할지 정확한 답은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안84는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7일까지 4주째 '나 혼자 산다' 녹화에 불참했다. 자동적으로 방송 또한 4주째 출연 중단이다. 기안84가 네이버웹툰 '복학왕' 여성 혐오 논란으로 '하차론'에 휩싸인지 한 달여가 지났어도 그 거취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기안84는 최근 연재 중인 네이버웹툰 '복학왕-광어인간' 편에서 여성 캐릭터를 두고 상사에게 성상납을 통해 정직원 자리를 얻는 인물로 묘사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전부터 장애인, 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 약자·소수자에 대한 비하 논란이 불거져 왔던 터라 각계의 질타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MBC 측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침묵을 고수했다. 기안84는 이후에도 한 주간 편집 없이 방송에 정상 출연했다. '입장 없음'이 곧 '하차 없음'인 제작진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주에 MBC 측은 기안84의 녹화 불참 소식을 전했다. "하차가 아니라 개인 사정"이라고 사유를 덧붙였지만 기한은 '미정'이었다. 그렇게 MBC 차원의 조치도, 기안84 복귀 시점도 알 수 없는 상태로 시간만 흘러갔다. 장기 녹화 불참 사유인 구체적 '개인 사정'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논란과 아예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제작진과 기안84가 결정을 유예하는 사이, 시청자들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기안84 거취에 대한 소모적 논쟁이 계속됐고, 무엇보다 방송사인 MBC의 지지부진한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어느 방향이든 결단을 내려야 그에 따라 시청자들이 행동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유예 기간을 MBC의 '미봉책'으로 보는 시선도 상당하다. 기안84의 프로그램 기여도를 무시할 수 없기에 하차론이 가라앉길 기다려 복귀를 추진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들어 출연자들 친목 위주 진행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까지 늘어났다. 친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방송 분위기에 '나 혼자 산다'의 본래 취지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겹치고 겹친 악재는 곧바로 시청률에 타격을 입혔다. 한때 12%로 금요 예능 프로그램 정상을 누렸던 시청률은 논란 이후 7~9%대로 하락했다. 가장 최근 방송인 지난 4일 방송은 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동시간대 3위에 머물렀다. 시청자들이 '나 혼자 산다'를 속속 떠나고 있다는 지표다.

침묵은 대체로 '금'이지만 때로 지나친 침묵은 '독'이 된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시청자들 목소리에 답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