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현대캐피탈, 주전 세터 바꾼 세 번의 제안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서로의 주전 세터 김형진(왼쪽)과 이승원을 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성장에 정체됐다는 평가를 들었던 두 세터는 새로운 동료와 함께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무려 세 번의 시도 만에 성사된 트레이드다.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지난 2일 주전 세터 김형진과 이승원을 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 선수는 2일 곧바로 새로운 소속팀에 합류해 2020~2021시즌을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이승원은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었다. 최태웅 감독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얻으며 2018~2019시즌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김형진은 2017~2018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꾸준하게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비록 프로 무대에서의 성적은 눈에 띄지 않지만 홍익대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을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얻었다.

CBS노컷뉴스가 양 팀 복수의 관계자에 취재 결과 이 트레이드는 오랜 기간 두 팀 감독이 구상했던 결과다. 고희진 감독은 지난 4월 20일 공식 부임 후 체질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선수단 변화를 시도했다.

김형진과 이승원의 트레이드 역시 이때 가장 먼저 추진됐다. 당시는 1대1이 아닌 여러 명의 선수가 팀을 바꾸는 단체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고희진 감독의 제안을 최태웅 감독이 거절했다. 이후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와 3대4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지난 7월에는 최태웅 감독이 역으로 이승원과 김형진의 1대1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희진 감독이 거절했다. 주전 세터를 내주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둘의 트레이드는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가 트레이드의 결정적 분수령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 최태웅 감독에게 양 팀의 주전 세터를 바꿔보자는 제안을 다시 했고, 최태웅 감독이 이를 수락했다. 무려 세 번의 시도 만에 어렵게 합의점을 찾았다.

이 둘의 트레이드 배경은 성장이 멈춘 두 세터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재능을 선보일 기회를 주자는 데 두 감독이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적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두 선수 모두 즉시 주전 세터를 차지할 수는 없지만 팀 적응 여부에 따라 시즌 중에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삼성화재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노재욱이 전역하면 이승원이 입대하며 자연스럽게 세터 자원의 교대도 가능하다. 현대캐피탈 역시 김형진의 영입으로 당분간 세터 자원의 입대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두 팀 모두가 시도해 볼 만한 도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