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그리웠어요"…조용했지만, 뜨거웠던' K리그 유관중 경기

1일 성남FC_FC서울전이 열린 탄천종합운동장. 이날부터 K리그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녹색 그라운드가 드디어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장 수용 인원의 10%만 입장이 가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앞·뒤·좌·우 모두 2칸씩 비워 더 썰렁해보였고, 평소와 같은 응원전도 펼쳐지지 못했다. 하지만 함성과 박수만으로도 그라운드는 뜨거웠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다 관중 입장이 처음으로 허용된 1일 성남FC-FC서울의 14라운드 경기.

탄천종합운동장의 경우 수용 인원의 10%에 조금 못 미치는 1400여장의 티켓만 구매가 가능했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1000명에 가까운 관중이 축구장을 찾아 모처럼의 '직관(직접 관람)'을 즐겼다.

팬들은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성남시에 사는 박정민(21) 씨는 "매년 축구장에 오는데 그동안 못 오다가 오랜만에 오니 색다르다. 잔디 냄새만 맡아도 좋다"면서 "무관중 경기로 열릴 때 몰래 어디서 볼까도 생각했지만, 꾹 참았다"고 활짝 웃었다.

인터뷰에 응한 팬들은 하나 같이 "축구장이 너무 그리웠다. 다시 경기장에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입을 보았다.

구단도 정신없이 움직였다.

평소 유관중 경기 때 40명 정도의 스태프로 경기를 치렀지만, 이날 경기는 87명의 스태프로 진행했다. 스태프들은 관중석 곳곳에 배치돼 관중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도왔다.

예전과 같은 응원전은 불가능했다. 소리지르기는 물론 응원가, 어깨동무, 메가폰, 부부젤라 등 감염의 위험도가 높은 응원은 제한됐다. 경기 내내 "육성 응원은 자제해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응원가도, 구호도 없었지만, 짧은 탄식과 함성, 그리고 박수만으로도 충분했다. 선수 입장 때는 박수를 보냈고, 경기 중에는 북소리에 맞춘 박수로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후반 성남 나상호가 교체되면서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자 관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모처럼의 직관을 마음껏 즐겼다.

서울 김호영 감독대행은 "관중이 들어와 같이 호흡을 하면 조금 더 신이 나는 게 사실"이라면서 "코로나 국면이 진정이 돼 많은 관중이 축구를 같이 즐기고, 같이 호흡했으면 좋겠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고 강조했다.

성남 김남일 감독도 소감 첫 마디로 "오늘 홈 팬에게 첫선을 보이는 날인데 승리를 못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관중들의 환호에 더 힘을 냈다.

멀티골을 터뜨리며 서울 승리를 이끈 윤주태는 "(관중 입장하는 것에) 굉장히 설렜다"면서 "오랜만에 팬을 보면서 경기할 수 있어 감사하다. 확실히 팬 응원 속에 퍼포먼스도 더 나오고,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